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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숙아 작가의 광양 문화기행④]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품은 광양만

백숙아 작가의 광양 문화기행 ④

[백숙아 작가의 광양 문화기행④]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품은 광양만

백숙아 작가 2022/01/16

바다를 건너는 대교의 모습과 함께 우측에는 전통문양 이미지 안에 백숙아 작가와 떠나는 광양문화기행 4편 제목이 쓰여져 있고 그 옆에 흰색글씨로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품은 광양만이 세로로 쓰여져 있다.

우리네 삶은 여행이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것이다.
머묾이라는, 정착지에서 우리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즐기고 인간이 만든 일터를 오가며 지난한 삶을 영위해 간다.
자연환경은 인간의 삶 속에 내재되면서 다시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간다.
우린 그 속에서 머묾을 즐기며, 삶을 향유해 나가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살고 있고 네가 살고 있는 이곳이 멋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겹겹이 쌓인 문화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 광양으로 초대한다.

한쪽 손을 든 장군그림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서라는 제목 아래에 4개의 그림이 나열되어 있다. 왼쪽부터 물고기 조형물과 함께 망덕포구 광양선소터와 어영담 추모비라 쓰여져 있고 호수 그림과 함게 섬진나루터가 쓰여져 있고, 석탑 그림과 함께 중흥산성이 쓰여져 있고, 하얀색 대교 그림과 함께 이순신대교가 쓰여져 있다.
천광양, 조선을 구한 이순신을 만나다

왼쪽은 철갑을 쓴 장군 여러명이 지도를 펼치고 논의를 하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턱수염이 긴 장군의 모습을 클로즈업샷이다.

▲ 영화 <한산> 속 광양현감 어영담. 영화 한산에서 경륜 많은 노장으로 나온 광양현감 어영담(안성기 분, 오른쪽 중앙)은 이순신 장군을 도와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한다.

몇 년 전 여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명량>의 후속작인 〈한산〉은 한산대첩 당시 광양현감이었던 어영담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다. 이순신 역할을 맡은 박해일과 ‘광양현감’ 어영담(1532∼1594) 역을 맡은 안성기의 카리스마가 스토리를 더욱 맛깔나게 했는데, 경륜 많은 노장 어영담이 한산대첩에서 세운 혁혁한 공적은 광양 시민들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400여 년 전 발생한 임진년에 조선에 상륙한 왜병은 부산에서 시작해 진해, 통영, 진주, 광양, 진도에 이르기까지 남해안을 도륙하고 짓밟으며 조선의 명운을 바람 앞에 등불처럼 내세웠다. 그 역사의 현장에서 광양은 외롭고 지친 조선 백성에게 희망의 싹을 틔웠는지도 모른다.

광양 곳곳에 남아있는 임란의 흔적, 이순신의 발자취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망덕포구의 선소부 다압 섬진나루터, 봉강 중흥산성, 광양읍 마로산까지. 광양시에 남아 있는 이순신의 숨결, 광양 시민들에게 면면히 내려오는 얼(spirit)을 찾아 나섰다.

망덕포구 광양선소와 한산대첩 승리 이끈 광양현감 어영담 추모비
시골 한적한 항구 초입에 물고기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먼저 한산대첩에 나온 망덕포구 광양선소로 향했다. 광양제철소에서 태인대교를 건너면 한적한 배알도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섬 배알도를 휘돌아 걷다 보면 또 하나의 우아한 다리가 펼쳐지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망덕포구다. 망덕포구에서 섬진강휴게소 쪽으로 향하면 바다 언저리에 조선시대에 배를 만들고, 입출항하던 선소가 있다.

흑백 사진으로 옛 사람들이 배를 저어서 강을 지나는 모습이다

광양선소터에는 1594년 1월에 기록된 『임진장초』에 실린 비문을 적은 비(碑)가 있다. 비문에는 “전라좌수영에 소속된 다섯 고을 즉 순천도호부, 낙안군, 광양현 등에서 만들고 있는 전선을 1593년 12월에 직접 검사했다. 1594년 1월 17일 전선 일부를 이끌고 한산도로 간다”고 쓰여 있다.

추모비와 광양선소터 표지석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 광양시 진월면 선소마을에 있는 한산대첩에서 큰 공을 세운 ‘광양현감 어영담 추모비’(왼쪽)와 광양선소터 표지석.

광양선소터 비문 옆에는 당시 광양현감이었던 어영담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어영담은 이순신 장군 휘하에서 중부장을 맡아 광양 수군을 지휘했는데, 광양의 선소가 그 근거지였다고 한다. 어영담은 남해안 물길과 지형을 꿰뚫고 있었으며 신의가 두터운 인물로 이순신 장군의 신임이 높았다고 한다. 또 그의 의협심과 의리는 해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은 광양현감 어영담과 수군들이 4척의 배를 이끌고 출전해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섬진나루터와 이순신 장군
왼쪽은 물결이 잔잔한 섬진강의 전경이고, 오른쪽은 항구에 낚시배 여러대가 머물러 있는 모습이
망덕포구 선소마을에서 섬진강변을 거슬러 올라 다압 매화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섬진나루터와 수월정이 기다리고 있다. 섬진나루터는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매복·주둔시킨 곳으로 이후에는 창고를 만들고, 민간인 지원병으로 구성한 군대를 두어 지키게 했다고 한다. 나루터에는 임진왜란 때 수군들이 배를 묶어 두던 선돌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월정이라는 정자 전면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이번에는 섬진강 언저리에 얹어놓은 듯한 그림 같은 수월정에 올라본다. 백운산과 지리산이 둘러싼 550리 물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자니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풍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중흥산성(中興山城)과 임진왜란
3층 석탑을 좌측에서 찍은 모습이다
이어 중흥산성으로 발길을 옮겼다. 중흥산성은 광양의 산성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의병과 승병의 훈련장으로 이곳에서 무법을 연마한 의병과 승병들이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에 참여했다고 한다. 산성 곳곳에서 이순신 장군을 따라 나라를 지키고자 바다로 나선 조선의 기백이 느껴지는 것 같다.

중흥산성에 가면 두 가지를 누릴 수 있다. 첫 번째는 슬픈 역사적 이야기를 간직한 중흥산성 그 자체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다소곳이 분칠하지 않은 중흥사에서의 힐링 시간이다. 중흥산성은 여섯 개의 산봉우리를 아우르고 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을 품고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금상첨화다.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품은 이순신대교
왼쪽은 바다를 건너는 흰색의 이순신대교를 멀리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그 대교를 도로가 보이게 위에서 찍은 사진이
광양에서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하면서 이순신대교를 빼놓을 수 없다. 광양의 보물섬 금호도와 여수 묘도를 가로질러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현수교가 놓였다. 이름도 웅장하고 장엄한 ‘이순신대교’.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남아있는 광양만에 건설돼 이순신대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순신대교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있다. 다리를 건설할 당시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현수교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내건 다리를 일본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일본 기술자들에게 건설을 맡길 수는 없었다. 이에 우리 손으로 해보자는 당찬 결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고,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이순신대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밤에 이순신대교에 불이 켜진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 사진 : 백억선 작가

멀리서 보는 이순신대교의 상판은 이순신 장군의 기백을 닮은 듯하다. 또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날렵하면서도 우아하다. 위치적으로 살펴보면, 광양만에 자리한 광양·순천·여수 지역의 원형적 소통을 이끌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이었던 세 지역을 잇는 곡선이 돼 광양·순천·여수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이끈 셈이다.

광양, 순천, 여수 생활권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원경을 찍은 사진이다
이번 주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망덕포구 광양선소부터 섬진나루터, 중흥산성까지 광양에 남겨진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나서 보면 어떨까?

왼쪽엔 안경을 쓴 여성의 프로필 사진이 있으면 오른쪽은 백숙아 작가, 전남 광양 출생. 문학박사, 시인, 서양화가이자 남도인문학연구소장, 광양문화연구회장, 한국가사문학진흥위원회 위원이다. 순천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시집 [시간의 첫 선문], 공정 [한국명품가사100선], [독서와 표현], [광양, 사람의 향기] 등 다수의 저서를 발표했다 라고 설명이 쓰여져 있다.

포스코그룹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합니다 라고 쓰인 파란색 배경의 응원배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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