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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이슈 리포트 시즌2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2026/03/12

최근 산업 현장에서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로봇의 성능과 활용 범위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특히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부상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초기 적용 분야로 로봇이 떠오르는 이유와 그에 따른 장벽, 그리고 상용화에 대한 전망을 살펴봅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연구원


 

뜨거운 화도,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까지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 초, 뜨거운 열기 속에 열린 ‘CES 2026’에서 가장 큰 화제로 떠오른 분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습니다. 전시 직후,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로봇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도 했죠.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강도 노동이 필요한 작업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위험하거나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으로, 실생활은 물론 산업 현장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방형 모델’(오른쪽).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또 하나의 화젯거리로 떠오른 것이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전해액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인데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덕분에 높은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른 소재들까지 개선할 수 있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이 가능합니다. 즉 휴머노이드 로봇이 요구하는 배터리 성능 요건 중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기에 적합한 배터리 후보군 중 한 가지입니다.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는 배터리 탑재 가능 공간에 한계가 있습니다. 전기차와 달리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에 한계가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로봇에는 무게·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로봇은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어야 하고 순간적으로 빠른 동작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에서 높은 출력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이러한 요구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지만, 아직은 상용화 전 단계에 머물러 있어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전체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전기차와 로봇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원가 비중이 높은 전기차와 달리 로봇에서는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로봇 가격의 인상폭이 전기차 보다 적습니다. 이로 인해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초기 적용 가능한 분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입니다.

*EV 1대 (30~100kWh) vs 로봇 1대 (2~4kWh)

 

기대와 현실 사이... 전고체 배터리가 넘어야 할 장벽

이러한 기술적 장점과 시장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고체 배터리가 단기간 내 상용화로 직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양산 공정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는 차치하고 생각해봐도 여전히 높은 비용이라는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가격을 대당 5000달러로 가정했을 때, 삼원계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전환하더라도 로봇 가격의 인하 폭은 약 1.9%에 불과합니다. 즉, 로봇은 대당 배터리 사용량이 적어 LFP를 사용해도 전기차만큼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할 경우에는 어떨까요? 로봇 가격은 약 14~17%가 상승하고,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도 20~24%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 가능합니다.

로봇의 특성과 용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적정 원가 비중을 약 10%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의 심장인 배터리 외에도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Actuator), 손에 해당하는 그리퍼(Gripper), 머리에 해당하는 AI 등 필요로 하는 부품과 모듈이 많아 배터리에 많은 원가 비중을 할애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전고체 배터리 적용에 따른 로봇 성능 개선을 감안해 원가 비중을 최대 15%까지 가능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kWh당 35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핵심 과제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높은 이유는 양산 공정이 안정화되지 못해 대량 생산 체제가 구축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핵심 소재인 고체전해질의 가격이 높은 것도 주 요인인데요. 고체전해질 소재만으로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을 웃도는 수준이죠. 이는 고체전해질의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Li₂S) 가격이 약 500달러/kg로 여전히 높고, 주로 랩·파일럿 라인에서 제조되고 있어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 가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고체전해질 가격이 kg당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가격뿐 아니라 기술적인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안전성 개선은 핵심 소재인 고체전해질 적용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소재의 개선도 병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크 출력(수초~수십초) 향상을 위해서는 이온전도도 향상과 계면 저항 극복이라는 기술적 난제들도 풀어야 합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재 중심의 R&D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고체 배터리는 여전히 로봇에 매우 적합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 대비 안전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밀도의 개선 여지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로봇의 작업 시간은 물론 수초에서 수십 초에 이르는 피크 출력 성능까지 향상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죠. 결국 전고체 배터리 적용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밀도, 피크 출력, 안전성 등 로봇 성능의 실질적 개선이 명확히 입증되는지가 향후 상용화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 앞당길 수 있을까?

반도체 배경에 전고체배터리를가 빛나고 있는 이미지

전고체 배터리는 오랫동안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이차전지 시장에서 큰 기대를 받아 왔지만, 아직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양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수요처가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그 예상을 뒤엎고 시장 개화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① 전기차보다 먼저? 로봇 시장 적용 가능성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한 곳 중 하나로는 삼성SDI가 꼽힙니다. 삼성SDI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신규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의 전기차 아닌 로봇 등 일부 비(非)자동차 분야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먼저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로봇은 전기차와 비교할 때 샘플 테스트 단계와 인증 절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에, 시장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② 중국의 전고체 배터리 국가 표준안 발표

한편,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 역시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개화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가 표준안을 발표하며 용어와 분류 체계를 정립했는데요. 이는 로봇, eVTOL* 등 차세대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중국 주요 배터리 기업들도 2027년 전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이 병행될 경우 초기 원가 부담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국가 표준 제정과 정책 지원은 기술 완성도와 별개로 시장 형성 속도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핵심 소재의 생산 기반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R&D 지원 확대 등 정책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 전기 수직 이착륙 장치로, 전력을 사용해 수직으로 호버링(hovering), 이륙·착륙하는 항공기

③ 상용화까지의 시간, ‘피벗 전략’이 중요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초기 양산 및 파일럿 단계 가격은 400~600달러/kWh로 추정되며, 여전히 상업 생산 규모로의 전환은 2030년 이후에나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만 향후 3~4년은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주기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상용화를 위한 소재 공급망 구축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열릴 경우 즉시 전환할 수 있는 ‘피벗(Pivot) 전략*’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개화를 마냥 기다리는 것 보다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로의 빠른 전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피벗(Pivot) : 기존의 중심은 유지한 채 방향이나 전략을 전환하는 것.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준비하는 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은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리튬메탈 음극, 고체전해질 등 핵심 소재에 대해 선제적으로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지속해 왔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인 고체전해질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2년 2월 ㈜정관에 지분 40%를 투자해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하고, 파일럿 공장을 운영중으로 글로벌 배터리사 및 OEM사를 대상으로 샘플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대만의 프롤로지움, 미국의 팩토리얼 에너지 등 주요 전고체 배터리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협약,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고체전해질, 고용량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을 보다 경제성 있게 생산하기 위한 기술 내재화도 추진 중입니다.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전경.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 본사를 둔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Factorial)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포스코퓨처엠의 소재 기술과 팩토리얼의 글로벌 파트너십 역량이 결합되어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은 소재 설계 기술과 코팅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실리콘·리튬메탈 음극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등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참고자료
– 아시아경제, ‘26.2.2., “[컨콜] 삼성SDI, 내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다양한 로봇 업체와 협력 중”
– 모빌리티 인사이트, ‘26.2.4., “휴머노이드 로봇의 ‘2시간 한계’ 상용화 조건은 전고체”
– McKinsey, ‘26.1.1., “Battery 2035: Building new advantages”
– 중국 신화넷, ‘26.1.14., “工业和信息化部:加快突破全固态电池、高级别自动驾驶等技术”
– CNEVPOST, ‘25.12.31., “China begins seeking public input on national standard for EV solid-state battery”
– China Daily, ‘26.1.16., “NEV sector surging full steam a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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