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철과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불로 녹이고 망치로 두드려 형태를 만들며 문명을 세우고, 산업을 확장했는데요. 오늘날도 다르지 않습니다. 철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힘입니다. 그러나 과거 불꽃 속에서만 경쟁력을 찾던 철강산업이 지금은 기술과 장벽, 미래를 위한 도전 앞에 서있다고 하는데요.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김프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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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 쌀이 식탁에서 빠질 수 없듯이, 철강은 모든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기초 핵심 소재입니다. 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곳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철은 더 이상 단순한 ‘소재’가 아닙니다. 산업의 성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철강의 정교한 진화가 산업 전반의 기초를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 철강산업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을 통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K-철강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에서 비롯됩니다. 한국 철강 기업들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특수강 개발에 집중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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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고망간강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특수강으로, 철에 망간을 10~30% 첨가한 합금강입니다. 우수한 저온 인성(저온 환경에서 충격에 잘 견디는 성질)을 갖추고 있어 극저온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며,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망간강은 LNG 저장탱크 및 선박 소재용 분야에서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순기 포스코 수석연구원은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려면 -165℃가 돼야 하는데, 일반강은 이를 견딜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 LNG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 포스코 고망간강 [전문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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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포항제철소의 착공과 함께 우리나라의 중화학공업 시대*는 시작됐습니다. 철강은 국가 산업의 근대화부터 현대화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 해오며 지금도 든든하게 제조업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화학공업 시대 : 국가 경제 발전 과정에서 철강, 조선, 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 등과 같은 산업이 중심이 되는 시기.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정부 주도로 본격적인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철강산업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진 것인데요. 미국이 철강을 다시 강조하기 시작한 건, 철강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주력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질세라 유럽도 역내 산업 보호를 명분 삼아 철강 수입 장벽을 대폭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표적인 수출주도형 경제 모델인 한국 산업의 구조에서 철강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는 지속적인 수출 감소로도 이어졌습니다.

안팎으로 한국 철강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철강은 탈탄소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기후 재난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EU가 올해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강화되고 있고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 유럽연합(EU)이 탄소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EU로 수입되는 특정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 각 회원국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과 역량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얼마만큼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인지를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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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강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탄소 규제까지. 이처럼 철강산업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철강산업이 생존을 위해 찾은 전략은 무엇일까요?
무역 장벽 돌파! 해외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여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

철강산업은 현지 생산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았습니다. 해외 고성장·고수익 시장에서 현지 생산 및 가공 판매 체계를 구축하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이 그것이죠. 국내 자동차, 전자, 조선업 등이 현지 생산 전략을 선택하자 그 토대가 되는 철강산업 역시 우리 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소재를 공급해야 하는 철강산업은 제철소 현지 건립 등 생산 현지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해 인도에 규모 600만 톤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 조강 생산량 1위 클리블랜드 클리프스(Cleveland-Cliffs) 철강사와도 협력에 나섰습니다.

이로써 현지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공급 체계를 확보했는데요. 이제 철강의 완결형 현지화 전략은 특히 미국에 진출한 한국 조선과 방산업을 지원하며 한미 간 중요한 산업 동맹인 MASGA*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뒷받침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마스가) :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뜻으로 한국 정부가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기 위해 제안한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

철강 탈탄소 전환의 유일한 해법 ‘수소환원제철’
그러나 철강산업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시장을 주도할 경쟁력을 갖추면서 탄소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이며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해 있는 것인데요. 현재 유일한 대안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수소환원제철(Hydrogen-based Direct Reduced Iron)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은 제선 공정에서 기존에 석탄을 사용해 철광석 속 산소를 제거하던 환원제를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수소환원을 통해 산소를 제거한 환원철을 전기용융로에 투입하면,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고품질 철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 고로 공정 대비 약 5분의 1 수준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궁극의 탈탄소 제철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세계 철강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죠.

▲(왼쪽) 포스코는 2024년 1월 26일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하고 2030년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오른쪽) 포스코 HyREX 추진반 김치환 리더가 HyREX 공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4년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짓고, 이곳에서 시험 설비 구축과 상용화 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FINEX) 공법의 유동환원로 기술을 확장해 수소를 최대 100%까지 사용하는 하이렉스(HyREX)의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은 혁신적인 공정입니다. 정은미 선임연구위원은 “실험실에서 생각한 일반적인 화학식을 실제 대규모 공정 설비로 구현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수소환원제철을 ‘꿈의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그럼에도 철강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먼저 성공시켜야만 합니다. 현재 포스코는 HyREX 데모플랜트(Demo Plant)를 건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이 완수되면 속도감 있게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소와 전기에너지가 대량으로 필요해 반드시 인프라가 함께 조성되어야 합니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 공정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모형. 4기의 유동환원로 설비와 전기용융로 설비를 나타낸다.
수소환원제철은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사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실증 설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K-스틸법 추진 등으로 이 전환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K-스틸법은 국내 철강업계가 직면한 글로벌 수요 둔화,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 미국 등 주요국의 관세 장벽 강화를 비롯해 탈탄소 규제 부담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입법 패키지로,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K-스틸법은 탈탄소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국내 철강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 포스코 하이렉스(HyREX) 기술로 운영될 제철소 전경.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연출한 영상)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세계 제조업의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지금, 한국 철강산업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기준을 만들 것인가. 세계의 표준이 되어 경쟁력과 기술 주도권을 갖기 위해 K-철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