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앞서 여러분은 세잎클로버와 네잎클로버의 꽃말을 아시나요? 세잎클로버는 행복, 네잎클로버는 행운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네잎클로버인 행운을 찾으려고 세잎클로버 행복을 짓밟고 있습니다. 행운은 어쩌다 오는 것이고, 행복은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최근에 저는 송도에서 포항빛살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센터장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 행복을 짓밟지 않아도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센터장님이 말씀하시길, 15년 전 아동센터를 이용했던 9살 작은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종종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후원하고, 일손이 필요할 때는 자원봉사자로 활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 청년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하고 15년 지기 친구이거든요.
그 청년의 이름은 정교민. 어려서부터 착하고 순진한 아이였습니다. 음악을 하고 싶어 했는데 자원봉사자를 잘 만난 덕분에 기타를 배우며 재능을 뽐낼 수 있었어요. 아쉽게도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음악은 포기하고 공고로 진학했지만, 밝은 웃음만큼은 잃지 않았던 아이였습니다.
조부모 손에서 자란 교민이는 본인이 가장 노릇을 해야 한다며 일찍 취직했는데요. 거제 소재의 어느 조선소에서 잠시 일하다가 군대에 입대했고, 전역 후 포스코PR테크로 이직해 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나날이었지만, 늘 밝게 웃으며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참된 어른으로 성장했지요.
그런데 2주 전쯤 아동센터 센터장님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그 친구에 관한 놀라운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당첨금의 절반을 친구에게 나눠준 교민이와 제 몫의 절반도 기부하겠다고 나선 친구, 센터에 기부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해주신 할머니까지. 저는 이들의 마음씨가 너무 따뜻해 이야기를 듣는 동안 땀이 삐질삐질 날 정도였습니다. 센터장님께서는 세 분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기부금을 허투루 쓸 수 없다며 센터 아이들에게도 이 소식을 전할 거라고 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