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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술에서 느끼는 서예정신! ‘글자, 그림이 되다’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추상미술에서 느끼는 서예정신! ‘글자, 그림이 되다’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2013/09/05

전시회에만 가면 하품이 나오신다구요? 미술관에만 가면 출구를 찾게 되신다구요? 오늘 이런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한 전시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포스코 센터 1층에 위치한 포스코 미술관에서 글자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글자가 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대체 무슨 전시인지, 포스코미술관의 정연진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와 함께 알아볼까요? 🙂

‘글자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글자가 되는 전시회’란 무엇일까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기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추상화는 색, 선, 형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는 사람을 난해하게도 당황스럽게도 하지만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도 합니다. 이러한 추상미술의 근원 중 하나가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고 선비들의 정신수양으로 여겨졌던 서예라면, 믿으실 수 있으세요? 🙂

20세기 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인들은 문명과 문화에 대해 깊은 회의와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과 상실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예술가들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예술을 위해 동양의 정신과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서예의 서법과 회화의 원칙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발생한 것이 바로 ‘서체주의’, 즉 ‘서체추상’ 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고 이번 포스코미술관 기획전 ‘글자, 그림이 되다’ 전시를 보신다면, 서예를 통해 동양의 정신을 되새겨 보는 것은 물론, 그 어렵다는 추상미술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

그럼 이번 전시에서 글자와 그림의 유사성을 보여주는 몇 가지 작품들을 살펴 보도록 할까요?

(왼쪽) 이우환 李禹煥, 1936~, 선으로부터
(오른쪽) 아계 이산해 鵝溪 趙尙鎭, 1539~1609, 전기 「강행무제」 錢起 「江行無題」

미술관 입구에 들어오자 마자 보실 수 있는 작품 두 점인데요.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바로 선(善)입니다! 서예는 붓으로 먹을 찍어 종이 위에 점과 선의 변화를 그려내는 선묘로서 한자의 다섯 가지 서체 즉,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은 ‘점과 선의 변화’에서 나타납니다.

아계 이산해의 글씨를 보면 춤추는 듯이 멋지게 휘어지고 꺾이는 초서(곡선 위주의 흘림체로 된 한자 서체의 하나)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속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체이기에 글씨를 알아보기에는 쉽지 않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 둥근 필치와 모난 필치가 적당히 섞이고, 강약도 먹의 농담으로 잘 처리되어 있어 먹선의 진수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그 옆의 이우환의 작품 <선으로부터>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캔버스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길게 내려 그어진 선들인데요. 서구의 미니멀리즘을 동양적인 감성에 맞춰 재해석한 그의 작품 속에서 선은 마치 서예처럼 단번에 내리그어짐으로써 한정된 캔버스라는 공간을 벗어나 무한이 뻗어나갈 것처럼 느껴집니다!

(왼쪽) 김기창 金基昶, 1913~2001, 점과 선 시리즈
(오른쪽) 루치오 폰타나, Lucio Fontana, 1899~1968, Concetto Spaziale

이 두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유사성은 일획(一劃)입니다. 서예에서는 한번 쓰면 되돌릴 수도 없고, 수정도 그리고 덧칠도 행해지지 않는데요. 도끼를 찍어 내리듯 종이 위를 가로지르는 필의 흔적, 먹물의 농도와 운필의 속도, 종이에 눌린 붓의 압력 등에 의해서 탄생하는 서예는 순간적이고 동적인 예술입니다 🙂

김기창 金基昶, 1913~2001, 점과 선 시리즈

김기창의 <점과 선 시리즈>는 대걸레에 먹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파격적인 방법으로 완성된 작품인데요. 마치 잭슨 폴락(Jackson Pollock)과 조안 미첼(Joan Mitchell)과 같이 그의 붓질은 온몸을 사용해 한번에 화면을 채워나간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는 작품입니다. 한치 망설임 없이 모든 에너지를 모아 긋는 그의 선은 서예와 같이 더하기도 빼기도 없이 오로지 한 번으로 완성된다는 사실!

이러한 김기창의 필획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작품이 그 옆에 위치한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의 작품
입니다. 그가 초록색으로 칠한 캔버스 위에 내리그은 한 획은 붓이 아니라 칼입니다. 그는 캔버스의 화면을 과감하게 찢거나 뚫음으로써 평면 너머의 공간을 드러냅니다. 그 공간 속 세계의 깊이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기에 그는 현대미술사에 있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가 중 하나입니다 🙂

또한, 서예에서 먹은 오채(五彩)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검정색이지만 농담과 붓을 놀리는 것에 따라 여러 색을 사용한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미수 허목 眉叟 許穆, 1595~1682, 「자아자」 외 「子牙子」 外

이번에 전시되어 있는 미수 허목의 <자아자 외> 작품에서도 이러한 먹을 사용한 농담의 변화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진한 먹이 글씨를 써내려 감에 따라 연해지고 다시 종이 위로 검은 먹이 한껏 자신의 색을 뽐내기도 하는데요. 붓 끝으로 물의 양을 조절하고, 서로 다른 필법을 사용함으로써 먹빛에 다채로운 농담의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

피에르 술라주 Pierre Soulages, 1919~, Peniture

이런 먹처럼 검은 색을 완전한 색으로 생각한 작가가 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입니다. 그의 작품은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빛의 상태에 대한 연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검은 물감은 어슴푸레 번쩍이는 작고 하얀 빛 혹은 어둠 속에서 이따금씩 새어 나오는 색채에 의해 다양한 색을 선보입니다. 마치 병풍과도 같은 이 작품 속에서 다양한 빛을 보이는 검은색의 화려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

추상화와 서예, 그리고 글씨와 그림을 통해 글자가 그림이 된다는 말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으시겠죠?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명필들의 글씨, 국내외 유명 추상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붓이 노래하고 춤추는 경지, 필가묵무(筆歌墨舞)의 경지를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 🙂

‘글字, 그림이 되다’ 전시 일정과 오픈 시간을 알아볼까요?

포스코미술관 기획전 ‘글字, 그림이 되다’ 전시회 안내

  • 타이틀 : ‘글字, 그림이 되다’
  • 참여 작가 : 국내 외 작가 33명
  • 내용 : 서예부터 한국 추상 그리고 서양 추상까지 총 50점의 작품 전시. 20세기 미술의 주된 흐름인 서양 중심의 추상미술 사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동양의 문자 예술인 서예정신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망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살펴본다.
  • 전시회 일시 : 2013년 8월 22일 ~ 10월 22일
  • 장소: 포스코미술관
  • 개관 시간 : 월-금 10:00~19:00, 토 11:00~16: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 관람료: 무료

똑똑하고 편리하게 작품 감상하기!

포스코미술관, 포스터센터 내 NFC 안내판 설치

포스코미술관은 여러분들께서 보다 쉽고 간편하게 미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활용한 NFC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NFC(Near Field Communication)은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 받는 통신 기술로, 이번에 적용된 NFC 안내판에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가까이 갖다 대기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포스코센터 내의 미술작품에 대한 작품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미술관은 향후 포스코센터에 있는 모든 미술작품에 NFC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인데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

무료 오디오 설명 안내

12시 30분부터 약 20여분간 도슨트의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그 이외의 시간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하여 약 20분에서 25분 정도의 전시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포스코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대여는 무료이고, 18개의 작품 설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시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봤는데요~ 전시 관람 이전에 살짝 미리보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챙겨보시길!

Hello,포스코 블로그에서 이번 전시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렸으니 이제 직접 감상하러 가실까요? 🙂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가을을 맞아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마음도 모두 건강해지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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