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량의 자성도 띄지 않는 친환경 스테인리스 소재를 개발하라!
’16년 중순 포스코 스테인리스마케팅실에 미션이 떨어졌다. 마케팅실~기술연구소~글로벌품질서비스실~제철소 간 TF가 구성됐다. 기술연구소와 품질설계부서에서는 스테인리스강재의 화학성분부터 새롭게 설계하기 시작했고, 마케팅실은 고객사가 원하는 까다로운 스펙들을 꼼꼼히 검토하며 기술연구소와 시제품 제작에 몰두했다. 밤낮 시차가 다른 고객사와 매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제철소에서는 통상 한달이 소요되는 스테인리스강의 시제품 생산 납기를 일주일로 단축시켰다.
글로벌 기업들의 최근 중요 관심 사항인 ‘친환경’ 요구에 따라 ‘스테인리스 고철을 75% 이상 사용한 강재여야 한다’는 조건도 준수했다. 일주일 단위로 나오는 시제품은 고객사로 직접 들고 전달했다. 그렇게 7개월 동안 12차례에 걸친 시제품 테스트 결과 포스코의 비자성ㆍ친환경 스테인리스 강재를 공급받겠다는 고객사의 OK 사인이 떨어졌다. 이렇게 개발된 포스코의 강재는 세계적 IT기업인 애플社의 신제품 ‘아이폰X’에 사용됐다.
마케팅~연구소~글로벌품질서비스실~제철소 등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약해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의 강재를 개발해 낸 포스코 솔루션 활동의 한 사례이다.
철강소재를 판매하는 포스코는 단순히 철강제품을 찍어내지 않는다. 고객사의 입맛에 맞는 소재를 개발함과 동시에, 고객가치를 향상시키는 아이디어와 최적의 레시피를 함께 제공하여 고객사의 선택을 받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에서는 이를 솔루션 활동이라고 한다.
l 판매ㆍ생산ㆍR&D를 아우르는 솔루션 활동 체계
포스코는 고객사의 니즈에 대응해 적기, 최적의 솔루션을 내놓기 위해 마케팅실~기술연구소~글로벌품질서비스실~제철소 간의 유기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고객사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철강솔루션연구소를 중심으로 고객사의 니즈와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사 제품ㆍ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소재 이용기술도 함께 제공한다. 고객사에게 판매된 철강재에서 발생하는 기술보완 요구와 클레임은 글로벌품질서비스실이 책임진다. 포항/광양의 기술연구소는 고객사가 원하는 강재를 선행 연구하며, 포항/광양 제철소는 철강재를 적기에 생산ㆍ공급한다.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솔루션 활동에 포스코 내부조직 간 경계는 없다.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은 고객사의 생산 현장에서도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고객 밀착 서비스 활동인 ‘KAM'(Key Account Management)을 들 수 있다. KAM은 조선, 가전, 자동차 등 대형 고객사와의 물리적ㆍ정서적 거리를 줄이고, 고객사의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운영하는 특수 조직. 올해로 10년째 운영 중이다. KAM은 마케팅 산하의 조직이지만, 고객사의 구매부서 뿐만 아니라 설계, 품질 등 고객사 곳곳을 넘나들며 커뮤니케이션한다. 전 세계 철강사 중 고객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마케팅 직원이 있는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기사보기 : 우리는 고객 곁에 집을 짓고 사는 ‘포스코KAM’입니다).
한편, 중소 고객사들을 위해서는 고객 성공을 위한 또다른 방식의 솔루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고객사 생산현장의 취약부분이나 고질적인 설비 이슈 해결을 위해 전문 기술 인력을 파견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포스코와 직접 거래하는 고객사는 물론이고, 고객사의 고객까지 운영 범위가 넓다(기사 보기 : 오늘 2차 가야죠? 회식 말고 ‘2차 고객사’ 가자고요!).
최근에는 중소고객사를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도 추진해오고 있다(기사보기 : 포스코와 함께 중소기업도 스마트해집니다). 지난해 38개 사에서 올해 60개로 지원업체 수를 늘리는 등 앞으로도 고객사의 생산현장 개선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것은 물론, 고객사와 밀착해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며, 생산시설에 대한 컨설팅과 지원까지도 아끼지 않는 모든 활동들. 이것이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의 모습이다.
l 솔루션 활동으로 포스코와 고객사 모두 Win-Win한다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의 효과는 어떠했을까? 포스코와 고객사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일까?
아래 그래프는 최근 10년간(’09~’18년)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판매량 추이이다.
자동차강판 공급 실적은 철강사의 위상을 나타내는 척도로 쓰이는데,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접목되어야 생산할 수 있는 고급재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 모두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포스코가 ‘솔루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10년이래 자동차강판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포스코는 마케팅실, 기술연구소, 글로벌품질서비스실, 제철소 등 전사적 솔루션 활동이 이러한 상승세에 기여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 ’08년 460개였던 고객사 수는 최근 1,100개를 넘어서며 약 2.4배 증가했고, 포스코 강재가 적용된 자동차 부품은 23,000개에서 약 72,000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강판 수출량도 2배 이상 신장되는 등 판매량 증가는 물론, 고객사 수 확대, 포스코 철강재 적용 상품의 다변화 등 여러 항목에서 모두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고객사 입장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은 고객사와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신강종 개발, 철강재 이용기술 제공, 고객사 생산 환경 개선, 고객사 밀착 서비스 제공 등 다채로운 활동들로 펼쳐진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매출 신장은 물론,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 생산성 향상, 사업 리스크 극복 등의 결과를 얻게 된다.
ㆍ신차 개발단계부터 포스코와의 초고장력강판 적용 솔루션 활동을 펼쳤던 쌍용자동차의 경우 신형 코란도 차체의 74%에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연비 개선 효과는 물론 신차안정성평가(KNCAP) 충돌안전성 1등급 수준의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기사보기).
ㆍ자동차부품 전문회사인 오스템社는 기가스틸을 적용한 서스펜션 신제품 개발을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했으며(기사보기), 조선용 구조강 전문회사였던 융진社는 솔루션 활동을 통해 강건재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기사보기).
ㆍ국내 조선사들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용 용접 기술을 국제 선급협회에 표준화시켜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기도 했으며(기사보기), 화력발전소의 규제 강화로 인한 설계 변경으로 부식 문제가 부각되자 포스코 강재를 활용해 극복했던 사례(기사보기)도 찾아볼 수 있다.
ㆍ강건재 생산 업체 하피스社는 경량 H형강의 용접 품질 개선, 고객사 발굴 등의 지원 활동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기사보기).
솔루션 활동은 포스코-고객사 상호 Win-Win의 매개체다. 포스코의 입체적인 솔루션 활동을 통해 고객사에 좋은 것은 포스코에도 좋은 것, 포스코에 좋은 것 또한 고객사에도 좋은 것이란 말을 실감한다.
자동차강판 고객사의 제품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화된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은 현재 가전, 전기부품, 건설, 에너지, 조선 등 全 산업군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솔루션 활동의 중심에는 항상 고객사가 있었고, 포스코도 고객사의 성장을 발판으로 성장해 왔다. 탄탄한 솔루션 제공자로서 포스코의 역량은 더욱 신장됐으며, 이에 따라 솔루션 활동의 깊이와 넓이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포스코의 솔루션 활동이 포스코와 고객사의 동반 성장,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