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덮어놓고 나무만 심는다고 친환경 빌딩이라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다짜고짜 번지르르하게 지었다고 해서 좋은 사옥이라 할 수 없다.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는 어른과 아이, 불과 물, 일과 문화가 공존한다. 각각이 서로 대비되지만 모두 함께 존재하는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더 많은 사람이 만족하고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면서 좋은 사옥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포스코센터를 소개한다.
Part1. 오전 8시, 포스코센터 출근길
“넥타이 맨 어른과 꼬마 자동차 탄 아이가 출근하는 곳”
평일 아침 8시, 빌딩 색 정장을 입은 포스코 직원들이 회전문을 통과한다. 하루 약 1,300명의 직원이 이 문을 통해 출퇴근한다. 다소 경직된 얼굴의 ‘넥타이 부대’ 사이 알록달록한 귀여운 생명체의 정체는? 바로 포스코센터 1층 어린이집으로 등원 중인 어린이들!
2010년 3월 개원한 포스코 어린이집은 만 1세부터 5세까지를 대상으로 총 7개 학급으로 운영 중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포스코센터로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어린이들은 이곳으로 등원해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일련의 모든 교육 과정은 푸르니보육지원 재단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지원하는데, 자발적 탐색을 위한 오감각 체험 프로그램부터 사고력 증진을 위한 통합적 활동 프로그램, 초등연계를 위한 통합적 학습 프로그램 등 연령별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사옥의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1층에 수익을 위한 상업시설을 유치하는 추세다. 하지만 포스코는 아동 보육을 위해 상업시설이 아닌 어린이집을 1층에 마련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그 덕분에 월요병이 닥쳐와도 사내 로비 분위기가 밝고, 점심시간엔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는 아이들의 몸짓이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엄마 미소’를 안겨준다.
포스코 직원이자 어린이집 학부형인 이창현 씨는 “어린이집이 사옥 안에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입니다. 아이 등하원 도우미를 쓰거나 어린이집에 일부러 데려다 주지 않고 같이 손잡고 출근하면 되거든요. 바쁜 출근시간을 엄청 효율적으로 쓸 수 있죠. 일과 중에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잠깐 내려가서 직접 보고 올 수도 있고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린이집 친구들의 학부형도 다들 같은 직장에 있다보니 방과후나 주말에도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하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Part2. 오전 11시 30분, 포스코센터 점심시간
“사무실은 임직원만 출입해도, 나머지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요!”
포스코센터 서관 1~2층엔 이 동네 명소로 알려진 커피 맛집 ‘테라로사’가 자리한다. 테라로사는 2002년 강릉에서 커피 로스팅 공장으로 처음 문을 연 이래, 맛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서울과 경기, 제주 등 곳곳에 테라로사 카페를 열고 마니아 층을 형성해왔다.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은 포스코 제품으로 내부 계단과 커피 바, 책꽂이 등을 구성해 웅장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약 2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규모 덕분에 점심시간이면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외부 방문객들로 줄을 잇는다.
포스코센터 인근에서 근무 중인 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업무 미팅 차 테라로사를 방문한 지주희 씨는 “유명한 커피를 서울 한복판에서 마실 수 있어 좋았어요. 우선 포스코센터에 주차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고, 멋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여유로운 분위기에 첫눈에 반해 종종 미팅 장소로 이곳을 찾아오는 중입니다”라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남의 회사 사옥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공간이 있어서 놀라웠어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카페놀이’하기에 좋은 트렌디한 공간이에요”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포스코센터에서는 테라로사 외에 유명 맛집들을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지하 1층에는 간장게장 맛집이자 미쉐린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게방식당’을 비롯해 대한민국 최초 커리전문점으로 알려진 ‘델리커리’, 서울 3대 닭볶음탕집으로 꼽히는 ‘유림’ 등 약 20개 업체가 입점해있다. 지하 식당가 오픈 1년쯤 지난 요즘은 인근 직장인들에게도 소문이 자자해 일 평균 1,400여 명이 찾아오고 있다. 포스코 임직원뿐만 아니라 미식 마니아들에게도 인정받는 이곳. 누구나 들를 수 있는 ‘맛집 성지’ 포스코센터에서 맛과 멋을 즐겨 보길 권한다.
Part3. 오후 3시, 열기(?) 가득한 포스코
“불과 철을 다루는 뜨거운 회사! 그 속에 열대어가 산다고요?”
1,500℃ 가 넘는 높은 온도의 쇳물을 다루는 일, 1,200℃ 이상으로 슬래브를 달구는 일… 포스코는 불과 뗄 수 없는 사이다. 그런데 포스코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열대어가 살고 있는 아쿠아리움.
동양 최대 원형 수족관이자 ‘산호초의 꿈’을 주제로 설계된 이곳은 열대 바다에 고루 분포한 산호초 중에서도 특히 호주 연안에서 발달한 산호초 생태계를 재현한다. 30여 종의 산호초와 40여 종 1,000여 마리의 열대어들이 화려한 열대바다 생태계를 재현하고 있다. 원통형 수조는 지름만 5m로 높이는 9m에 이르며, 해수량은 무려 170톤이다. 매일매일 수온 유지는 기본이고, 해수 환수는 주 3회, 어종 보충은 월 1회 진행되고 있다.
블루탱, 나폴레옹피쉬, 흑가오리, 골든트레블리, 블랙팁리프샤크 등 호기심을 자아내는 어류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남녀노소의 발걸음이 잦다. 도심 속에서 잠시 푸른 바다로 떠나고 싶다면 포스코센터의 아쿠아리움에 들러 봐도 좋겠다. 매주 3~4회 점심시간에는 스쿠버 다이버가 아쿠아리움 안으로 들어가 직접 물고기 밥을 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니 참고하자.
포스코센터 아쿠아리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또 다른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바로 봄과 가을이면 아쿠아리움 앞에서 열리는 ‘작은 결혼식’이다. 수족관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토록 이색적인 결혼식은 매년 그 숫자가 늘고 있어 올해는 벌써 작년 한해 치를 거의 채웠을 정도라고.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서윤현 씨는 “예비 시아버님이 포스코에 근무하고 계셔서 포스코센터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리게 됐어요.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미리 방문해봤는데, 아쿠아리움 앞에서 결혼한다는 게 이색적이고 신기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동행한 웨딩 디렉터도 이곳을 둘러보더니 대리석, 벽면, 천장 장식 하나하나가 훌륭한 호텔이나 갤러리 못지않게 좋은 자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다른 곳에 없는 포스코센터만의 특징을 살려 특별한 결혼식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작은 결혼식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Part4. 주말 저녁,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
“한 주간 열심히 일한 당신, ‘주말엔 뭐 하지’ 고민한다면?”
평일 낮 동안 임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던 포스코센터. 그런데 주말에도 유동량이 심상치 않다. 바로 포스코센터 내 문화예술공간 속 즐길 거리 덕분이다.
포스코센터 지하 1층엔 포스코미술관이 자리한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선보이는 전시부터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전시 등 시대와 장르를 넘어선 신선한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일(오전 10시~오후 6시)은 물론 토요일에도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지상 1층과 2층에 위치한 스틸갤러리(Steel Gallery) 또한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평소 일상에서 접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철의 다양성 및 사용성을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체험형 프로그램 등으로 즐길 수 있다. 가상현실을 이용해 체험할 수 있는 기가스틸, 자동차 전시품, 키네틱 영상 콘텐츠 등 철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포스코센터 로비에서 열리는 공연과 행사도 놓치면 아쉽다. 포스코센터는 지난 1999년부터 로비를 음악 공연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어린이와 가족에게까지 대상을 넓혀 ‘포스코키즈콘서트’를 시작했다. 지난 4년간 어린이 뮤지컬을 비롯해 인형극, 발레, 합창, 매직쇼, 넌버벌 퍼포먼스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려왔다. 지난 5월 11일 키즈 콘서트 ‘점프(JUMP)’, 4월 20일엔 김태우, 효린, 카더가든이 출연한 포스코콘서트가 개최됐으며, 오는 5월 25일엔 태연, 소유, 어쿠솔쟈를 초대해 ‘포스코콘서트:Mood_Full’을 진행할 예정이다.
직원들만 드나드는 사무실이 아닌, 지역사회와 방문객은 물론 기업과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포스코센터. 어른과 아이, 일과 문화, 불과 물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콘텐츠가 생겨날지 기대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