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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나눈다는 것은 ‘ㅎㅁ’을 키우는 일이다

밥을 나눈다는 것은 ‘ㅎㅁ’을 키우는 일이다

2021/02/04

‘먹방’이 TV와 유튜브를 달구는 시대, 먹는다는 행위가 예술이 되고, 놀이가 되는 시대, 많은 이들에게 밥 한 끼가 주는 무게가 가벼워지는 요즘이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한 끼 밥만큼 절실하고, 먹먹한 일이 없다.

절기상 입춘이라지만 오래된 코로나19 사태와 엄동설한까지 겹쳐 더 움츠러드는 요즘, 밥에 관한 포스코 주변의 장면들을 모아봤다.


l 월급 헐어 차린 무료급식소 … 현재 1,077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운영

2009년 6월, 포항시 남구에 특별한 무료급식소가 들어섰다.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자신의 월급 일부를 떼어 설립한 것. 그가 무료급식소를 감행(?)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제철소 정비부서에 근무하던 그는 2004년 어느 날 우연히 시내 무료급식소에서 경로잔치를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밥 한 끼 챙겨 먹기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4년간을 꾸준히 무료급식 봉사를 했던 그는 또 다른 결심을 하게 되는데, 더 큰 나눔을 위해 자비로 ‘포항사랑실천의 집’이라는 무료급식소를 설립한 것. 그게 2009년의 일이다.

한 사람의 작은 시작이었으나 마법과 같은 ‘나비효과’가 일어났다.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들이 보태졌고, 어느덧 10년이 넘은 지금은 1,077명의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 그와 함께한다. 포스코 임직원 가족이 421명이고, 그룹사·협력사 임직원 가족과 포항시민이 656명이란다.

‘포항사랑실천의 집’에서는 매주 5회씩 130여 명의 어르신들께 무료급식을 나눈다. 이외에도 어려운 이웃에 생필품을 지원하고, 경로잔치를 열기도 한다.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사업도 하고,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자원봉사활동도 한다. 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은 연간 20명에게 50만 원씩 전달한다.

얼굴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는 그는 “엄마, 아부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어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은 1,500℃의 용광로만큼 뜨거운 법”이라며, “우리는 그런 밥 나눔을 통해 웃음과 미소를 짓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근데, 제철소에서 그의 일솜씨는 어떨까? ‘달인’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만 귀띔해 준다.

< ‘그’가 말하는 나눔>

“무료급식소에 오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20대 소년소녀 같다”
무료급식소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회원들과 함께 옷과 신발, 화장품 등을 모아 어르신들만 모시고 무료 바자회를 열어 많은 부분을 지원했더니, 우리 급식소가 이쁜 할머님 멋진 할아버지로 변신해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뿌듯했다.

“아내 몰래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급식소 전세를 얻은 적이 있다”
운영하고 있는 급식소 자리에 원룸을 짓는다고 주인이 비워달라고 하여 굶주림에 힘겨워하는 소년소녀 장학생들과 어르신들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몇 달 지나 아내가 알게 되면서 밥도 못 얻어먹으면서 생활하기도 했는데, 많은 회원들의 후원과 응원,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밝은 모습에 아내는 지금 저보다 몇갑절 더 봉사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너무나 감사하다.

“많은 어르신들께서는 우리 급식소를 회사에서 운영하는 줄 알고 계신다”
포스코와 그룹사에 근무하는 직원과 가족이 500여 명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데,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포스코 너무 고맙다고들 하시는 것 같다.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는 회원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어 너무나 기분이 좋다.

“남 회장~ 시의원 나올라카나~ 나오너라 우리가 선거운동 해주께~”
어르신들께서 종종 하시는 말씀이다. 저는 그저 20년 전부터 심부름꾼일 뿐이다. 마음속에는 급식소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모든 분이 저의 어머님 아버지시다. 엄마, 아부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라고 늘 자부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l 아! 코로나 … 그러나, 나눔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포스코 제철소가 자리 잡고 있는 포항과 광양에는 포스코가 직접 지원하는 무료급식 나눔의 집이 여러 곳 운영되고 있다. 제철소가 ‘산업의 쌀’을 만드는 곳이라고 하지만, 무엇보다 이웃한 지역사회와 ‘밥공동체’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포스코는 지역 내 소외계층에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2004년부터 직접 무료급식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다. 현재 포항은 해도동과 송도동, 제철동 3곳, 광양은 광영동과 태인동 2곳, 총 5개의 무료급식소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포항시, 광양시 등 지자체와 지역 사회복지단체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나눔의 집’ 은 인근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들과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섯 차례 따뜻한 밥을 대접해 왔다. 대략 500~600여 명이 식사를 제공받는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운영 중단. 지난해 2월 무료급식소의 문이 닫혀 버렸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장벽이 막아서도 포스코의 나눔 활동은 멈출 수 없는 일. 포스코는 무료급식을 대체하여 매달 라면, 국수, 컵밥 등 간편식과 함께 생필품을 준비해 전달해 오고 있다.

포스코 무료 급식소 운영현황을 담은 이미지. 포항, '해도 무료 급식소 - 이용인원 310명/ 주5회 (월~금)' '송도 무료 급식소 - 이용인원 200명/주5회 (월~금)' '제철 무료급식소 - 이용인원 120명/주5회(월~금)'. 광양, '포스코 나눔의 집(광영동) - 이용인원 300명/주5회(월~금)' '포스코 나눔의 집(태인동) - 이용인원 200명/주5회 (월~금)'.

l 도시락에 ‘희망’을 담았습니다

지난 1월 29일, 포항 송도동에 ‘깜짝 도시락 맛집’이 등장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쓱 도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밥과 함께 빼곡히 담겼다. 한 술만으로도 배가 든든해질 것 같은 푸짐한 도시락의 정체, SK그룹과 포스코가 함께 만든 ‘희망나눔 도시락’이다.

희망나눔 도시락은 코로나19로 심각해진 취약계층의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SK와 포스코 양사가 정성을 담아 마련한 한 끼 식사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은 이날 포항시 송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 깜짝 출현해 ‘희망나눔 도시락’을 함께 만들고, 거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들 가정을 찾아 도시락을 직접 전달했다.

이날 열린 양사 합동 봉사활동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중단된 포항, 광양 지역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에게 간편식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포스코가 또 다른 지원 방안을 강구하던 중 기획된 것이었다. 특히 이번 도시락 제작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 식당과 함께해 상생의 의미도 더했다.

포스코는 이번 양사 합동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향후 무료급식소 운영이 재개될 때까지 포스코가 포항과 광양에서 자체 운영해 온 무료급식소 5곳을 비롯, 포항시와 광양시가 운영하는 12곳의 무료급식소 이용자까지 포함한 총 2,600여 명에게 주 3회 양질의 도시락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간편식 지원도 지속 이어나갈 계획.


뉴스룸 편집실은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분들한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밥심을 빼앗겨 희망의 끈을 놓는 일은 부디 없기를 소망한다. 봄은 희망, 희망으로만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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