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都市). 사회·경제·정치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곳. 도시가 불러일으키는 연상에는 세련되고, 화려하며, 역동적이고, 편리한 것들이 많다. 도시는 그렇게 발전해왔다. 사람들이 도시에게 기대하는 것이 바로 그런 점이기 때문이다.
철강은, 즉 스틸 어떤가. 사람들은 스틸에 무엇을 기대할까. 더 튼튼하길? 쉽게 녹슬지 않길? 사실 스틸 역시 도시와 다를 바 없이 진화해왔다. 더 미려하게, 더 가공하기 편하게, 더 가볍게 말이다. 간단한 이치다. 도시 디자인의 청사진은, 스틸을 빼놓고는 그릴 수가 없으니까.
도시를 ‘도시답게’ 만드는 것들 중에 스틸이 빠진 경우는 찾기 어렵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세계 유명 도시마다 경쟁하듯 쌓아올리는 초고층 빌딩부터 대도시의 필수 교통수단인 지하철, 강이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교, 터널, 심지어 길거리에 서서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우뚝 서 있는 신호등까지. 당연한 이야기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스틸의 기본 기능이 바로 그런 것 아니냐고. 그러나 그것은 도시의 구성을 단순히 ‘건축’의 개념으로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도시 디자인(Urban Design)’으로 생각을 확대한다면, 스틸의 역할도 달라진다.
지금은 도시를 디자인하는 시대. 이제 사람들은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를 생각한다. 무조건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무조건 더 높이 짓기 위해 도시를 디자인하지 않는다. 미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꿈꾼다. 요즘은 신규 분양 아파트도 ‘역세권’보다는 ‘숲세권’이 대세라는데, ‘삭막한 빌딩 숲’이라는 도시 이미지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트렌드일 것이다.
그래서 스틸의 역할도 확장됐다. 도시를 튼튼히 떠받들고 지탱하는 기능을 넘어 미래 도시 디자인을 현실화하는 솔루션, 그야말로 ‘Urban Steel’로 진화했다. 예컨대 포스코는 이미 회사 제품 전략인 ‘3대 메가트렌드(Mega Trand)’ 중 하나를 메가시티(Mega City)로 정하고 미래도시를 위한 월드톱프리미엄 강재들을 개발해오고 있다. 초장대교량, 하이퍼루프, 초고층건물 등 대형구조물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길거리 가로수들을 위한 보호대(Barrier)까지 개발해냈다. 이쯤 되면 도시 디자인을 그려나가는 펜대를 스틸이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물 부족으로 뿌리가 지면 위로 돌출하고 폭염으로 고사하는 가로수가 늘면서 전국의 지자체는 골머리를 앓았다. 콘크리트 도로는 빗물 침투력이 부족해, 가로수의 뿌리까지 물이 잘 흘러가지 못한다. 그러면 뿌리는 자연히 지표면에 있는 물기를 향해 보도블록 위로 솟아오르게 되고 보도블록은 파손되기 십상이다. 보기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안전성의 문제도 생긴다. 더욱이 가뭄이 지속되면 수많은 가로수들에 급수를 해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포스코가 이번에 고객사 ‘마이즈텍’과 함께 선보인 가로수 보호대는, 도시 환경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가로수 생육에 대한 솔루션이다. 기존 가로수 보호대의 미관적 한계를 넘기 위해 고급재를 사용하여 외형도 근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빗물을 저장 가능할 수 있는 급수 블록을 설치해놓았다. 물이 부족하다면, 빗물을 저장해놓고 쓰자는 아이디어다.
이 아이디어가 실현된 것은, 토양의 압력과 수분을 충분히 견디는 철강재를 개발해 둔 포스코의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포스코는 이 보호대에 고내식 월드톱프리미엄 강재 ‘포스맥(PosMAC)’을 적용했다. 고강도 고내식 포스맥은 뿌리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힘을 제어해주고 빗물을 머금고도 쉽게 녹슬지 않는다. 길거리마다 포스맥으로 만든 최대 180리터의 작은 물탱크가 곳곳에 설치되는 셈이다.
포스코는 중소 고객사와 협업해 보호대를 설계, 디자인하고 시제품으로 만들어내도록 지원했다. 여기에 ‘SK임업’와의 협업으로 IoT기능까지 더해, 토양의 수분과 온도 등 가로수 생육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보호대는 지자체들의 환영을 받으며 현재 서울 포스코센터 주변과 더불어 광진구, 충남 예산군 등에 시범 설치되어있다. 향후에는 수원시의 ‘그린빗물 인프라 사업’에 적용돼 약 1천 그루의 가로수에 포스맥 보호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도시의 환경을 푸르르게 하는 가로수라는 솔루션, 그리고 그 솔루션을 더욱 빛나게 하는 포스코의 철강 솔루션. ‘나무를 키우는 철’이라니, 참 기발한 이야기다.
저 아래 지하부터 끝을 모르는 스카이 라인까지, 도시의 모든 것은 스틸과 함께 숨 쉬고 있다. 스틸이 도시를 지탱한다는 이야기를 넘어, 이제 생각을 더 넓혀보자.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 그 도시의 내일을 디자인하는 기발한 상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