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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이중고… 돌파구는 LCA?

철강업계 이중고… 돌파구는 LCA?

글로벌 철강 수요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세계철강협회는 ‘전 세계 철강 업계의 단기 전망(Short Range Outlook, SRO)’을 통해 2019년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에는 그보다 상승 폭이 1%로 줄어들어, 수요가 17억 5200만 톤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8년도 성장률이 2.1%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 세계 철강 수요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각국의 예상 불가능한 무역제재도 철강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난 12월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출간한 아시아 특화 영문 철강 전문지 ‘Asian Steel Watch’는 전 세계 철강 수요 감소 등 업계가 당면한 과제와 관련, 당시 OECD Steel Committee의 리벤 톱(Lieven Top) 위원장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 OECD Steel Committee의 회장직에서 물러나 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리벤 톱. 그에게 다시 묻는다. “현재 글로벌 철강 업계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철강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의 고견이 100년 기업의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도약하는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포스코 뉴스룸과 함께 알아보자.

리벤 톱(Lieven Top) OECD Steel Committee 위원

▲ 리벤 톱(Lieven Top) OECD Steel Committee 위원 (출처: Asian Steel Watch)


OECD는 최근 올해 ‘경제 전망 (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했다. 그 보고서를 통해 OECD는 2019년뿐만 아니라 2020년 전 세계 경제 성장 전망률을 하향 조정했다. 전 세계적인 성장 둔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철강 업계도 그 여파를 피해 가긴 힘들다. 글로벌 성장 둔화로 인해 무역 마찰, 소비 자신감 지수 퇴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부정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OECD 중간 경제전망>

YoY 성장률표. (출처: OECD). (세계 평균 수치 2018년 3.6 2019년 3.3 2020년 3.4, 호주 2018년 1.8 2019년 1.5 2020년 2.0, 캐나다 2018년 1.8 2019년 1.5 2020년 2.0, 유럽 2018년 1.8 2019년 1.0 2020년 1.2, 일본 2018년 0.7 2019년 0.8 2020년 0.7, 한국 2018년 2.7 2019년 2.6 2020년 2.6, 영국 2018년 1.4 2019년 0.8 2020년 0.9, 미국 2018년 2.9 2019년 2.6 2020년 2.2

▲ YoY 성장률. 화살표는 2018년도 11월과 비교한 수치 (출처: OECD)

특히 철강 업계의 경우 2018년도 철강 제품의 시장 가격은 하락한 반면, 조강 생산량은 5%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 소비의 성장세는 오히려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한된 규모에서나마 생산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는 국가들도 있지만 이 또한 결국은 생산과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잉 생산(overcapacity)은 전 세계 철강 업계가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가 되었다.

2017 조강생산 그래프. (세계 총 생산량: 1,689(백만 톤). 중국 49.2% 일본 6.2% 아시아(기타) 13.4% 기타 5.9% EU10% 유럽(기타) 2.5%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6% NAFTA 6.8%). 2017 철강제품 생산 그래프(세계 총 생산량 1,587(백만 톤) 중국 46.4% 일본 4.1% 아시아(기타) 15.9% 기타 8.5% EU 10.2% 유럽(기타) 2.7% CIS 3.3% NAFTA 8.9%). 출처 world steel Association

▲ *CIS: 독립 국가 연합(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1991년 구 소련 해체후에 발족한 공화국 연합체

철강 업계의 근본적인 대응 전략은 간단하다. 과잉 생산을 막는 것이다. 이와 관련, 1970년대에 유럽에서 감행된 ‘다비뇽 플랜(Davignon Plan)’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비뇽 플랜은 당시 유럽 각국 정부가 방대한 과잉설비로 인한 철강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초로 공동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생산량 쿼터 및 최소 가격 설정, 노후설비 폐쇄 등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비뇽 플랜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생산량을 줄이는데 필요한 행동을 미루면 미룰수록 철강 회사와 투자자뿐만 아니라, 국가와 근로자들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실행해야 할 중요한 개혁 중 하나는 시장을 왜곡하는 각종 정책을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에는 정부 보조금을 포함한 각종 재정 지원이 포함되는데, 소위 ‘좀비 기업’*들이 이러한 시장 왜곡 정책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좀비기업: 자생 능력이 없어 정부나 은행의 도움을 받아 유지하는 기업이다. 정식 명칭은 ‘한계기업’으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 파산 직전의 회사를 일컫는다. ‘다시 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좀비(Zombie)에 기업을 비유하여 ‘좀비기업’이라 부른다. 생명력이 없는 좀비처럼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빚에 의존해 연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철강업계에서 투자와 관련해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은, 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조강 생산량을 늘리는 데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잉 생산되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자원을 대거 투입한다면, 부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초래될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투자가 투자 지역의 소비 패턴과 균형을 이루도록 할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 시장, 업계, 그리고 주주들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려면 모든 투자에 대한 결정이 각 이해관계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심사숙고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l G20, 생산 과잉 어떻게 대처하나

철강 업계가 생산 과잉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핵심적인 기구가 바로 ‘GFSEC(Global Forum on Steel Excess Capacity)’다. 2016년에 설립된 GFSEC는 33개의 경제 주체가 힘을 합쳐 과잉 생산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각 회원국의 이행 상황에 대해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GFSEC는 G20 국가 수장에게 보고하는 기능을 한다.

2018 G20 정상회의에서 GFSEC 관계자들이 철강업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2018 G20 정상회의에서 GFSEC 관계자들이 철강업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출처: G20 Argentina)

2017년 GFSEC는 시장을 왜곡하는 정부 보조금을 없애려면 각국에 어떠한 정책들이 필요한지 권고 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2018년도에는 전 세계적으로 적시적소(適時適所)에 조강 생산량을 축소하고, 과잉 생산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보조금을 없애겠다는 회원국들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등 역사에 남을 만한 성과를 도출해 냈다. 물론 이러한 국제 사회의 약속은 관계국 모두가 해당 협의 사항을 이행했을 때에만 실현될 수 있는 목표다.
GFSEC의 3년동안 운영되며, 올해는 그 마지막 연도이다. 때문에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시기이다.  21세기 세계 경제에서 철강 산업의 미래는 여러 업계의 운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정책의 여파가 여러 국가 및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l 글로벌 무역 위기, 다각적 프레임이 필요하다

항구 바다 위에 떠있는 무역선들 사진
철강업계의 어깨를 짓누르는 또 다른 상황, 바로 국제 무역제재 조치다. 한 국가의 일방적인 무역 조치는 다른 국가의 연쇄적인 무역제재 조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규칙에 의거한 다각적인 프레임 확립이 시급하다.
이를테면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를 예로 들 수 있다. WTO와 같은 국제 체제를 통해 국제 무역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할 수 있다. 철강 업계 전반에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전략을 설립하는 것.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불확실한 상황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무역 마찰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 업계는 항상 대응해야만 하는데, 이럴 때를 대비하여 철강 업계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마련할 권한을 지닌 WTO와 같은 국제적인 기구가 필요하다.

l 순환 경제, LCA : 앞으로의 방향, 그리고 기회

철강 업계가 주목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 그림.(지구에서 원료/원자재 추출 후 제강-제조-사용-적은 손실로 이루어진 큰 순환고리 안에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제강단계에 도달), 소비자 사용 전 재활용(제조 부산물 제강에 활용), 제재조/재사용(사용단계에서 다시 사용단계로))

▲ 철강 업계의 지속가능한 미래 (출처: 세계철강협회)

철강업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각종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철강업계의 큰 그림 안에서 추가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바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LCA(Life Cycle Assessment, 전 과정평가)’ 라는 개념이다. 순환경제란, 원료 채취 → 제품 생산 → 사용 → 폐기/재활용까지의 전 과정이 순환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폐기에서 끝나버리는 선형 모델이 아니라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제품 전 과정에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LCA(전과정평가)는 어떤 제품이 생애주기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툴이다.
철강 업계는 순환 경제라는 용어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이 개념을 우선해왔는데, 이제 더 많은 업계의 더 많은 제품에서 이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순환 경제가 철강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가늠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은 순환 경제 모델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 철강 업계의 지속가능한 미래: 순환 경제와 같은 새로운 경제 모델은 재사용ㆍ재활용을 장려하고 원자재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철의 탁월한 재활용률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순환 경제 시스템에서는 재활용률이 높은 철을 재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철 제품을 생산한다.

순환 경제는 전 세계, 모든 업계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이고 철강업계는 이중 선구자적인 위치에 서 있다. 이는 새로운 기회 창출이 가능하다는 좋은 신호다. 철강업계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온실가스를 대폭 감소시키는 일에서도 선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이 역할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업계 내 생산 공정이 보다 저탄소ㆍ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 각국 정부와 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혁신적인 개혁을 단행한다면 철강 업계는 보다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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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벨기에 플랑드르(Flander) 정부의 경제, 과학 및 기술부(Department of Economy Sciences and Innovation)의 고문. 2016 년부터 OECD Steel Committee 부위원장을 거쳐 2017년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9년 현재 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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