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 포스코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IMP, Idea Market Place)가 포스코센터에서 열렸다.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는 포스코가 2011년부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매해 두 차례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173개 우수 벤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왔으며 이중 87개사에 대해 142억 원 직접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17회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 참가팀은 모두 16개. 선발 팀은 지난 2월 초 아이디어 육성캠프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4개월간 사업방향과 비즈니스 모델 컨설팅, 1대1 교육, 심화 멘토링 등을 거쳐 21일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날 주제는 ‘빅뱅’. 저마다의 키워드로 세상에 끼칠 파급력을 전한 참가팀 가운데 최우수 스타트업상을 수상한 텐일레븐을 소개한다.
l “두 번의 고배 끝에 얻은 값진 성과,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덕분”
Q 자기소개와 함께 텐일레븐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텐일레븐의 대표 이호영입니다. 저는 텐일레븐에서 인공지능 건축설계 솔루션 “빌드잇”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붐이 일고 있던 2014년, 저를 포함한 3명이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해보자는 마음으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유체역학을 이용한 물리엔진을 만들었고, 모바일에서 동작하도록 최적화하여 게임을 만들었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외주 용역, 정부 과제 등을 하며 버티다가 용적률과 일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건물의 배치 자동화’를 사업 아이템으로 발굴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발전시켜 현재의 인공지능 건축 설계 서비스 ‘빌드잇’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 출전 스토리 및 최우수 스타트업상 수상 소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앞서 두 번의 도전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죠. 세 번째 도전에서 서류 심사에 통과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했는데, 발표 평가에서 통과하고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 행사에서도 심사위원상(최우수 스타트업상)을 수상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기술을 개발하고 멘토님과 함께 사업모델을 보완하고, 서비스의 적용 사례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것에 대한 결실을 얻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Q 텐일레븐의 핵심 사업 및 주요 보유 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빌드잇 클라우드(BUILDIT CLOUD)’와 ‘빌드잇 프로(BUILDIT PRO)’ 두 가지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빌드잇 클라우드는 인공지능 건축 설계 서비스입니다. 용적률, 세대 수, 일조량을 최대화하는 건축물 배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죠. 클라우드로 구축되어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고, 계산된 결과를 다양한 보고서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CAD 도면, 각 세대별 일조량, 예상 공사 견적, 용적률, 세대 수 보고서와 웹 브라우저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3차원 가시화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빌드잇이 제공하는 다양한 결과물을 통해 빠르게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고,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Q 빌드잇 클라우드는 건축 설계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네요. 그렇다면 빌드잇 프로는 어떤 기능을 하나요?
A 빌드잇 프로는 빌드잇 클라우드로부터 생성된 결과를 편집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빌드잇 프로를 통해 3차원 공간상에서 건물의 위치, 층수 변경, 회전 등을 할 수 있고, 편집을 하는 동안에도 인동, 이격 거리 등 법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 있게 해주죠. 또 실제 주변의 건물과 지형이 함께 가시화되어 세대별 조망이나 주변 건물로부터 생기는 그림자의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빌드잇을 개발하기 위해 건축학, 지리정보학, 컴퓨터학, 도시계획 등 다양한 배경의 전문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빌드잇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GIS, AR/VR, 건축설계 등 광범위한 기술을 사용해 구현되어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어 이러한 융합 분야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 텐일레븐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l “인공지능 건축설계 솔루션 서비스 빌드잇, 300억 가치 창출하다”
Q 텐일레븐의 기술을 접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면?
A 불광 5구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빌드잇을 이용해 700여 개 안을 도출했고, 용적률과 세대수, 일조량을 고려한 최종안을 정했습니다. 조합원들의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은 세대 수의 최대화였고, 기존 건축설계사의 설계안 대비 100세대 이상 확보해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세대당 분양가를 대략 3억이라고 가정했을 때, 100세대 이상 확보함으로써 300억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빌드잇을 이용해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Q 현재 관련 분야 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A 건축설계 사무소에서는 효율성 높은 솔루션이 나온 것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건축설계의 반복적인 업무와 인력부족을 빌드잇이 어느 정도 대체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의 한 교수님은 ‘빌드잇의 서비스는 건축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하고 싶어 했던 것들인데, 건축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IT를 이용해 이 정도까지 건축 설계를 도울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든 것’에 감탄했습니다. 저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건축계에서는 인공지능 건축설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텐일레븐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미국의 주택전문기업 ‘카테라’처럼 IT를 바탕으로 건축분야에서 비효율적이던 부분을 혁신하고 싶습니다. 건축설계에 그치지 않고 시공, 사후 관리까지 건축의 전체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Construct Tech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프리패브 공법이 IT와 인공지능의 접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프리패브 공법을 이용한 모듈러 건축 시공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텐일레븐은 2014년 창업 이래 지금까지 약 6년 간 노력해온 결과, 이번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에서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인터뷰 말미에 이호영 대표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 건설과 포스코 A&C와 텐일레븐의 협업을 기대하며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텐일레븐이 시도하는 다양한 연구와 기술이 포스코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