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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 에너지·식량·안보를 동시에 흔들다

글로벌 이슈 리포트 시즌2

슈퍼 엘니뇨, 에너지·식량·안보를 동시에 흔들다

2026/09/09

최근 네팔을 강타한 대홍수와 유럽의 폭염·산불 등 세계 곳곳에서 극단적 날씨가 이어지며 기후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기상기관들은 올 하반기 ‘슈퍼 엘니뇨’로 불리는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데요. 기후변화로 이미 뜨거워진 지구에 강한 엘니뇨가 겹칠 경우, 폭염·가뭄·집중호우가 심화되고, 에너지 수급과 식량 가격, 지역 안보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슈퍼 엘니뇨가 불러올 복합 위기와 주요국·기업의 대응 방향을 살펴봅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장기윤 연구원

엘니뇨의 귀환, 바다가 보내는 위험 신호

해수면 온도의 역대급 상승과 빠른 전이로 전 지구적 차원의 기상이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주요 기상기관은 지난 6월 엘니뇨의 발생을 공식화했습니다. 현재 태평양 중·동부 해수면 온도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2015년 ‘고질라 엘니뇨*’에 준하는 매우 강한 수준의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특히 라니냐*에서 엘니뇨로의 전환 속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의 열 축적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과학계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슈퍼 엘니뇨: 공식 학술 분류가 아닌, 강한 엘니뇨를 가리키는 비공식 표현이다. 
*고질라 엘니뇨(Godzilla El Niño): 2015~2016년 초까지 이어진 역대급 강도의 엘니뇨(별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연속 평년보다 2℃ 이상 높아지는 수준으로, 매우 강한 엘니뇨로 분류 한다.
*라니냐(La Niña): 태평양 중·동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엘니뇨와 반대되는 기후 패턴

▲엘니뇨 현상 동안 해수면 온도의 평년 대비 차이를 나타낸 지도(붉은 색은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음을 의미). 자료 출처: 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바다가 뜨거워지면 영향은 해양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잉여 열의 약 90%를 흡수하는 거대한 열 저장소로, 따뜻해진 바다는 대기에 더 많은 열과 수증기를 공급해 폭염을 심화시키고, 태풍·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증발량이 늘면서 집중호우와 홍수의 위험도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폭염·홍수·산불… 기후위기의 청구서

사진 출처: ⓒ ClipartKorea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6~7월 서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에 노출됐습니다. 프랑스 남서부 피소스(Pissos) 지역은 6월 역대 최고 기온인 44.3℃를 기록했고, 스페인·포르투갈·그리스·루마니아 등지에서는 고온과 가뭄이 겹치며 대형 산불이 잇따랐는데요. 이로 인한 경제적·생태적 비용은 약 31억 유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중남부의 5월 집중호우를 시작으로 일본 간토·토카이 지역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강력한 폭우와 홍수로, 주요 교통·전력 인프라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최근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에서는 산사태와 빙하 붕괴로 촉발된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났고, 도로·교량·주택·수력발전 시설 등 주요 인프라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전세계에 폭염·가뭄·홍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한 엘니뇨가 더해질 경우 기후 리스크는 에너지·식량·안보 문제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전력난부터 곡물값 상승까지, 엘니뇨가 부른 파장

엘니뇨의 영향은 발생 직후보다 수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은 2027년까지 기온 상승과 이상기후가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상기후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지역에 따라 한쪽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다른 한쪽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나는 등 상반된 기상이변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엘니뇨와 맞물린 기후 리스크가 전력 수급, 농산물 생산, 지역 분쟁으로 연쇄 확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록적 폭염으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가 하면,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량 급감 현상이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인도와 동남아 곡창지대의 가뭄으로 쌀·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의 발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자원 부족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 내륙의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기후난민이 발생하면서 국경을 통제하는 등 관련 갈등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유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후 리스크에 맞서는 각국의 대응 전략

기후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과 식량 공급,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하면서, 각국의 에너지·식량 안보를 위한 ‘각자도생’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엘니뇨 영향이 이어질 경우 농업·에너지·공급망 차질이 발생해 글로벌 GDP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동남아·남미 신흥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와 함께 각국의 탄소중립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이변에 따른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하기 때문인데요. 결국 기후 리스크는 글로벌 탄소중립 로드맵 경로 및 에너지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기후 리스크가 기업의 ESG 평가와 국가 신용도의 중요 변수로 대두하면서 ‘기후 회복력*’ 중심의 공급망 재편도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기후 회복력: 기후 위기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응·복구·재건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설명된다.

엘니뇨의 발달은 단순한 기상이변을 넘어 에너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복합 위기(Poly Risk)로 2027년 하반기까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국가 및 기업 단위의 ‘기후 회복력’ 강화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국가별 탄소중립 로드맵과 에너지 전환 속도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은 기상이변 피해가 빈발하는 지역으로 국가 기간 시설 관리 체계화를 바탕으로 에너지, 식량 등 핵심 원자재 공급 안정화를 위해 민관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도 호주와 브라질 등 원료 공급처의 기후 리스크 모니터링을 통해 연원료 공급망을 점검하고, 침수와 같은 사업장 내 기후 리스크 저감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합니다. 기상이변이 일상이 된 지금, 위기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이 국가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 Carbon Brief, ‘26.4.21., “State of the climate: Strong El Niño puts 2026 on track for second-warmest year”
– CNN, ‘26.5.15., “El Niño is coming faster than expected”
– CNN, ‘26.4.8., “A Super El Niño is coming. Here’s how a hotter ocean could change the weather near you”
– Geographical Magazine, ‘26.5.11., “How Climate Extremes Rewrite Geopolitical Power in 2026”
– NOAA, ‘26.5.11., “ENSO: Recent Evolution, Current Status and Predictions”
– The Guardian, ‘26.4.13., “Are we heading for ‘super El Niño’ – and what could we expect?”
–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WMO), ‘26.4.24., “Likelihood increases of El Niño”
– Zero Carbon Analytics, ‘26.4., “Are We Heading Towards the Strongest El Niño in 14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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