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L Talk에서는 STEEL(철강)은 물론 Science, Technology, Energy, Environment and Life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여러분 중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 많으시죠? 그래서인지 뉴스룸에도 유독 자동차와 관련된 질문이 많이 도착하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사고가 나도 안 찌그러지는 자동차는 없나요?”라는 질문이에요. 우리 친구들의 상상력은 날로 풍부해지는 것 같네요. 오늘도 포스코의 자동차 전문가를 모시고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l 찌그러지는 자동차강판이 좋은 것이여!
자동차 사고가 나도 잘 안 찌그러지는 자동차라… 이것 참 간단하면서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하. 찌그러지지 않는 자동차강판, 아주아주 강한 강판을 만드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답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사람을 보호하려면 자동차가 어느 정도 찌그러지는 게 안전하답니다. 그 이유는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가 찌그러지면서 사람에게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기 때문이에요. 얇고 긴 갈대가 바람에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가 너무 많이 찌그러진다면 오히려 사람이 앉아 있는 좌석까지 그 힘에 밀려버려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생각만 해도 무섭죠? 그래서 포스코는 운전자를 보호하면서, 혹여 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와 보행자가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게 ‘적당히 찌그러지는’ 강판을 만들고 있답니다. 과연 어떤 것인지 알아볼까요?
l 포스코가 만드는 ‘잘’ 찌그러지는 자동차강판은?
철강은 자동차 무게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입니다. 미국화학협회에 따르면, 중형차를 기준으로 1,809kg짜리 자동차에 926kg의 철강이 사용되고 있고, 그중 911kg이 자동차강판 무게라고 해요. 자동차강판은 △자동차 보닛·지붕·문 등의 외판(Closer) △자동차의 기본 골격을 구성하는 BIW(Body-in-white) △방향계와 구동부를 갖춘 자동차 하부 섀시(Chassis)에 쓰입니다. 에어백 빼고 모든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자동차 곳곳에서 튼튼한 뼈대 역할을 하고 있죠.
포스코가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강판은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라는 초고강도강이에요. 일반강보다 강도가 높으면서도 무게가 낮아 자동차를 단단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어주는 자동차강판입니다.
그런데 아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강도가 높다고 해서 사람을 잘 보호할 수 없답니다. 쫀득쫀득한 젤리는 부서지지 않지만, 단단한 크래커는 바사삭 부서지잖아요. 마찬가지로, 단순히 강도만 높은 자동차끼리 충돌하면 찌그러지지 않고 부서져 버리죠. 그러면 오히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위험해질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자동차강판의 ‘강도’와 ‘연성’이랍니다. 과학시간에 이 용어를 들어본 친구들도 있을 텐데요. 쉽게 표현하면 ‘강도’는 철강이 얼마나 단단한지, 그리고 ‘연성’은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를 말해요. 크래커는 강도가 높아 단단한 거고요, 젤리는 연성이 좋아 부서지거나 찢어지지 않고 잘 늘어나는 거예요.
강도와 연성은 보통 하나가 많으면 나머지 하나는 작은 반비례 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포스코의 AHSS는 강도와 연성을 둘 다 잡은 자동차강판이랍니다! 이런 ‘엄친아 엄친딸’ 같은 자동차강판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핵심은, 철을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원소들에게 있습니다.
AHSS를 만들 때는 강도를 높이기 위해 탄소(C), 망간(Mn), 크롬(Cr) 등의 물질을 주로 사용해요. 예를 들어 탄소가 0.3%만 첨가되더라도 강도가 1기가파스칼(GPa)을 쉽게 넘어 갈 수 있어요. 1기가파스칼이 얼마나 단단한 거냐면, 10원짜리 동전 크기로 35kg 어린이 710명을 견딜 수 있는 정도에요. (포스코의 기가스틸 더 보기)
단 0.3%의 탄소만으로도 어마 무시하게 단단한 철강이 만들어지는데, 탄소를 조금만 더 첨가한다면 자동차가 너무 단단해져 과자처럼 부서져버리겠죠? 안전을 위해 자동차강판의 원소 함량을 아주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중요한 일이랍니다. 그래서 포스코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강도가 높으면서도 연성 또한 좋은 강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포스코는 U-AHSS, X-AHSS, 그리고 1GPa 이상의 초고강도강인 기가스틸 등 고강도이면서 연성도 우수한 새로운 강종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더욱 좋은 강판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도 열심히 가동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서 타게 될 자동차는 더 강하고, 더 가볍고, 더 안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거에요.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운전! 오늘은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엄마아빠에게 안전운전하자고 꼭 이야기해 주세요~
* 도움말 주신 분: 포스코 기술연구원 나현택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