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경영연구원 허재용 수석연구원
AI 데이터센터 확산, 전력 확보가 최대 병목으로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 5개사의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 규모는 2025년에만 약 6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1년 사이 투자액이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국내에서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030년 전후 약 8GW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5년까지 10GW 이상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전력을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전은 건설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으로 인해 AI 데이터센터를 24시간 연속 운전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육상 전력망을 갖추려면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새로 구축해야 하지만, 대규모 부지난과 인허가 문제로 수년이 걸릴 수 있는데요. 결국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지연 없이 전력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해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넘어선 ‘바다 위 데이터센터’
부유식 데이터센터, FDC는 바다나 강 위의 구조물에 AI 서버와 발전설비를 함께 탑재하는 방식입니다. 육상 데이터센터가 겪는 부지·전력·냉각·인허가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육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FDC는 해상에 설치해 부지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발전소나 LNG 터미널, 항만 인근에 접안하면 전력망 접속을 기다리지 않고 자체 발전을 통해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냉각 측면에서도 해상 환경은 강점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데, FDC는 해수를 활용한 자연냉각과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해 냉각 전력 사용량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 ÷ (IT 장비가 순수하게 사용하는 전력량)을 나타낸 전력 사용 효율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완벽함.
글로벌 FDC 상용화 경쟁 본격화, 한국도 50MW급 대형화 설계 인증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는 해상 데이터센터의 실증과 상용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서버를 해저에 설치하는 프로젝트 나틱을 통해 냉각비 절감 가능성을 검증했으며, 미국 노틸러스 데이터 테크놀로지스와 싱가포르 케펠 데이터센터는 바지선형 해상 데이터센터 실증도 진행했습니다.

다만 기존 실증 사례는 대부분 10MW 이하 규모이거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2026년 4월 미국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미국선급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 LR으로부터 50MW급 FDC 개념설계 인증(AiP)을 획득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표준 모델은 길이 190m, 폭 60m, 깊이 20m 규모의 바지선형 구조물로, 50MW급 AI 서버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자체 발전설비로는 80MW급 LNG 발전을 적용하고, 선체 하부에는 1만㎥급 LNG 저장탱크 2기를 배치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조감도. 사진 출처: 삼성중공업
발전설비는 정상 운전에 꼭 필요한 설비가 N대일 때 예비 1대를 더 비치하는 N+1 이중화 구조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으며, 고밀도 AI 연산에 따른 순간적인 전력 피크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여유 전력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모듈을 추가하거나 여러 대를 병렬로 접안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 용량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50MW급 FDC 개념설계 인증(AiP)을 확보하고 ABB, 무스테리안(Mousterian), 수퍼마이크로(Supermicro), 캐피털(Capital)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전력 시스템, AI 서버 운용, 프로젝트 개발 및 투자 분야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해상 데이터센터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조선사가 선체 또는 해상 플랫폼 제작에 그칠 경우 수익성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실제 부가가치는 발전·전력기기, 서버, 냉각장비 등 내부 설비 공급업체에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는 부유식 데이터센터가 조선산업만의 영역이라기보다 에너지·전력·데이터·냉각 등 다양한 인프라 산업이 결합된 사업 모델임을 의미합니다.
FDC의 상용화 과제와 산업적 기회
FDC는 육상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부지·전력망·냉각·인허가 제약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AI 인프라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상 환경에서의 서버 안정성, 연료 공급과 배출가스 관리, 해저·해상 통신망, 안전·환경 규제 및 운영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광양 제1LNG터미널 전경.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FDC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핵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중요합니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 한 척을 운영하려면 전력, 연료, 냉각, 그리고 해수에 견디는 강재가 필요합니다. 특히 광양은 항만·발전·철강 인프라와 함께 LNG 수입·저장·기화 설비가 인접해 있어, FDC 운영에 필요한 전력·연료·소재·물류 인프라의 연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지역입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면 신규 부지와 설비 조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여지도 있습니다.
향후 실증을 통해 기술성과 경제성이 확인된다면 FDC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병목을 보완하는 수단을 넘어, 조선·에너지·데이터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인프라 모델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한 번 구축되면 10~20년간 운영되는 장기 인프라 사업에 가깝기 때문에, 포스코그룹의 철강·에너지·건설 등 연관 산업에서도 소재와 설비 공급을 넘어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자료
– 파이낸스스코프, ‘26.4.24., 삼성중공업,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글로벌 선급 인증…美 시장 진출 정조준
– EBN, ’26., 「AI 서버 싣고 전기까지 생산」…삼성중공업 FDC 설계(190m 바지선·80MW 발전·해수냉각 제원)
– 블로터·MS TODAY, ‘26.6~7., AI 수출국 띄운 최태원…SKT 15GW AIDC에 투자 / AI 심장에 550조…데이터센터 국가 인프라로
– 이코노미톡뉴스, ‘26.7., 「18.4GW급 전기하마 전력수급은?」(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설비 부족 전망)
– 일렉트릭파워/포스코그룹 뉴스룸, ’24~’25.,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제1 LNG터미널 종합준공(93만㎘)·제2터미널 증설
– 인베스트조선, ’26.8.10 삼성중공업 M3 엔지니어링 계약·수익성 논쟁
– 서울경제, ’26.7.6 2028년 니어쇼어 모델·무디스 3조 달러
– DS투자증권, ’26.6.25 초기 시장 니어쇼어 70~100MW 시리즈 발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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