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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솔루션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확실히 느꼈죠” 포스코 AI 경진대회 수상팀 인터뷰

“AI 솔루션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확실히 느꼈죠” 포스코 AI 경진대회 수상팀 인터뷰

2018/11/15

세계적인 기업들 사이에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와 같은 IT 기반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AI 인재를 찾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카카오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참여를 통해 글로벌 AI 인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연결과 초지능이다. 초연결을 위한 핵심 키워드가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라면, 초지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다. 초연결과 초지능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게 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재를 찾아 나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포스코 역시 사내 인공지능 전문가 육성을 위해 2017년부터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일반인 대상으로 AI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언뜻 철강기업과 AI 기술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성황리에 막을 내린 AI 경진대회의 과제(철강 원료 가격 변동 추이 예측, 선박 하역 부두 너울성 파도 발생 시점 예측, 포스코 사내 식당 식사 인원 예측)를 살펴 보면 AI 기술의 활용도는 어쩌면 산업 형태와 무관할 정도로 광범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깝게는 사내 식당에서부터 멀게는 철강 원료의 가격 예측에까지 AI 기술은 다양하게 변주되어 사용될 수 있다.

이번 AI 경진대회에 참가해 각 과제별 최종 우승을 한 3개의 팀 세리오, 제로콜라 그리고 Fast Learner

이번 AI 경진대회에 참가해 각 과제별 최종 우승을 한 팀 세리오, 제로콜라, Fast Learner 등 3개 팀을 만나 대회 참여 과정의 뒷얘기와 앞으로의 AI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 역시 “AI 기술이 향후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 더 과감하게 적용해도 되겠다는 자신감 생겼어요”_팀 세리오

AI 경진대회에 과제별 최종우승을 한 팀 세리오

팀 세리오의 이재호, 김동우 씨는 포항공과대학교 대학원 소속으로 같은 연구실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연구실에서 공부해 온 AI 지식을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교내 게시판에 부착된 포스터를 보자마자 참가를 결심했다.

3개 과제 중 철강 원료 가격 변동 추이 예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재호 씨는 “가장 경제적 파급력인 큰 문제일 뿐 아니라, 추후에 비슷한 다른 시계열 예측 문제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있는 모델 개발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펜과 계산기가 그래프가 그려진 종이 위에 올려져 있다

팀 세리오는 솔루션을 제출하기 위해 사람의 인지 과정에서 본 딴 Dual-stage Attention based RNN(DA_RNN)이라는 모델을 활용했다. 사람은 어떤 특정 물체를 인지할 때 먼저 주변의 관심이 가는 영역을 인식하고, 그 이후에 관심 영역으로부터 물체의 특징을 파악하여 최종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DA_RNN은 이와 비슷하게 여러 변수들로부터 학습을 통해 중요한 변수들에 가중치를 매기고 이를 다시 학습에 이용하는 구조다. 다소 복잡한 모델이기 때문에 코딩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결과물이 나오고부터는 본인들이 개발한 모델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발표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경진대회에서 참가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AI 연구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답했다. 이재호 씨는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모델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앞으로 AI를 좀 더 과감히 적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는 끝났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팀 세리오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촉박한 시간 탓에 경진대회에서 미처 적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대회 후에도 다각적으로 적용해 보고 있는 중이다.

“콜라처럼 톡 쏘는 솔루션, 진로 고민도 해결했죠”_제로콜라

AI 경진대회에 과제별 최종우승을 한 팀 제로콜라

제로콜라 팀의 조용우, 한규수 씨는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재학 중(각각 석사 과정, 학사 과정)인 것 외에도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제로콜라를 좋아한다는 것. 팀명을 짓는데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어떻게 콜라처럼 톡 쏘는 솔루션을 제출할 수 있었을까?

제로콜라 팀이 도전한 과제는 선박 하역 부두 너울성 파도 발생 시점 예측. 올해 초부터 AI, 특히 딥러닝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오고 있던 이들에게 이 과제는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결과 예측을 위해 동해시부터 울산시까지의 기상데이터와 울릉도와 독도에 이르기까지 동해 해상에 위치한 기상데이터(총 33개 관측소)를 사용했다. 주요 예측 인자는 수온, 유의 파고, 파주기, 파향, 풍향 등이었으며, 모든 데이터는 1시간 간격으로 관측된 것들이다.

거대한 너울성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

하지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이 너울성 파도의 발생 원인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은 총 248개의 시공간적 예측 인자들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RSCNN(Random Shuffle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이라는 모델을 설계하여 모델마다 서로 다른 예측 인자 묶음을 기반으로 학습시켰고, 이런 모델을 수십 개 생성하여 앙상블 기법을 통해 너울성 파도 유무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완성했다.

조용우 씨는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고 한다. AI 모델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도전적인 느낌을 받았는데, 이를 해결하는 데서 오는 재미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진로도 AI 연구로 굳어졌다고 한다.

“독학으로 익힌 AI 솔루션, 검증하는 무대였죠”_ Fast Learner

AI 경진대회에 과제별 최종 우승을 한 팀 Fast Learner

Fast Learner 팀의 노영빈 씨는 AI와는 무관한 경영학을 전공 중인데다 혼자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지금껏 AI 공부를 독학으로 해왔던 탓에 이번 대회를 통해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고.

그가 포스코 사내 식당 식사 인원 예측이라는 주제를 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텍스트 데이터를 다루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는 점 때문. 흔히 자연어 처리로 불리는 텍스트 데이터 마이닝은 AI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고 인기가 많기 때문에 항상 경험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또한 이 분야는 비전공자 입장에서 큰 배경지식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부분도 작용했다.

노영빈 씨가 활용한 모델은 ‘의사결정나무’를 수백 개 만들어 예측 오차를 줄이는 ‘XGBoost’라는 알고리즘이다. 의사결정나무는 머신러닝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알고리즘으로, 마치 스무고개처럼 정답의 범위를 좁혀 나가 최종적으로 정확한 예측을 해내는 방법론이다. 그는 최종적으로 ‘XGBoost’를 하나 더 만들어 예측력을 추가적으로 높이는 ‘앙상블 기법’을 활용했다.

사람들이 차려진 음식을 담고 있는 모습

노영빈 씨는 “과제 제출 후 발표를 위해 오히려 더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그는 “본선 발표에서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참가자들이 많다고 느꼈다. 혼자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공부하는 것도 큰 배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제안한 알고리즘을 실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포스코 사내 식당의 잔반량을 줄이는데 쓰인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포스코가 주최한 이번 AI경진대회의 과제별 우승팀들 단체 기념사진

과제별 우승팀들은 모두 대회가 끝난 후에도 자신들이 제출한 솔루션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우승을 향해 매진하다 보니 놓친 부분들을 보완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그들은 포스코가 주최한 이번 AI 경진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시간이었다며 AI 연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대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길 권했다. 대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몰랐던 부분을 익힐 수 있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AI 연구에 대해 진지하게 답하는 젊은 연구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열정이 있다면 우리나라 AI 연구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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