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중소기업의 현장을 조명한다.
기술로 하나되는 포스코그룹과 중소기업의 상생 스토리를 확인해보자!
클래드 파이프·연결용 부품 전문 생산 기업, 클래드코리아
클래드코리아는 포스코 기술나눔으로 총 6건의 특허기술을 이전 받았다. 이중, ‘관형소재 용접용 정렬장치’ 기술이 클래드코리아의 당면 과제 해결과 기술 경쟁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특허 나눔부터 기술 개발, 그리고 시장에서 결실을 맺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배관 제작 기술의 도전 과제! 어떻게 튼튼하게 이어 붙일 것인가?
기술을 소개하기 전, 먼저 클래드코리아의 주력 제품인 클래드 배관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클래드(clad)라는 개념은 모두에게 다소 생소할 것이다. 클래드 기술은 서로 다른 금속 소재를 결합해 각 금속의 장점만을 취하는 방식이다. 클래드 소재의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다른 성질을 지닌 이종 소재를 접합하는 기술이 다소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배관은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는 길이가 제한되어 있어 부품을 계속 이어 붙여 건설해야 한다. 배관은 파이프와 방향, 유량 등을 바꿔주는 부품(피팅 : 엘보우, 티 등)의 연속 조합인데, 원유, 가스를 수송하는 관은 1000㎞ 넘게 이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질도 도전 과제를 안겨준다. 원유는 부식성이 강하고, 가스는 기본적으로 높은 압력이 걸리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부위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접합 부위도 충분한 내부식, 내압 성능을 지녀야 한다.
배관 소재들은 용접으로 접합한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문제는 튼튼하고 균일한 품질로 용접하면 해결할 수 있다. 현장에서 용접을 할 때는 자재를 같은 높이와 각도로 정확히 정렬해야 한다. 보통 숙련된 노동자가 수동으로 정렬을 하곤 하는데, 이를 저희는 ‘핏업(fit up) 정렬’이라고 부른다.
노동자의 숙련도에 따라 정렬 정도에 편차가 있고,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생산성이 많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량률도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이 많았다. 클래드코리아 자체 개발한 자동용접기술이 있었지만, 용접 대상인 부재들을 수동으로 정렬하는 과정에서 병목 구간이 발생해 자동화의 효과가 많이 떨어졌다.
튼튼한 접합의 핵심은 정확한 정렬!
포스코 기술나눔 특허 ‘관형소재 용접용 정렬장치’에서 답을 찾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2017년 기술나눔으로 획득한 포스코의 ‘관형소재 용접용 정렬장치’ 특허에서 찾을 수 있었다. 관형소재란 관처럼 보이는 소재, 즉 배관을 말한다. 2개의 관을 이어 붙일 때 보통 한 쪽 끝을 다른 쪽 끝 안쪽으로 일정 부분 들어가도록 해 겹친(over-lap) 뒤 용접을 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이때 관의 직경에 비해 소재의 두께 자체가 충분히 두껍지 않으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형상이 찌그러질 수 있고, 겹친 두 개의 배관 단면이 정확히 동심원을 이루도록 중심을 맞추는 작업도 쉽지 않다. 모두 균일한 용접 품질을 얻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이다.
포스코의 관형소재 용접용 정렬장치는 배관의 끝부분에 링 형태의 보조 기구를 덧대는 형태이다. 장치 안에는 자석이 여러 개 들어있다.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 두 관형 소재의 중심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기술나눔 특허가 일궈낸 가능성
개선을 뛰어넘어 신기술 개발까지
클래드코리아는 이 특허 기술을 바로 현장에 적용했고, 수작업에 의존하던 정렬 작업을 반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로써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작업자의 피로도가 크게 줄었고 납기 단축, 품질 증가 등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공정은 40%를 단축했고, 단위작업 당 소요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약 30% 끌어올렸다. 수작업을 기계로 대체함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
클래드코리아는 기존 작업을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갔다. 반자동 정렬 방식을 자동으로 전환하고 기존 자동 용접 시스템과 연계한 것이다. 지속적인 제어 시스템 개선을 거쳐 이제는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관형소재의 완전한 공장자동화 구현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클래드코리아가 신규 등록한 특허 수는 29건에 달한다.
2017년 기술이전으로 받은 특허기술 6건이 4배가 넘는 또 다른 특허로 이어지며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클래드코리아의 기술과 니즈, 그리고 포스코 기술이전 특허의 완벽한 ‘정렬’이 있었다.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다방면에 걸친 격차는 자주 걸림돌로 지적되곤 한다. 때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을 직간접적으로 빼앗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상생의 정신으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한다.
지역사회와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지원 활동도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효과를 내도록 프로그램하는 것을 봐왔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수익을 낼 때까지, 투자 비용과 인력 투입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술나눔 제도와 포스코의 특허 기술은 저희 클래드코리아를 비롯한 많은 중소기업들이 거침없이 가능성을 펼쳐 미래로 가 닿을 수 있도록 길을 내어주는 쭉 뻗은 파이프라인과도 같다.
클래드코리아는 이처럼 특허기술 개발의 중요성과 그것을 산업 생태계와 함께 나눴을 때 가치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알기에 향후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 제조업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건설부문 스마트 생산협업 시스템(Smart Logistics & Production Automation System, 이하 SLAS®)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 요소기술을 적극 활용해 생산과 물류를 자동화하는 체계이다. 이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면 조선사, 중소중견협력회사 등과 공유해 국내 조선·해양플랜트·건설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로봇 자동 Fit Up장치 △레이저-하이브리드 협개선 용접 시스템 △로봇 레이저 비전 스캔 검사 등 신기술을 개발해 스마트 공정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