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직장인이 회사에 다니면서 이 같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병행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상존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지난 9년간 꾸준히 공부해온 포스코인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정도경영실 감사 2그룹에서 근무 중인 이창하 씨다.
그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투자한 시간을 따져보니 무려 6,240시간에 달했다. 이창하 씨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목표를 꿈꾸고 이뤄냈는지 들어보자.
l 작심 9년!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샐러던트
샐러던트(Saladent)는 샐러리맨(Salaryman)과 학생을 뜻하는 스튜던트(Student)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공부하는 직장인이라는 뜻이다. 이창하 씨가 그동안 지치지 않고 샐러던트로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2010년 마케팅 부서에 입사해 5년간 재무실에서 세무 업무를 담당해온 이창하 씨는 올해 감사 2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9년간 샐러던트로 꾸준히 노력해온 그는 지금도 자신만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출퇴근 전후로는 물론이고 주말마다 20시간 이상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4년간 공부해왔어요. 그 결과 지난해 11월 세무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과여서 기쁨도 남달랐죠.”
어떤 일에 열정을 갖고 꾸준히 몰입하기 위해서는 동기가 중요하다. 그의 경우에는 포스코 입사 전 다른 회사에서 만난 멘토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하나는 사회생활에서는 방학도 학년도 없으니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목표를 정해 꾸준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대부분 편하고 겉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업무를 맡고 싶어 하는데 누구나 원하는 자리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그만큼 대체도 쉽다는 이야기였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업무를 찾아 노력하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당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저에게 멘토의 말은 정말 좋은 자극이 되었어요.”
멘토의 목소리를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이창하 씨는 포스코에 입사해 즐겁게 일하면서도 ‘내 일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꾸준히 고민할 수 있었다.
l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것이다
어느 날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회사 조직도 내 세무 업무였다. 자신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한 업무였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오히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그렇게 이창하 씨의 도전은 시작됐고, 이후 재무실 세무 그룹에 몸담게 됐다.
“세무의 ‘세’자도 모르던 제가 세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어요. 용어도 난해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두께의 세법과 회계학책들이 낯설었지만, 실무와 100% 연결되는 실용적이라는 학문이란 생각에 세무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죠.”
확고한 동기 부여와 꾸준한 관심, 뚜렷한 목표를 정해 달려온 결과 세무사 자격증이라는 만족스러운 결실을 얻었다.
세무 업무를 하게 된 그는 법무·회계법인의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직·간접적으로 체득했다.
“작년까지는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세정과나 기재부 세제실,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직원들과도 함께 일했죠. 처음엔 업무 테이블에서 오간 이야기에 반박하기는커녕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기도 어려운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공부하다 보니 전문가와의 대화에서 제가 주도권을 갖고 이야기를 끌어나가게 되더라고요.”
이창하 씨는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공부를 거른 날이 없다고 한다. 그런 그의 곁을 듬직한 모습으로 함께하는 벗은 세무 담당자의 제1 필수품, 조세법전이다. 투박한 사전 안에 각종 어려운 용어가 깨알 같이 채워져 있어 보기도 쉽지 않지만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킨 소중한 물건이다.
l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합니다.”
대학 시절부터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는 이창하 씨. 학창시절에도 아르바이트보다는 공부와 공모전에 집중해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으며, 학자금 대출 없이 학비의 70%를 장학금으로 충당했다.
“타고난 천재성은 없지만, 근성을 갖고 될 때까지 노력하면 분명 내 힘으로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계속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각종 공모전에 출전한 그는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비롯해 화려한 수상경력을 보유했다. 취업 후에도 이러한 열정이 관련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세무사 자격증을 비롯해 재경 관리사, 국제무역사, 무역 영어 1급, AFPK(공인재무설계사), 기업자금관리사, 금융자산관리사(FP), 마이크로소프트 공인 시스템엔지니어(MCSE) 등을 보유 중이다.
“학창시절을 공부만 하면서 보낸 건 아녜요.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패키지여행을 선호하지만 20대만 해도 혼자 해외여행 다니는 것을 무척 즐겼답니다. 군 제대 직후 당시 토익 600점 대의 영어 실력으로 겁도 없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기도 했어요. 학교와 정부의 지원으로 세계 각지의 박람회 등에 참여했던 경험도 기억에 남네요.”
이창하 씨는 2년 전 포스코 사내 채널 포스코투데이에서 ‘세무톡톡’ 시리즈를 연재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세무 상식을 주제로 한 글이었는데 많은 포스코인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올 초 부서를 옮겨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분주하지만, 올해부터는 삶의 무게중심을 다른 곳으로 옮겨 좀 더 다양한 일을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창하 씨는 세무 관련 업무를 하다가 세무사 자격시험으로 전문성을 강화한 것과 같이 새로 옮긴 부서의 업무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는 우선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직장인 금융 세법 교실이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알차게 쓰려고 합니다. 세무톡톡 시즌 1 내용을 다듬어서 책으로도 만들어 보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연재 시리즈를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이 쉽게 보고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하고 싶은 계획도 있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늦었다고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포스코의 대표 샐러던트인 이창하 씨의 노력과 앞으로 이루어 나갈 성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