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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이 글로벌 리튬 자원 확보에 나선 이유 [전문가의 시선]

전문가의 시선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리튬 자원 확보에 나선 이유 [전문가의 시선]

2025/12/01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소재보국’ 실현을 향한 핵심 전략으로 대규모 리튬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투자 대상은 호주 리튬 광산 지분과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광권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이를 통해 안정적인 리튬 생산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리튬 투자의 전략적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포스코그룹의 향후 리튬 사업 전망을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연구원과 함께 자세히 살펴본다.


Q. 이번 호주 광산 지분 투자와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 추가 인수의 주요 내용과 투자 배경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리튬은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AI, 드론, 차세대 항공기, 우주 개발 분야는 물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에도 리튬 기반 배터리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 배터리들이 상용화될 경우 리튬 수요는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리튬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원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홀딩스는 미래 신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오랜 검토 끝에 대규모 리튬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하나는 호주 리튬 광산 지분 투자, 다른 하나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 광권 인수입니다. 이번 투자에는 고품질 리튬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스코홀딩스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Q. 포스코홀딩스가 투자한 호주 리튬 광산 두 곳의 자원 특성과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리튬 품위가 높아 ‘티어 1(Tier-1)’으로 분류되는 광산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곳이 있는데요. 대부분 서호주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 중 ‘워지나(Wodgina)’와 ‘마운트마리온(Mt.Marion)’ 두 광산 지분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미네랄 리소스(Mineral Resources)社와 공동 설립한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지분 30%를 보유한 워지나(Wodgina·왼쪽) 광산과 마운트마리온(Mt.Marion) 광산. (오른쪽 사진 출처 : 미네랄 리소스 홈페이지)

먼저 워지나 광산은 리튬이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형태인 탄산리튬 기준 약 650만 톤(LCE)*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된 바 있습니다. 스포듀민(Spodumene)이라는 광물은 농축 과정을 거쳐 리튬 함량을 높인 정광 형태로 생산되는데, 워지나 광산의 스포듀민은 약 5.5%에 달하는 리튬을 추출할 수 있어 우량 광산으로 평가됩니다. 마운트마리온 광산 역시 리튬 탄산염 기준 약 210만 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포듀민 정광 품위도 5%에 가까워 고품질 리튬 자원으로 인정받습니다.

*LCE(Lithium Carbonate Equivalent) : 리튬 함량을 탄산리튬으로 환산한 양.

현재 두 광산은 호주의 미네랄 리소스(Mineral Resources)社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포스코홀딩스는 미네랄 리소스와 공동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여기에 약 7억 6500만 달러(한화 1조 원)를 투자해 중간지주회사의 지분 30%를 인수할 계획입니다.

Q. 호주 리튬 광산 지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사업적 효과가 궁금합니다.

워지나와 마운트마리온 두 광산의 지분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연간 27만 톤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는 두 광산의 생산 능력 확장 계획을 반영한 수치인데요. 수산화리튬 3만 7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며, 전기차 약 86만 대에 들어가는 분량입니다. 또한 두 광산 모두 스포듀민 농축물 생산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스포듀민 정광 판매 수익은 물론,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스포듀민 정광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광석 리튬은 생산 비용에서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광산과 생산 공정의 통합 관리 여부가 전체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더라도 원료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죠. 따라서 이번 광산 투자로 원재료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는 물론, 원재료 가격 변동의 영향을 완화하고,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Q. 추가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은 기존에 보유한 염호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호주 광산 지분 투자와 함께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추가 광권도 인수할 계획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에 이미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전체 약 6만 헥타르 중 북쪽 광권 약 2만 5000 헥타르 규모의 광권을 확보한 바 있는데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리튬 함유량이 많고 불순물이 적은 고품위 염수로 손꼽히기 때문에, 세계적인 리튬 수요 급증 전망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추가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이번에 인수할 염호는 포스코홀딩스가 건설 중인 리튬 공장 부지와 인접한 구역으로, 현재 캐나다계 기업 리튬 사우스(Lithium South)의 아르헨티나 현지법인 엔알지 메탈(NRG Metal)이 광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 지분 100%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염호와의 연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Q. 염호 광권 추가 확보가 리튬 공급망과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시나요?

포스코홀딩스가 새로 지분을 인수하게 될 염호는 탄산리튬 기준 약 158만 톤(LCE) 규모이며, 평균 리튬 농도는 736mg/L로 불순물이 적어 매우 우수한 염수 자원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기존에 보유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안에 있는 광권이기 때문에 염수 성분이 유사하므로, 추출 공정·현지 인프라·사업 운영 경험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죠. 이러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증발지에서 수년에 걸쳐 리튬을 추출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리튬 직접 추출 기술(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방식은 공정 시간이 짧고, 리튬 회수율이 높으며, 넓은 증발지가 필요 없고 물·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염호 리튬 채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염호 광권이 추가 확보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규모의 리튬 탄산염 생산 인프라를 갖추게 되며, DLE 기술 실증이 완료되고, 상용화될 경우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리튬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Q. 최근 포스코그룹은 호주와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며 핵심광물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데요.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궁금합니다.

포스코그룹은 호주 광산에서 채굴된 스포듀민을 공급받아 2024년부터 국내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호주와의 이러한 공급망 협력 강화는 최근 호주 광산 지분 투자로 이어졌으며, 호주 주요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 확대와 리튬·희토류 등 핵심광물 연구개발 역량 강화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가 11월 19일 호주 대표 연구기관인 호주원자력과학기술기구(ANSTO: Australian Nuclear Science and Technology Organisation)와 핵심광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기수 포스코그룹 CTO, 올레 나코네 ANSTO 본부장.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호주 현지에 자원 전문 연구거점인 ‘호주핵심자원연구소(Australia Critical Minerals R&D Lab)’를 설립했으며, 11월에는 호주 정부 산하 대표 연구기관이자 핵심광물 R&D 허브기관인 ‘호주원자력과학기술기구(ANSTO: Australian Nuclear Science and Technology Organisation)’와 핵심광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핵심광물 제련기술 개발, 물성 분석 기술 고도화 등 다양한 공동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정기적인 기술 교류회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Q. 이번 대규모 투자가 포스코그룹의 리튬 장기 사업 전략과 글로벌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이번 우량 리튬 자원 선점을 계기로 고품질 리튬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톱티어 리튬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는 리튬 생산을 준비하는 기업이 총 65곳이며, 그중 2025년 리튬 생산량 전망치 기준 상위 5개 기업은 미국의 앨버말(Albemarle), 중국의 간펑(Ganfeng), 칠레의 SQM, 호주의 리오 틴토(Rio Tinto), 중국의 톈치(Tianqi) 순입니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우량 자원, 즉 리튬 함량이 높고 규모가 큰 광산과 염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연간 약 9만 3000톤의 리튬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5위 기업인 톈치의 약 7만 톤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따라서 향후 램프 업(Ramp-up)이 완료되고 생산이 안정화되면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리튬 생산량 TOP 10에 진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광산에서 생산되는 스포듀민과 염호에서 추출되는 리튬을 동시에 확보한 만큼, 시장 성장기에 리튬 생산(제련)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큰데요. 이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주력으로 생산 중인 수산화리튬뿐만 아니라 탄산리튬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수급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공급망 다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포스코그룹은 리튬 시황이나 정책 등을 모니터링 하면서 투자 규모와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호주 리튬 광산 지분 투자와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 추가 인수는 포스코홀딩스의 미래 성장 투자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리튬 우량 자원 확보라는 청사진이 실현된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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