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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미술관] 2025 기획전 《The Hidden Chapter – 오백 년 만에 돌아온 조선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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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미술관] 2025 기획전 《The Hidden Chapter – 오백 년 만에 돌아온 조선서화》

2025/08/21

포스코미술관은 8월 19일부터 11월 9일까지 잊혀진 조선 미술사의 한 장을 새롭게 펼친다. 이번 기획전 《The Hidden Chapter – 오백 년 만에 돌아온 조선서화》에서는 일본 교토의 고미술품점 이조당(李朝堂)을 운영하며 40여 년간 한국 고미술품을 수집해온 이리에 다케오(入江毅夫)의 ‘유현재(幽玄齋)’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조선 초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산수화, 인물·풍속화, 화조·영모화, 궁중화, 불화, 서예 등 다양한 장르가 망라되어 있으며, 조선통신사로 일본을 방문했던 화원들의 귀중한 회화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오랜 세월 타국에 머물렀던 조선 서화와 예술혼을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역사적 가치와 예술성을 재발견하며, 조선 미술사의 빈 페이지를 채워나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유현재(幽玄齋)’는 고미술품 수집가 이리에 다케오(入江毅夫)가 자신의 자택에 붙인 당호다. 그는 유현재를 통해 조선과 일본의 문화 교류 속에서 전해진 조선 화원, 문인, 중인, 통신사 등 다양한 계층의 글씨와 그림을 수집해 왔다. 1996년에는 중국과 한국의 고미술품 730여 점을 수록한 『유현재선 한국 고서화도록(幽玄齋選韓國古書畵圖錄)』 을 발간해 한국 고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유현재는 일본의 저명한 한국미술 소장처로 알려지게 된다. 이듬해 재일교포 3세 수장가 나카무라(中村)에게 유현재 컬렉션이 넘어갔으나, 나카무라의 사망 후 한국 관련 소장품 125점이 민간의 노력으로 한국에 환수됐다.

▲『유현재선 한국 고서화도록(幽玄齋選韓國古書畵圖錄)』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오백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우리 민족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을 포스코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재 환수가 역사적 진실 복원과 민족 자긍심 회복에 끼치는 의미를 알리고, 조선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여 학술 연구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포스코미술관은 동시대 미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고미술 전시도 함께 선보이며, 시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가치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바람이 담겨 있다. 전시를 감상하는 동안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우리의 옛 그림과 글씨를 쉽고 친근하게 감상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한국미술의 가치와 변화 과정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관계회도>는 조선의 군사와 국방 업무를 담당했던 병조(兵曹)들이 함께 모여 계모임을 하는 풍경을 담은 계회도(契會圖)다. 이들은 계회를 통해 서로의 결속을 다지고, 그날의 뜻깊은 순간을 기념하고자 종종 이와 같은 그림을 남겼다. 계회도는 단순한 그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풍속화적 성격을 띠면서 문인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작품은, 조선시대의 사회적 교류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조선후기 문인화가 이방운. 그의 생애와 출신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등 회화 전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인물로, 지금까지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고 전한다.

이 작품은 그의 산수화 중에서도 중국의 고시(古時)를 그림과 함께 구현한 작품이다. 산에 은거(隱居) 중인 문인의 생활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활달하고 호방한 수묵 그림체와 매 폭마다 당나라의 저명한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구가 적혀 있는 게 특징이다. 과거의 문인들이 꿈꾸던 이상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감동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과 공감을 전해준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일본에서 조선 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조선통신사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문화 교류에 있어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 공식 외교 사절단이었다. 이 사절단에는 조선의 뛰어난 예술가들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중 한 명이 바로 <달마도>를 그린 연담 김명국이다. 불교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대사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힘차고 자유분방한 필치가 두드러진다. <달마도>는 조선과 일본 간 문화적 교류가 낳은 소중한 산물로서, 오늘날에도 그 깊은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전체 너비가 3.8m에 이르는 목마도 8폭병풍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조선시대 목마도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목마도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목장 풍경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그림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조선 왕실의 영광과 국가의 번영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림 속 스물두 마리의 말들은 중국 고대 국가의 번영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조선 건국을 위해 싸운 명마 ‘팔준(八駿)’의 용맹한 모습을 결합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 병풍은 조선 후기 말 그림의 예술적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걸작으로, 그 화려함과 뛰어난 기법에서 높은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 작품은 한 개인이 일생 동안 맞이하는 중요한 순간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첫 번째 폭에는 첫돌을 맞은 아이의 돌잔치 장면이 그려져 있으며, 아이가 돌상에서 어떤 물건을 집을지 기대하는 가족들의 시선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관람자는 자연스럽게 그 시선을 따라가게 된다. 두 번째 폭부터 네 번째 폭까지는 아이가 성장하여 혼례를 올리고, 관직 생활을 시작하며, 혼인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를 여는 장면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개인의 일생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따라가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다섯 번째 폭에는 영의정이 종각 사거리를 지나 퇴근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조선 후기 서울의 번화가와 당시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평생도>는 그 시대 사람들이 바랐던 이상적인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단순한 출세와 성공에 대한 소망을 넘어 당대의 문화적·사회적 가치관을 반영한 예술적 표현으로서의 의의도 지닌다.

 

오백 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조선의 서화.

이번 전시가 우리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정기 도슨트 안내 : 전시 기간 중 매일 12:30, 15:00 두 차례 진행, 별도 신청 없이 참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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