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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시선] LNG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 포스코 고망간강

전문가의 시선

[전문가의 시선] LNG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 포스코 고망간강

2025/03/13

[전문가의 시선] LNG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 포스코 고망간강, 고망간강 생산 제철소 현장 배경 위로 포스코 이순기 수석연구원의 정면 사진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관세와 연계해 통상 협상 카드로 활발히 활용함에 따라 LNG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 2008년부터 국제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NG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소재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한 포스코는 망간 합금강을 주목하며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고망간강 개발부터 인증, 상업화까지… 미래 신소재 역사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 이순기 수석연구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고부가가치 소재인 고망간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포스코 고유의 고망간강은 어떤 품종이며, 특별한 제조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왼쪽, 고망간강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일러스트로 표현되어 있음. 오른쪽 고망간강의 특징이 제철소 롤러 일러스트와 함께 표현되어 있듬음. 고강도, 우수한 충격인성(항복강도 400Pad이상), -196도 100J 이상, 표층, 중심 균일한 조직

포스코 고망간강은 철에 망간(Mn, 22.5~25.5%)을 다량 첨가한 신철강 소재입니다. 기존의 스테인레스강, 9% 니켈강, 인바합금과 비교하여 동등 수준의 특성임에도 원가 경쟁력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영하 196℃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LNG 저장탱크와 운반선 제작에 적합한 소재입니다.

강철에 망간을 첨가하는 시점, 뜨거운 쇳물에 고체 망간을 그대로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전 단계에서 망간을 녹여 액체 상태로 넣습니다. 일반적으로 강철에 망간을 첨가하면 내마모성과 강도가 높아지는 반면 어쩔 수 없이 연성(잘 늘어나는 성질)이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포스코는 수십 년간 철강분야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의 산물인 제어압연과 냉각기술로 망간을 포함하면서도 연성이 우수한 제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는 후판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고망간강 성분 등 제품과 제품을 만드는 제조법을 패키지로 묶어 하나의 특허로 등록해 두었습니다.

Q. 쇳물의 온도를 낮추지 않기 위해 망간을 녹여서 투입한다고 하셨는데, 경쟁사가 녹이는 설비를 갖추면 포스코를 따라잡을 수 있지 않나요?

단순하게 설명했지만 제작 기술 사이사이에 포스코만의 기술이 있습니다. 망간은 합금이 많은데 합금은 불순물도 많습니다. 중간 과정에서 불순물 정제도 중요하죠. 용융상태의 망간을 예측하는 것도 숨어 있는 기술입니다.  용융상태의 망간을 만들고 보온로에 저장하는 설비, 기술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Q. 고망간강은 포스코에서만 생산할 수 있나요?

범용 고망간강은 일부 철강사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망간의 비율이 높은 극저온용(24%), 슬러리파이프용(18%) 등 에너지산업용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가장 기술력이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경쟁소재 대비 포스코 고망간강의 강점이 궁금합니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LNG 운송, 저장용 소재로서 모든 조건을 만족할 뿐만 아니라 기존 적용하던 소재보다 비교우위의 장점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소재 성질과 가공성에서는 강도가 높으면서 연신율* 또한 우수하죠.

LNG 운송, 저장용 철강 소재는 모두 값비싼 니켈을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포스코 고망간강은 니켈을 모두 망간으로 대체했습니다. 고망간강에 첨가하는 망간은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기존 소재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합니다. 연신율이 커서 가공이 잘 되고 소재 특성 상 수소에도 잘 견딥니다. 최근 암모니아에 적용 가능하다고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천연가스,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 대부분의 액화가스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연신율(延伸率) : 강재가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

Q. 현재는 주로 어떤 시장에 사용되고 있나요?

포스코 고망간강을 적용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터미널 탱크의 내외부 모습이 있다.

현재는 광양 LNG 터미널(5•6호기), 한화오션 초대형 원유운반선, 컨테이너운반선의 LNG 연료탱크와 지상 LNG 저장탱크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LNG 운반선 및 다른 용도들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LNG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포스코 고망간강을 적용해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Q. 고망간강이 언젠가 LNG 추진선뿐만 아니라, LNG 수송선에도 쓰일 수 있을까요? 만약 후판을 쓰면 기존의 기술력 대비 용량이 떨어지진 않나요?

고망간강이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그림.

포스코는 고망간강을 두꺼운 후판제품으로 생산합니다. 육상저장탱크는 후판으로 건설하고 LNG 운반선의 경우 얇은 박판(약 0.7~1.2㎜, 멤브레인) 또는 6㎜에서 최대 40㎜까지의 후판으로 만들 수 있는데, 멤브레인과 비교하여 후판으로 제작하는 LNG 운반선은 내부 LNG의 출렁임에 강하고, 특히 구조적으로 튼튼하기 때문에 내외부 환경에 더 안전한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가 언급되었는데, 북극해에서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LNG 운반선이 운항하려면 쇄빙LNG선이 필요한데 이 경우 후판을 사용하는 고망간강이 더 장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용량은 감소하지 않습니다. 후판에 맞춰서 맞춰 조선사에서 선체 설계를 하니까요. 174,000㎥가 표준용량인데 여기에 맞춰서 설계변경을 하면 됩니다.

▲2024년 9월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 초청 총회발표 모습이다. 포스코 이순기 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

▲2024년 9월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 초청 총회발표

Q. 포스코의 고망간강 기술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이떤 의미인가요?

에너지용 소재를 생산하고 적용할 때는 엄격한 국제 규격을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박은 대양을 항해해야 하므로 특정한 지역•국가 규정에만 한정되지는 않고 국제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고망간강이 세계 최초로 개발되다 보니 준수해야 할 국제 규격이 당연히 없었고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들의 견제와 방해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모두 극복하고 ASTM, API, ISO, IMO 등 규격 등록에 성공했습니다. 국제 규격이 포스코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경쟁사에서 고망간강을 생산하려면 포스코가 만든 규격을 따라야하니 표스코의 기술이 세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선박 건조 및 운항 등을 규정하는 국제해사기구(UN산하기구)는 2023년 포스코의 고망간강이 최종 승인이 되었을 때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총회 발표를 요청하였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포스코와 한국 정부의 고망간강 승인 과정이 매우 성공적이며 모범적인 사례라고 판단하고 회원국들에게 이를 공유하기 위해서였죠.

Q. 장인화 회장님과 고망간강의 특별한 인연이 꽤 오래됐다고 들었습니다.

2022년 고망간강 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한화오션의 원유 운반선(왼쪽), 2024년 고망간강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한와오션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오른쪽) 모습이다.

장인화 회장님은 학생 시절 조선해양공학과 전공과 철강 연구원 생활로 조선과 철강 양쪽 분야에 깊은 이해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고망간강 연구와 사용확대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특히 고망간강의 육상 및 선박용 저장탱크에 실제 적용해 판매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트랙 레코드(실제 적용사례)*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2017년 포스코 부사장 재임 당시 광양 LNG터미널 5호기 건설이 결정되었을 무렵, 고망간강이 아닌 기성 소재를 쓰기로 했는데요. 회장님께서 직접 포스코 고망간강을 LNG터미널에 적용하라는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우리 소재의 트랙레코드를 직접 만들어 향후 시장을 개척하자는 복안이었죠. 포스코의 소재를 활용해 포스코이앤씨가 건설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용하면 그룹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또한 LNG추진선의 LNG연료탱크에 적용할 수 있게 해 선박용 신수요를 이끌어내셨습니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신소재인 고망간강을 LNG추진선 사업분야에 적용할지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선박은 그 규모 면에서 소재 안전성 담보는 필수였기 때문입니다. 회장님은 2020년 포스코 사장 재임 당시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만나 고망간강의 안전성을 적극 설명하며 적용을 위한 담판을 지었습니다. 이후 한화오션은 2022년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을 사용한 LNG 연료탱크를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탑재했으며, 이어 컨테이너선에도 이를 적용했습니다.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기술개발 결과물 및 제품을 장착 적용해 실제 작업조건과 운용환경에서 일정시간 확보한 운영 데이터.

Q. 고망간강은 현재 시장 외에도 더 큰 시장 개척 가능성이 보이는데요.

LNG 밸류체인 외에도 포스코는 고망간강의 내마모성, 비자성 특성 등을 적극 활용해 신시장 개척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심한 변형 후에도 비자성 특성이 저하되지 않아 가공이 많은 비자성 구조물(초대형 변압기), 중전기기(산업용 모터, 선박용 발전기), 전자기기유도장치(자기부상열차), 초전도핵융합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죠. 특히 고망간강은 자성을 띄지 않아 잠수함, 함정 등의 스텔스(은폐)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어 방위산업 소재로 활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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