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은 안전과 탄소저감 실천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포스코그룹의 우수한 신기술을 소개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스카핑 공정에서 외부 공기 유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정 운영을 돕는 포스코의 워터 커튼 탈질 기술을 소개합니다. 포스코그룹 신기술에 대한 수다를 계속 이어가는 기술+잇+수다, 지금 시작합니다!
제강 공정을 거쳐 불순물이 제거된 용강을 고체인 주편으로 만드는 제철소 연주 공장에서는 강판의 소재가 되는 직육면체 단면의 반제품 슬라브(Slab)를 생산하는데요. 생산된 슬라브 표면에 남아있는 불순물이나 흠집을 고압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산소를 이용해 예열, 용융*하여 제거하는 공정을 스카핑 공정이라고 합니다.
*용융 : 고체를 액체로 녹이는 것.
스카핑 공정에서 사용하는 스카핑 머신은 타 연소 설비와 달리 개방형 설비로, 항상 외부 환경(공기)에 노출돼 있어 액화천연가스와 산소 고압 분사 시 압력 차에 의해 외부 공기가 화염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데요. 이때 공기 중에 있던 질소가 고온 환경에서 산화되면 질소산화물(NOx)이 발생합니다. 질소산화물은 수증기, 오존 등과 화학 반응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대기오염의 주범이 됩니다.
포스코는 기존 현장에 적용된 탈질(脫窒) 설비 단점을 보완해 조업 환경을 개선하고, 스카핑 공정 중 외부 공기 유입을 통해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워터 커튼(Water-Curtain) 탈질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스카핑 머신 작동 시 발생하는 화염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물줄기 막을 형성해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여 질소산화물과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막는 원리인데요. 이 기술 개발로 제품(슬라브)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외부 공기 유입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였으며, 기존 탈질 설비 대비 연간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 대기보전섹션, 제강부 슬라브정정공장, 후판부 연주공장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스카핑 공정 중 외부 공기 유입으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고자 탈질 기술 적용을 검토했는데요. 기존에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조업 현장 100여 곳에 SCR*, SNCR** 등의 탈질 기술을 도입해 온 바 있으나, 이러한 기술은 각각 특정 온도 영역에서 탈질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간헐적 조업 특성상 운전 기간이 5분 이내로 이루어져 온도 유지가 어려운 스카핑 공정에서는 기술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습식 탈질 설비의 경우 약품이 섞인 물을 활용하기에 폐수 처리가 어렵고 그에 따른 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문제가 있었죠.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촉매 환원) : 배기가스에 환원제(요소수)를 분사해 촉매로써 반응시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환원시키는 기술.
**SNCR(Selective Non-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비촉매 환원) : 고온에서 촉매 없이 암모니아 또는 요소수를 배기가스에 직접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하는 기술.
이에 환경자원그룹 대기보전섹션 담당자는 실제 탈질 설비를 다루는 각 공장 현장 작업자들의 다양한 고충을 듣고 RIST와 저감 방안을 재검토했는데요. 공장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현장에서의 운영이 용이하고 질소산화물 배출을 크게 줄이는 탈질 기술 개발’이라는 목표를 정립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가장 먼저 실제 조업 현장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지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자 현장 테스트에 나섰습니다. 개발 담당자들은 공장 수리 기간 틈틈이 현장을 방문해 탈질 설비를 운용하는 작업자들과 여러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설치 방안을 모색했죠. 설치 방법이 구체화된 이후에는 분사 테스트를 위한 분사 노즐 설치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용접을 통해 분사 노즐을 고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짧은 시간 다량의 물 사용으로 이를 대응할 만한 물 공급 설비가 부재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요. 간이 물탱크와 물 공급 펌프를 테스트 현장에 갖춘 후 계속해서 물을 저장하기를 반복한 결과, 테스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워터 커튼을 형성하는 물의 입자가 작으면 외부 공기를 차단하지 못하고 스카핑 머신 후단에 위치하는 집진기 후드로 빨려 들어가 대기오염물질 저감 효과를 얻지 못하는데요. 테스트 초기에는 입자 크기를 작게 구현한 탓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물 분사 압력 및 노즐 형태를 여러 번 바꾼 시도 끝에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최적화된 입자 크기를 구현했고,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테스트 결과, 기술 적용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30~5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운영 안정성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30% 수준의 저감률이 적합하다고 판단, 최종 30% 저감 성능으로 기술 기준을 확정 지었습니다.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현장 적용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는 분사 설비 설치 위치를 선정하는 데 난관이 따랐습니다. 기술의 핵심은 화염과 최대한 가깝게 분사해 주는 것인데, 공장마다 환경이 달랐고 유사한 스카핑 머신이라도 해도 각각 차이가 있어 설치 기준을 표준화하기 어려웠던 거죠. 아울러 화염 강도가 강한 탓에 작업 중 화염 면을 잘 차단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작업이 끝날 때마다 질소산화물 농도와 슬라브 표면을 반복해서 확인했는데요. 그 결과 공장별 최적의 설비 설치 위치를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코가 개발한 워터 커튼 기술은 이미 발생한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데 그쳤던 기존 탈질 설비와 달리 질소산화물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따라서 대기오염물질 처리 비용이 매우 낮습니다. 또,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을 활용함으로써 폐수 처리 비용의 부담이 없으며, 대규모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기술 구현이 가능합니다.
기존 습식 탈질 설비 신설 시 총 481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투자비와 폐수 처리 비용을 포함한 연간 70~80억 원의 운영비가 책정됐었는데요. 워터 커튼 기술은 총투자비 27억 원, 연간 운영비 3억 9000만 원 수준으로, 습식 탈질 설비와 비교했을 때 투자비 454억 원, 운영비 약 7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환경법에 준수하는 안정적인 공정 운영이 가능해져 현장에서는 개선 명령이나 설비의 운영 정지 부담 없이 설비를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공정 중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황연 등을 원천 차단해 외부 민원을 최소화했다는 데서 기술 개발이 갖는 의미가 큽니다.
워터 커튼 탈질 설비는 현재 광양제철소 스카핑 머신 대상으로 총 4기가 설치돼 있는데요. 포항제철소의 경우 설치 필요성을 검토하고자 지난 8월, 현장 진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조업 현장의 환경 관리 수준을 향상하도록 해당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해 나갈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향후 환경 관련 법 기준 강화 시, 해당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포스코의 워터 커튼 탈질 기술이 앞으로 더 많은 조업 현장에 유용하게 쓰이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