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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포스코 기가스틸로 만든 검이 등장한다면?

화제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포스코 기가스틸로 만든 검이 등장한다면?

2018/09/18

중세 서양의 갑옷과 검, 방패로 무장한 모습.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2018년 에미상(Emmys) 시상식에서 HBO의 TV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이 6개 부문에서 수상을 차지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11년 4월 처음 방송된 이후 지금까지 일곱 편의 시리즈가 방영됐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작가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각색한 작품으로 허구의 세계인 웨스테로스 대륙에 위치한 일곱 개 왕국(세븐 킹덤)의 통치권, 철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그려낸 판타지 액션 드라마다.

왕좌의 게임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장대한 서사,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포스코 뉴스룸과 함께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숨은 철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발리리아(Valyrian) 강철, 원조가 있다?

극중 발리리아는 웨스테로스가 아닌 에소스 대륙에 있는 발리리아 반도의 중심 도시다. 현재는 멸망했지만, 과거 문명의 중심지였던 곳. 발리리아 강철은 발리리아 제국의 특산품이었던 강철에 특별한 제강 기술과 마법이 더해져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날카로운 무기를 만들어내는 재료로 소개된다.

발리리아 강철은 보통의 강철보다 훨씬 강하고 가벼우며, 따로 칼날을 갈지 않아도 예리함을 유지한다. 어두운 색 검 위에 물결무늬가 생기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일반 강철에 비해 어둡고 물결무늬가 있다는 설정은 실제로 중세 이슬람 시대에 전투용 검을 만드는 데 쓰였던 다마스쿠스 강(Damascus steel)을 떠오르게 한다. 전체적인 특징 외에도 희귀해진 강철이라는 점이 유사하다.

물결무늬는 다마스쿠스 검의 상징

물결 무늬가 특징인 다마스쿠스 강의 모습.

▲다마스쿠스 강 (출처: 나무위키)

당시 유럽의 검은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검신(劍身)이 두껍고 투박해 무거웠다. 반면 다마스쿠스 검은 얇고 가벼운 데다 타 강철검보다 강도와 경도가 높고, 탄력성이 커서 바위를 내리쳐도 구부러지거나 부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검은 원재료인 철강의 특별한 조성과 제강법, 검의 단조 방식 등으로 인해 우수한 특성을 갖게 됐다. 일반적으로 강철은 탄소의 함량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탄소 성분이 많을수록 강철의 강도와 경도는 높아지지만, 탄력성이 없어 충격을 받으면 쉽게 부러지게 된다. 반대로 탄소 함량이 낮을 경우 강도가 약해 쉽게 구부러지고, 예리한 날을 만들 수 없다.

다마스쿠스 강은 탄소량이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이 미세한 층상구조를 이루고 있고, 매우 높은 경도의 철-탄소 카바이트 입자가 철 결정 사이에 차별적으로 편재해, 높은 강도와 경도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높은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어 현대적 금속학과 합금법이 발명되기 전까지 가장 우수한 강철을 만들 수 있었다.

특유의 물결무늬는 후반 단조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이 무늬를 ‘무하마드의 사다리’라고 불렀으며, 최상급 다마스쿠스 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5세기 이후 인도의 철광이 점차 고갈돼 철강의 생산이 끊기자 다마스쿠스 검의 제조는 급격하게 줄어들어 1750년부터는 완전히 중단됐고, 제조법도 잊혀지게 됐다고 한다.

기가스틸, 왕좌의 게임 속에 등장한다면?

드라마 속 발리리아 강철검을 만드는 기술은 제국의 멸망과 함께 사라졌다. 실존했던 다마스쿠스 강 역시 생산의 맥이 끊기며 역사 속에만 남게 됐다.

물론 현대에는 과거보다 발전된 기술로 만들어낸 고강도 합금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만약 웨스테로스 대륙에 포스코의 기가스틸 같은 초고강도강이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명맥이 희미해진 발리리안 강철의 명성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새기지 않았을까?

알루미늄보다 3배 더 강한 기가스틸.
일반 강에 비해 훨씬 적은 양의 소재로도 같은 수준의 강도를 낼 수 있는 기가스틸은 손바닥만 한 크기만으로도 1t 무게의 준중형차 1,500대의 하중을 견디는 초고장력 강판이다. 강도가 강한 만큼 튼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기가스틸의 특장점은 발리리아 강철보다 더 고강도 초경량화 검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철강재는 강도가 높아지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드는 성형이 힘들지만 기가스틸은 강하면서도 성형도 쉽게 할 수 있는 고급 강재다. 이런 이유에서 단단하면서 잘 구부러지는 꿈의 강철로 불리고 있는데, 기가스틸을 사용함으로서 기존 초고장력강판이 성형성에 약하다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단면을 증가시키면서도 무게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수도 있고, 강성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철로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검들.

왕좌의 게임 속에는 총 15개의 발리리아 강철검이 존재한다. 이중 스타크 가문의 아이스(Ice)를 비롯한 총 8개 검은 극중 인물이 소유 중이나, 타르가르옌 가문의 아에곤 타르가르옌이 사용했던 검인 ‘블랙파이어(Blackfyre)’와 그의 누나였던 비센야 타르가르옌이 처음 사용한 검 ‘다크 시스터(Dark Sister)’외 5개의 검은 행방을 알 수 없다. 내년 상반기 시즌 8에서는 행방불명된 발리리아 검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될지 드라마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제)가 방영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고조선 이전의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권력 투쟁을 그리는 만큼 다양한 철 소재의 무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로부터 권력의 상징을 나타냈던 철. 국내외 판타지 장르에서 어떤 모습의 철 소재 무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왕좌의 게임과 판타지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스달 연대기 등 인기 드라마에서 철 소재 무기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록 이 드라마들은 판타지 장르이긴 하지만, 강하되 쉽게 부러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철의 탄생이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큰 변환점을 제공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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