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속의 실험실’이란 의미의 ‘랩온어칩(Lab on a chip)’. 피 한방울 만으로도 다양한 질병을 바로 진단해 낼 수 있어 편리하고 효율이 높은 첨단 기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그마한 칩 내에서 자동으로 핏속 단백질과 DNA를 신속히 분리해야 하는 동시에 정확한 진단까지 요구해 바이오칩 연구 중 그 난이도가 가장 높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 통합과정 전형국·학부 김영규 씨<사진> 팀이 이러한 랩온어칩에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입자 연속 분리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본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관련내용은 해당분야 권위지인 네이쳐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마이크로 칩 내에 들어온 입자에 작용하는 수력학적·전기적 힘에 관한 핵심원리를 밝힘과 동시에 수십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나노미터(nm)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입자들을 분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특히 이 분리 기술은 장치 속 전극이 아니라 외부의 전극을 이용해 훨씬 간단한 방법으로 우수한 분리효율을 보여 활용 가능성을 기대케 한다.
마이크로 칩 속에서 입자를 분리하는 대표적인 기술은 *전기영동력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의 경우, 장치 내의 전극을 이용해 분리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해 정확한 분리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 연구결과 도식 |
임 교수팀은 *압력 구동 유동과 전기장을 동시에 칩에 일으키며 입자들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원하는 대로 분리하는 한편, 이에 따른 유체 저항력과 전기영동력을 분석했다. 이 결과 외부의 전극을 이용해 기존의 칩보다 훨씬 간단하면서 값싼 장치 제작이 가능해 졌고, 기포 문제 역시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입자 분리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포 크기부터 세포 크기의 1/1000 보다 작은 크기의 입자까지 다양한 입자들을 분리해낼 수 있어 생화학 분석 장치나 검출 장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분리 장치의 구조가 작고 간단해 단백질이나 DNA와 같은 생체분자 분리에도 쓰일 예정이다.
최혜영 커뮤니케이터
*전기영동 전극 사이의 전기장 속에서 용액 속의 전하를 가진 입자들이 반대 전하의 전극을 향해 이동하는 화학 현상
*압력 구동 유동 압력 차이에 의해 액체 또는 기체 상태의 물질이 흘러 움직이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