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술계의 거장 ‘피터 클라젠’과 아트 퍼니처 신예 ‘훈 모로’가 포스코미술관에 찾아왔다.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피터 클라젠 ∞ 훈 모로 : 인간 ∞ 자연>展은 ‘신구상 운동(Nouvelle Figuration)’ 대표 작가이자 유럽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피터 클라젠(Peter Klasen, 1935~)과 한국 출신의 프랑스 아트 퍼니처 신예 훈 모로(Hoon Moreau, 1967~)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특별전이다. 전시는 지난 18일 개막해 오는 11월 20일까지 계속된다. 포스코 뉴스룸이 전하는 전시의 주요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l 피터 클라젠의 60 여 년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대표작 30여 점 공개
피터 클라젠은 현대산업사회의 이면을 담은 다양한 이미지를 ‘콜라주(collage)’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를 통해 60여 년 작품세계를 총망라해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작품 중 엄선된 대표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페라리 328 GTS / 피터 클라젠>은 1986년 출시된 페라리 328 GTS 모델에 2014년 피터 클라젠이 직접 페인팅 한 아트카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신구상회화’의 대표 작가로 활동해온 피터 클라젠은 패러디, 오마주, 파스티슈 등 ‘클라젠식’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를 구축하여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산업사회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진, 오브제, 네온 등 혼합 매체의 대가답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각, 설치, 드로잉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무한히 확장시켜왔다. 피터 클라젠의 작품들은 지난 6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전시되어 왔으며, 수많은 개인 소장과 더불어 중국, 쿠바, 멕시코, 서울, 도쿄, 제네바, 뉴욕, 런던, 파리의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l 피터 클라젠 “늘 새로운 시도를 해온 이유는 내가 ‘살아있는’ 작가이기 때문”
피터 클라젠은 조각, 설치미술 등 장르의 벽을 허물고 독창적인 오브제를 사용해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왔다. 60여 년 예술가 인생으로 이미 ‘대가’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도전의 원동력을 물어봤다.
“이렇게 늘 새로운 시도를 해온 이유는 제가 ‘살아있는’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평면의 작업을 한 적도 있지만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진을 프린트해 이용하는 등 제한 없이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시대는 계속 발전하는데 작가도 발맞춰 나가야지 구석에서 그림만 그려서는 안 되지요. 저는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산업사회와 이를 상징하는 물체를 찾아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요. 단, 전체가 아닌 디테일한 요소를 확대해 찍는 게 특징인데 그렇게 하면 작가만의 시선을 더 구체적으로 담게 됩니다. 여러 앵글로 찍은 사진을 패널에 구성하고 두려움∙꿈 등을 담아 개인적 시각으로 아름답게 승화해 표현하면 저의 목소리가 됩니다. 이런 과정이 제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게 하는 동기입니다.”
l 유럽 미술계의 신예 ‘훈 모로’의 예술 가구
훈 모로는 조각을 전공하고 건축가,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예술작품이자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가구, 즉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 분야의 선구자로 나섰다. 자연의 숨결을 담은 가구를 통해 예술과 일상이 하나 되길 바라는 훈 모로는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인의 삶 가운데 한줄기 긍정의 빛을 선사한다.
l 훈 모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의무”
“지구가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은 뿌리이자 근원인 자연을 떠날 수 없으며 무한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품을 만들 때 ‘관찰 → 분석 → 해석 → 나만의 표현’ 순으로 작업합니다. 이 과정이 하나라도 빠지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데, 특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연과 일상을 연결하게 됩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l 피터 클라젠과 훈 모로의 공동 작품 <Galaxy PK/HM>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한 공동 작품을 내놨다. 얼핏 보면 상반된 두 작가의 협업으로 완성된 <갤럭시 PK/HM>은 포스코 지난 50년의 힘과 노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시작에 선 포스코가, 그 영향력을 작품 속의 파편처럼 우주를 향해 널리 퍼트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포스코에서의 전시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피터 클라젠과 고국에서 의미 있는 전시를 하게 된 훈 모로. 그 둘에게 포스코를 위한 메시지를 청해봤다.
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장과 떠오르는 조형 예술가의 특별한 만남은 11월 20일까지 포스코미술관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추구하는 포스코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 속의 삶, 삶 속의 예술’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피터 클라젠 ∞ 훈 모로 : 인간 ∞ 자연> 展
■ 전시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 지하 1층 포스코미술관
■ 전시 기간 : 2018.10.18(목) ~ 11.20(화)
■ 관람 시간 : 월~금 10:00~19:00, 토 12:00~17:00 /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입장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