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검색어는 최소 두 글자 이상 입력해주세요.

포스코미술관에서 유럽 미술계의 거장과 신예를 만나다

포스코미술관에서 유럽 미술계의 거장과 신예를 만나다

2018/10/29

유럽 미술계의 거장 ‘피터 클라젠’과 아트 퍼니처 신예 ‘훈 모로’가 포스코미술관에 찾아왔다.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피터 클라젠 ∞ 훈 모로 : 인간 ∞ 자연>展은 ‘신구상 운동(Nouvelle Figuration)’ 대표 작가이자 유럽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피터 클라젠(Peter Klasen, 1935~)과 한국 출신의 프랑스 아트 퍼니처 신예 훈 모로(Hoon Moreau, 1967~)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특별전이다. 전시는 지난 18일 개막해 오는 11월 20일까지 계속된다. 포스코 뉴스룸이 전하는 전시의 주요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l 피터 클라젠의 60 여 년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대표작 30여 점 공개

피터 클라젠은 현대산업사회의 이면을 담은 다양한 이미지를 ‘콜라주(collage)’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를 통해 60여 년 작품세계를 총망라해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작품 중 엄선된 대표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페라리 328 GTS / 피터 클라젠>은 1986년 출시된 페라리 328 GTS 모델에 2014년 피터 클라젠이 직접 페인팅 한 아트카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신구상회화’의 대표 작가로 활동해온 피터 클라젠은 패러디, 오마주, 파스티슈 등 ‘클라젠식’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를 구축하여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산업사회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진, 오브제, 네온 등 혼합 매체의 대가답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각, 설치, 드로잉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무한히 확장시켜왔다. 피터 클라젠의 작품들은 지난 6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전시되어 왔으며, 수많은 개인 소장과 더불어 중국, 쿠바, 멕시코, 서울, 도쿄, 제네바, 뉴욕, 런던, 파리의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l 피터 클라젠 “늘 새로운 시도를 해온 이유는 내가 ‘살아있는’ 작가이기 때문”

피터 클라젠은 조각, 설치미술 등 장르의 벽을 허물고 독창적인 오브제를 사용해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왔다. 60여 년 예술가 인생으로 이미 ‘대가’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도전의 원동력을 물어봤다.

“이렇게 늘 새로운 시도를 해온 이유는 제가 ‘살아있는’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평면의 작업을 한 적도 있지만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진을 프린트해 이용하는 등 제한 없이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시대는 계속 발전하는데 작가도 발맞춰 나가야지 구석에서 그림만 그려서는 안 되지요. 저는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산업사회와 이를 상징하는 물체를 찾아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요. 단, 전체가 아닌 디테일한 요소를 확대해 찍는 게 특징인데 그렇게 하면 작가만의 시선을 더 구체적으로 담게 됩니다. 여러 앵글로 찍은 사진을 패널에 구성하고 두려움∙꿈 등을 담아 개인적 시각으로 아름답게 승화해 표현하면 저의 목소리가 됩니다. 이런 과정이 제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게 하는 동기입니다.​”

자신의 작품들 옆에서 포즈를 취한 피터 클라젠

l 유럽 미술계의 신예 ‘훈 모로’의 예술 가구

훈 모로는 조각을 전공하고 건축가,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예술작품이자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가구, 즉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 분야의 선구자로 나섰다. 자연의 숨결을 담은 가구를 통해 예술과 일상이 하나 되길 바라는 훈 모로는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인의 삶 가운데 한줄기 긍정의 빛을 선사한다.

모든 작품은 자연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그녀는 주된 작업 재료를 나무로 삼아 가구를 만든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모티브로 한 테이블, 조명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백 년의 시간을 지닌 나무의 숨결을 살리고자 그 흠집까지 작품의 일부로 수용한다. 여러 분야에서 배우고 일한 경험은 훈 모로의 작업의 영역을 확장시키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조각, 디자인, 가구 등 장르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예술과 일상의 결합을 목적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문제시되는 인간소외와 생태계 훼손 문제에 지친 사람들에게 작품을 통해 따뜻한 힘을 불어넣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l 훈 모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의무”

그녀의 작품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자연 그 자체의 가치를 전혀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일상의 공간으로 끌어오기 때문이다. 때로는 우리를 압도하고, 때로는 한없이 여린 자연의 생동에 깊이 심취하여 ‘자연’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에서 영감의 원천을 찾는다는 훈 모로. 그녀에게 자연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한 훈 모로
“지구가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은 뿌리이자 근원인 자연을 떠날 수 없으며 무한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품을 만들 때 ‘관찰 → 분석 → 해석 → 나만의 표현’ 순으로 작업합니다. 이 과정이 하나라도 빠지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데, 특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연과 일상을 연결하게 됩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l 피터 클라젠과 훈 모로의 공동 작품 <Galaxy PK/HM>

갤럭시 PK/HM(공동작업), 피터 클라젠, 훈 모로(2018, 캔버스에 아크릴/혼합재료/네온/오브제)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한 공동 작품을 내놨다. 얼핏 보면 상반된 두 작가의 협업으로 완성된 <갤럭시 PK/HM>은 포스코 지난 50년의 힘과 노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시작에 선 포스코가, 그 영향력을 작품 속의 파편처럼 우주를 향해 널리 퍼트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포스코에서의 전시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피터 클라젠과 고국에서 의미 있는 전시를 하게 된 훈 모로. 그 둘에게 포스코를 위한 메시지를 청해봤다.

Hoon Moreau(훈 모로):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또한 새 비전인 With POSCO에 걸맞은 다른 누군가가 할 수 없는 역할이 있겠지요. 저는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고뇌와 비판을 담는 작가들도 있지만, 좌절이 아니라 이를 승화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는데요. 여러분께서 제 작품에서 에너지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코도 긍정과 아름다움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기업이 되어달라 당부하고 싶고요. Peter Klasen(피터 플라젠): 철은 멋진 물질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철 자체가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으므로 사람의 삶을 이롭게 만드는 포스코는 그 자체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로서 포스코와 발맞춰 나가고 싶습니다. 포스코에서 하는 모든 일과 산업들이 저의 작품 근원과 너무 닮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한국에 왔는데 포스코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고 갑니다.

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장과 떠오르는 조형 예술가의 특별한 만남은 11월 20일까지 포스코미술관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추구하는 포스코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 속의 삶, 삶 속의 예술’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피터 클라젠 ∞ 훈 모로 : 인간 ∞ 자연> 展

■ 전시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 지하 1층 포스코미술관
■ 전시 기간 : 2018.10.18(목) ~ 11.20(화)
■ 관람 시간 : 월~금 10:00~19:00, 토 12:00~17:00 /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입장료 없음)

관련 글 보기

URL 복사

복사 버튼을 클릭하면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공유하기

복사 버튼을 클릭하면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