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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패밀리의 ‘꽃보다 남미’ 여행기] 3탄. 하늘에 맞닿아 있는 섬, 볼리비아 ‘태양의 섬’에 가다

[포스코패밀리의 ‘꽃보다 남미’ 여행기] 3탄. 하늘에 맞닿아 있는 섬, 볼리비아 ‘태양의 섬’에 가다

2015/08/04

남미 여행에서 한 번쯤 꼭 가봐야 할곳은 바로!볼리비아 ‘태양의 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남미에서 가장 큰 티티카카(Titicaca) 호수의 아름다움을볼 수 있는최적의 장소라고 합니다.잉카인들 사이에서 ‘태양의 섬’은 태양의 신 ‘인티(Inti)’가 태양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서 아주 신성시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죠.

이번 ‘꽃보다 남미’ 3편에서는 하늘에 맞닿아 있는 ‘태양의 섬’으로행복한 회상의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

페루의 옛 수도 쿠스코

페루의 현재 수도는 리마이지만 옛 수도는 바로 이곳 ‘쿠스코’입니다. 쿠스코에 진입하는 순간 어라. 몸이 이상하게 느껴졌는데요.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잔 사람처럼 머리가 띵하고, 누가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았죠. 그렇습니다. 쿠스코 이곳은 무려 해발 3,400m의 고산지대였던 거죠! (마추픽추는 2,280m, 서울은 고작 해발 60m!)

▲ 쿠스코 골목골목에서는 잉카제국을 상상하게 하는 벽화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 쿠스코 골목골목에서는 잉카제국을 상상하게 하는 벽화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산병을 달래기 위해 시내 구경을 포기하고 밥부터 먹기로 합니다. 페루는 짧은 여정이라, 이곳이 아니면 절대 먹어볼 수 없는 것을 먹자는 생각에, 왠지 페루 사람도 잘 먹지 않을 것 같은, ‘꾸이’라는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온몸으로 ‘나는 쥐다!’라고 표현을 하고 있듯이 꾸이는 기니피그, 즉 쥐고기 구이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먹듯이, 페루 사람들은 꾸이를 먹어 덥고 추운 고산지대 환경에 대처했다고 합니다. 그 맛은, 뭐랄까. 그냥 쥐 맛이다. 껍질은 고무같이 질기고, 살은 야들야들 하긴 하나 살이 거의 없으며, 쥐 냄새가 나는 것 같으나 맛은 아무 맛도 나지 않습니다.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태양의 섬으로~

▲ 저 뒤에 보이는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하면 바로 볼리비아다.
▲ 저 뒤에 보이는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하면 바로 볼리비아다.

드디어! 볼리비아로 넘어갑니다. 그것도 걸어서! 국경을 도보로 넘어가는 건 처음이었답니다.

▲ 티티카카 호수를 찾아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활기찬 작은 마을 ‘코파카바나’
▲ 티티카카 호수를 찾아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활기찬 작은 마을 ‘코파카바나’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코파카바나’에 도착하니 낮 12시. 태양의 섬으로 가는 배 시간은 오후 1시. 아직 여유가 있으니 밥이나 먹자며 여유를 부리는데, 문득 드는 소름 끼치는 생각! 이곳은 페루가 아니라 볼리비아였다는 사실!1시간의 시차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12시가 아니라 1시! 배를 잡기 위해 고산병을 뒤로 한 채 전력질주를 했습니다.

시간관념이 없는 남미의 문화가 이럴 때는 도움이 되는군요. 배가 늦게 출발해 다행히 탈 수 있었습니다. 이 광활한 곳은 놀랍게도, 바다가 아닌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인 ‘티티카카 호수’입니다.

▲ 발로 운전하는 볼리비아 뱃사공 아저씨!
▲ 발로 운전하는 볼리비아 뱃사공 아저씨!

‘태양의 섬’으로 향하며 바라본 티티카카호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습니다. 끝이 안 보이는 이곳이 정녕 바다가 아닌 호수란 말인가.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16세기 잉카인들이 만들고, 현대인들이 다듬어 놓은, ‘태양의 섬(Isla del Sol)’입니다.

푸른 호수를 등지고 올려다 본 태양의 섬의 모습은 ‘내가 아직 잠이 덜 깼나. 아니면 고산병 때문에 헛것이 보이나’ 할 정도로 마치 꿈속에서만 봤을 것만 같은 기이하고 신비로운 모습이었습니다.

▲ 태양의 섬 입구에서 섬을 수호하고 있는 만코카팍 동상
▲ 태양의 섬 입구에서 섬을 수호하고 있는 만코카팍 동상

티티카카 호수 주변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숙소와 레스토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선착장에는 여행객을 호객하는 10살 남짓한 삐끼 어린이들로 붐빕니다.

▲ 호수 건너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안데스산맥의 모습
▲ 호수 건너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안데스산맥의 모습

태양의 섬은 남쪽, 북쪽의 매력이 다르죠. 내가 진입한 남섬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수평선 끝에서 설산(雪山)의 매혹적인 자태가 유혹하고 있으니, 이 아니 멋질 수가 있겠어요!


언뜻 보면 우리나라 남해의 외도 또는 소매물도 같은 느낌입니다. 수수하지만, 잉카인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이 예스럽고, 처음 보는 희귀한 야생꽃과 나무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주는 곳이랍니다.

▲ (우) 마실 나가는 주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라마
▲ (우) 마실 나가는 주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라마

마을의 모습은 마치 한국의 오래된 섬마을같이 담벼락은 주로 흙으로 지어져 있고, 볼리비아에서 흔하디 흔한 라마 외에도 당나귀, 양, 개 등 동물들이 참 많았습니다.

볕이 잘 드는 곳에선 안데스 전통의상을 입은 아낙네들이 가축을 돌보거나 관광객 대상으로 기념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태양의 섬은 사실 트레킹 코스로 유명해 각국의 트레커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코발트블루색의 호수 절경을 감상하며 섬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그 길이 예술이다….라고 말만 들었지, 막상 나는 고산병 때문에 숙소에서 쓰려져 있었습니다.

꽤 가파른 경사와 고산병 때문에 여행자들이 고생하는 걸 아는지, 어린아이들이 여행자들을 상대로 돈을 받고 숙소까지 짐을 들어줍니다. 나는 몇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올랐는데, 이 아이들은 날다람쥐 같기만 합니다.

태양의 섬은 트레킹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지친 남미 여행의 여고(旅苦)를 풀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휴양지’로도 손색없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놀 거리는 없지만 카페나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면 안구는 물론이고 심신이 정화될 겁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호숫가에서 수영을 한다고 하니 최고의 휴양지가 아니겠어요!

저역시 숙소에서 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자는 중에도 고산병으로 사경을 헤매다 눈을 떠보니, 이미 어둑어둑해진 하늘. 허무했죠.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밖에 나가보자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숙소 밖으로 나오니, 말도 안 되는 광경이 내 앞에 펼쳐졌답니다.

‘와. 대박.’이라는 말과 동시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까만 하늘에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이 빽빽하게 박혀 있는 이 현실이 비현실 같아서, 오히려 인공적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제야 태양의 섬의 수식어가 왜 ‘하늘에 맞닿아 있는 섬’ 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손에 잡힐 듯 머리 위에 떠 있는 별들을 보니 고산병으로 괴로웠던 시간들이 눈 녹듯이 잊혔답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나는 이 우주에서 아주 작은 먼지에 불과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야를 넓게, 크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우리는 왜 사소한 일들에 집착하고 힘들어 할까요? 태양의 섬에서의 첫날밤이자 마지막 밤, 그만 감수성이 폭발해 밤새도록 별을 헤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답니다.

이번 여행에는 똑딱이 카메라만 가져갔던 지라 별의 모습을 온전히 담기엔 역부족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감사하죠.사진으로는 다 담지 못했으나 사진에 연연하지 않고 내 눈에, 마음에, 머릿속에 담아둬야지. 그렇게 태양의 섬의 밤은 깊어만 갔습니다.

다음 날 태양의 섬을 떠나기 전,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하던 소녀와 함께. 한국에서 누구 못지않게 까무잡잡한 저에게 너무 하얗다고 부럽다며 화장품을 알려달라고 했던 소녀랍니다. 네가 한국 브랜드를 어디서 구하겠니…라는 생각에 쓰던 비비크림을 선물했답니다. 원래는 엄청 불친절했는데 그때부터 어마어마하게 친절해진 소녀. 지금 생각해보니 낚인 것기분(?)

드디어 이번 여행의 진짜 하이라이트, 끝.판.왕. 격인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갑니다.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그곳, 그만큼 이번 여행지 중 가장 기대한 그곳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요? 날이 갈수록 감동과 재미가 배가 되는 꽃보다 남미! 다음 편은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입니다. 본편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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