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하루 이상을 꼬박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곳, 중남미! <꽃보다 청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거리상으로도, 마음으로도 너무나 먼 대륙인데요.
이번에 포스코 A&C의 김보람 매니저가 이곳 중남미를 여행하고 왔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페루 여행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와카치나 사막을 누비는 샌드보딩부터 오아시스까지, 이색적인 풍경으로 가득한 페루 여행기 첫 번째 편! 함께 만나볼까요?^^
페루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한국에서 ‘남미’로 가는 방법은 크게 선택권이 없습니다. 어느 도시를 경유할지(보통은 미국 달라스 또는 애틀랜타), 몇 번을 경유할지 이 두 가지만 선택하면 되죠. 그렇습니다. 남미 여행이 얼마나 힘들지의 기준은 ‘돈을 얼마나 가졌냐’가 좌우한다고 할 수 있죠. 경유를 ‘덜’ 할수록 비행기 티켓 가격은 비싸지니까요. 제가 택한 경로는 인천→ 시애틀 → 애틀랜타 → 리마로, 총 두 번을 경유하는 험난한 코스였습니다.
인천에서 시애틀까지 11시간. 시애틀공항에서 3시간 대기 후 국내선을 타고 또다시 6시간을 가야 애틀랜타! 애틀랜타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7시간을 또 날아가니 드디어! 남미 페루의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꼬박 만 이틀이 걸렸죠.
남미 여행 중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길고 긴 이동시간’이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데다 또 우리나라의 지구 반대편이기 때문에 많은 곳을 경유해야 하고,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길죠.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피피카드입니다. 피피카드는 연회비가 조금 높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10만 원 정도의 연회비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니, 차고 딱딱한 공항 의자에서 무작정 대기하고 싶지 않으면 꼭 발급받아 가도록 합시다!
※공항마다 다르지만 공항 라운지에서는 무료 와이파이, 컴퓨터, 샤워, 간단한 식사 및 음주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도착한 페루의 수도 리마! 리마는 <꽃보다 청춘>에서도 잠깐 나왔지만, 치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치안 문제도 있고, 또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 리마에서는 잠만 자고 다음 날 바로 ‘이카’로 넘어갔습니다.
페루뿐만 아니라 남미 전역에서 택시를 타는 것은 여행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 매일의 ‘숙제’ 같은 일입니다. 남미 택시는 기본적으로 미터기가 없습니다. 그 말은 즉,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인데, 특히 여행객 상대로는 바가지가 심합니다. 그래서 미리 여행 블로그나 책자를 통해 어디서 어디까지 얼마 정도 나오는지를 알아보고 그 비슷한 가격으로 택시기사와 흥정을 해야 합니다. 비싼 금액은 아니어도 바가지를 쓰면 여행 내내 기분이 나쁘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잔돈이 없다고 거스름돈을 안 주는 경우도 있으니 작은 단위의 돈으로 환전해서 나오는 금액만큼만 주도록 합니다.
리마에서 이카까지는 약 4~5시간이 걸립니다. 3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의 피로가 풀리지 않아 버스에서 녹초가 됐는데, 잠을 잘 법도 하지만 고속도로의 이국적인 풍경에 눈을 감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는 일이 홍보여서 그런지 끊임없이 이어져있는 광고판이 참 재미있었죠~
색감도 ‘보도 듣도’ 못한 낯선 색이고, 무엇보다 너무나 ‘직접적인’, ‘누가 봐도 뭘 광고하는지 알 것 같은’ 광고판을 보니 웃음이 피식 나옵니다. 왜 이런 식으로 광고를 할까 생각해 보니, 남미가 문맹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미지 위주의 광고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와카치나 마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내린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와카치나 마을로 가는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버기투어 호객꾼들이 몰려옵니다. 그중에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따라서 가면 됩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버기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오~래 해달라고(2시간 이상) 협상을 꼭 해야 합니다.
‘이카-와카치나’는 어떤 곳?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을 달리면 나오는 이카. 이카 안에 있는 ‘와카치나’라는 오아시스 마을에 가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사막, 그 위를 무지막지하게 달리는 ‘버기카’, 그리고 보드를 타고 경사가 심한 사막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샌드 보딩’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마른하늘을 달리다
이것이 바로 그토록 타고 싶던 버기카(buggy car)입니다. 벌레(버그,bug) 같이 생긴 모양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모래가 엄청 날립니다. 입속 콧속으로 다 들어가니 마스크를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카메라와 핸드폰은 비닐이나 전용 케이스로 ‘완전무장’ 해야 합니다. 고운 입자의 모래가 기계 속으로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눈을 뜨기 힘드니 고글이나 선글라스도 필수입니다. 워낙 경사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데다 버기카가 공중부양하는 등 ‘난리도 아니니’,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가 있는 분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꽃보다 청춘>에서 늘 무표정이던 윤상 아저씨를 함박웃음 짓게 만든 그 버기카! 실제로 타보니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버기카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보면 우리가 알던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는. 오로지 사막과 하늘, 그리고 나만이 존재하는 사막 한가운데에 오게 됩니다.
사막 위를 뛰어도 보고 누워도 보고 뒹굴어도 보고 마음껏 즐깁니다.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발도 모래에 ‘푹푹’ 빠지기 때문에 얼마 뛰지 않아 지쳐버리고 말죠.
와카치나 사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보드를 타고 아찔한 경사를 미끄럼틀 타듯 내려가는 샌드 보딩(Sand Boarding)입니다. 전 세계 어느 사막에 가나 샌드 보드를 많이 하지만 이곳이 경사도가 가장 높고 길이도 가장 길다고 하네요.
경사면 꼭대기에 올라서면 마치 용평 리조트 ‘레드 코스'(상급자용)에 서 있는 듯 아찔할 정도로 경사도가 심하고 아파트 15층 높이라 사람들이 개미만 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모래바람을 가르면서 씽씽 달리는 재미는 가히 최고!!!
외국 친구들의 ‘Go Go!’ 하는 응원에 힘입어 저도 도전했습니다! 엎드리거나 앉아서 가는 것은 덜 무섭고 안전한 편이지만 서서 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
▲ 샌드 보딩(Sand Boarding) 동영상
동영상에서 보여지는 것 보다 실제 속도감이 엄청 빠른 샌드 보드! 페루 와카치나 사막에 가신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샌드 보딩을 엎드려서 타게 되면 바지의 모든 주머니, 운동화에 모래가 한가득 들어갑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들어와서도 그 모래는 빠지지 않습니다^^; 바지 속에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신 신발은 운동화보다 스포츠 샌들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보딩을 하다 선글라스, 모자, 핸드폰 등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으니 조심! 아무리 푹신한 모래여도 넘어지면 아프니 또 조심!합니다.
보드도, 썰매도 모두 타고 보니 어느새 와카치나 사막의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 마무으~리!
아쉽지만 남아있는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와카치나는 ‘당일여행’으로 끝이 났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에겐 사막 투어뿐만 아니라 와카치나 오아시스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행을 추천합니다.
포스코패밀리 김보람 매니저의 페루 와카치나 사막 여행기! 덥고 건조할 것만 같은 느낌과 다르게 액티브한 체험과 색다른 오아시스 풍경이 무척 매력적인 곳임을 알게 된 것 같은데요, 그래서 다음 여행기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전해 드릴 김보람 매니저의 중남미 여행기, 다음 편!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