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 공모전. 그 시작으로 <메탈산수> 전의 김윤재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사람과 자연, 삶과 죽음, 생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을 메탈(metal)을 통해 표현하는 김윤재 작가의 작품,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만나볼까요?
새로운 예술의 시작
포스코미술관에서는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의 메세나 역할을 수행하고자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실력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여 개인전 개최를 돕고 있습니다. 이번 신진작가공모에는 200여 명이 1차 서류전형에 지원했으며 이 중 30명이 심사에 통과하여 2차 본선 전시를 진행했는데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종 선정된 3인은 개인전을 통해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김윤재 작가의 전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장재민 작가, 11월에는 이채영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될 예정인데요. 이번 7월에는 ‘메탈’이라는 금속을 주재료로 자연과 사람의 조화, 삶의 공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표현한 김윤재 작가의 작품을 만나봤습니다.
- 전시명 : 2015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공모 선정작가 김윤재 <메탈산수>
- 전시 장소 : 포스코미술관 /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 지하 1층
- 전시 기간 : 2015.7.23(목) ~ 2015.8.12(수)
- 개관 시간 : 월~금요일 10:00~18:00, 토요일 12:00~17:00 / 일요일 및 국공휴일 휴관
자연과 인간을 융합(融合)하다
작가 김윤재는 인간의 몸 일부에 자연을 융합(融合) 합니다. 삐죽 빼죽 솟은 머리카락, 굽은 등, 접은 팔과 다리 등 자연을 닮은 인체의 굴곡은 금강산의 만이천봉이나 바위산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 사이사이 골짜기의 시냇물로 표현되고 이 안에 작은 기와집, 물 위의 나룻배, 연을 날리는 도인, 책을 읽는 선비 등 많은 생명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며 소우주를 이룹니다.
작가 김윤재는 겸재(謙齋) 정선, 단원(檀園) 김홍도 등 대가들의 진경산수 한 폭을 사람의 인체 위에 재현해 놓는 작업으로 자연에 동화되고픈 삶의 갈망을 표현해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는 과거의 산수와 현대인의 만남, 이 서로 다른 이야기의 접점 어딘가에서 미래를 상상하며 과거와 현대의 이야기가 미래를 향한 교두보가 될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인간의 벗은 몸을 기본 덩어리로 날 것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전하는 인체 조각 <메탈산수(2015)> 시리즈는 조물주가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듯 보이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존재로도 느껴집니다. 이 인체가 대지의 자양분인 양 그 살갗을 뚫고 솟아 나온 매화(梅花)가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옛 선비들의 이상향이었던 매화는 문인들의 화폭이 아닌, 인간의 몸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눈 속에서 추위를 견디는 강인함과 격동하는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초연함을 상징하는 매화가 메탈이라는 단단한 입체의 금속으로 재탄생하여 인체 조각에 강인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입니다.
작가의 일관된 상상력은 <콘크리트 위에 핀 꽃(2015)>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크기의 셀 수 없이 많은 신선들이 기둥 위에 서 있는데, 이 기둥은 개발을 상징하는 현대의 콘크리트 건물들을 의미합니다. 그 위로 공허하게 자리 잡은 신선들의 모습은 현대인들이 바라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이자, 편안한 안정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메탈’과 ‘산수’, ‘콘크리트’와 ‘꽃’ 등 김윤재의 작품 타이틀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낯선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의 공간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우리의 상상의 통로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사용된 주된 재료는 메탈(metal)입니다. 작가는 용접으로 하나하나 금속을 이어 붙여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나갔고, 자신의 철학과 감정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우스(2015)> 시리즈와 <기와(2015)>에서도 메탈로 된 수많은 기와집 형상을 볼 수 있는데요. 과거 사람의 인체 위 산수 조각 안에서 평화로운 풍경과 어우러져 있던 미니어처 기와집들은 이제 독립적으로 새로운 군집과 다양한 형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작가에게 있어 ‘집’을 만든다는 행위는 죽은 친구를 위한 마음을 담은 숙연함에서 시작된 작업이자, 우리가 살아가고 또 살아갈 공간에 대한 고뇌에서 탄생한 것인데요. 그는 잊혀져 가는 과거의 공간(건축)을 금속이라는 현대적 재료를 통해 재현하며 미래에 펼쳐질 (주거)공간의 가장 높은 곳은 결국 자연을 품고 있을 것이란 의지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상향으로의 진보
김윤재의 작업에서는 사람과 자연, 삶과 죽음, 생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자세가 전해집니다. 개념적이지만 수공(手工)적 노고가 느껴지고, 디지털적인 반복에서 아날로그적 정서를 찾아 볼 수 있죠. 이러한 젊은 예술가의 진중한 태도에서 탄생한 이번 작품들은 작가 김윤재가 또 한 번 진화 중임을 증명하며, 앞으로 이어질 그의 작업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지난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새로운 미래의 터전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귀 기울여보세요.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철을 소재로 멋진 작품을 선보인 신진작가 김윤재 님의 전시 <메탈산수>, 어떠셨나요? 이번 전시회는 8월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뜨거운 예술의 혼을 지금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