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소리를 내는 우리나라 전통 국악기!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반도의 악기들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졌는데요. 동양 악기의 제작 재료로 사용되었던 쇠, 돌, 실, 대나무, 바가지, 흙, 가죽, 나무를 팔음(八音)이라 칭하며, 팔음에 따라 금부, 석부, 사부, 죽부, 포부, 토부, 혁부, 목부로 나누어집니다.
우리나라의 국악기를 팔음으로 나누어 보자면, 명주실을 꼬아 만든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등의 현악기가 사부에 해당되고요. 대나무관으로 만든 대금, 중금, 단소, 피리 등이 죽부, 통에 가죽을 씌워 만든 장구, 북 등이 혁부인데요. 그렇다면 금속을 주조하여 만든 금부에는 어떤 악기들이 속해 있을까요? 편종부터 철현금까지! Hello, 포스코 블로그가 음악을 품은 금속, 금부를 소개합니다!
맑은 음색과 긴 여음을 가진 편종과 운라
국악기 중 금속으로 만들어진 타악기에는 유율 타악기인 ‘편종’과 ‘운라’가 있습니다. 먼저, 편종은 고려 1116년에 송나라에서 건너온 악기입니다. 종을 여러 개 엮어 놓았다는 의미로, 2단으로 된 나무틀에 16개의 종이 매달려있죠. 예로부터 궁중 제례악에 사용되었던 만큼 나무틀의 위쪽에는 용의 머리가, 발 부분에는 사자가 장식되어 있는 등 화려한 모습을 띠고 있답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종들은 모두 크기가 같은데요. 편종이 높은 음과 낮은 음을 낼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서로 다른 두께입니다. 종이 두꺼우면 높은 소리가 나고, 얇으면 낮은 소리가 나죠. 편종은 ‘각퇴’라고 하는 뿔망치로 쳐서 소리를 내는데요. 아랫단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윗단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음높이가 높아집니다.
단순히 음에 맞춰 종을 친다고 해서 편종을 연주할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때리는 강도와 방법에 따라 음색과 음량이 달라져,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악기랍니다.
‘구운라’ 또는 ‘운오’라고도 불리는 운라는 둥근 접시 모양의 징이 달린 타악기입니다. ‘가자’라는 틀에 매달린 10개의 작은 징들은 구리로 만들어져, 놋접시와 같은 노란색을 띠고 있는데요. 개량 운라는 17개의 작은 징으로 더욱 다채로운 연주를 가능케 합니다.
운라는 작은 망치를 이용해 연주하는데요. 편종과 마찬가지로 운라 또한 아랫단에서 윗단으로 갈수록 높은 음을 냅니다. 밑에서부터 첫 번째 줄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째 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세 번째 줄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음이 높아지는데요. 운라의 맨 위에 단독으로 달린 징이 가장 고음을 낸답니다.
맑고 밝은 음색의 운라는 마치 실로폰과 같은 소리를 내는데요. 음악에 흥겨움을 더하는 운라의 소리는 전통 행진곡에서 빛을 발하죠. 보통 행진곡을 연주할 때에는 운라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잡고, 함께 행진을 하면서 운라를 연주합니다. 각종 궁궐의 수문장 교대식이나 어가행렬 재현식이 열릴 때, 흥겨운 리듬과 어우러지는 운라의 맑은 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웅장하고 힘찬 음색의 전통 금관악기, 나발
나발은 국악기 중 유일한 금속관악기입니다. 놋쇠로 만들어진 나발은 원추형으로 된 관에 취구와 나발이 달린 단순한 구조의 악기인데요. 선율을 연주하지 않고, 한 가지 음을 길거나 짧게 내어 음악에 힘찬 분위기를 더하는 악기랍니다.
삼국시대부터 연주되었던 나발은 국악기 중에서도 긴 역사를 자랑하는데요. 본래 나발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라기보다 신호를 보내는 역할로 더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임금이 군령을 내리거나 전쟁에서 공격을 개시할 때, 진퇴를 알릴 때 등 우렁찬 나발의 소리는 먼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도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용이했죠.
오늘날 나발은 조선시대 군례악 중 하나인 대취타와 농악에서 그 기상을 뽐냅니다. 나발은 행진의 출발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음으로, 놋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찬 소리는 연주자들에게 긴장을 주고, 관객들에게는 신명 나는 음악의 시작을 알린답니다.
풍성한 저음과 예리한 고음의 철현금
△ 이미지 출처 – 싱싱 국악 배달부(네이버 포스트) / 철현금
철현금의 모습은 ‘사부(絲部)’인 가야금, 거문고와 닮았지만 명주실이 아닌 쇠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철현금은 1940년대 말, 남사당 출신의 인간문화재인 김영철 씨가 만든 악기로, 비교적 현대와 가까운 시기에 탄생했는데요. 거문고와 기타의 장점이 합쳐진 철현금은 사부 특유의 신비로운 울림과 금속 줄에서 나는 거친 음색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연주 방법은 거문고와 유사한데요. 거문고를 연주할 때는 왼손으로 괘를 짚고, 오른손에 쥔 술대로 줄을 때린다면, 철현금은 왼손에 옥으로 만든 ‘농옥’을 이용하여 철줄을 긁거나 눌러 기교를 부립니다. 8개의 철줄과 24개의 괘를 넘나들며 화려한 소리를 내는 철현금은 풍성한 저음과 예리한 고음이 특징인데요. 현재 철현금은 민요, 무용반주와 기악독주곡의 하나인 산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철현금이 탄생한지 100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음악에서 철현금만의 감수성을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속으로 만든 국악기, 금부(金部)!
청동, 놋쇠 등의 재료와 각기 다른 연주법으로
악기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데요.
Hello, 포스코 블로그는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다음 스틸캐스트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