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캐스터 5번째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4편에서는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태국의 숨은 명소 ‘시밀란’에 관한 생생한 여행 정보를 전수받았는데요. 관광대국으로 꼽히는 만큼 우리가 알지 못한 태국의 숨은 명소들은 여전히 많답니다~:D
그래서 준비한 또 하나의태국 여행 노하우! 현지인만 알고 있는태국 북부의 숨겨진 명소를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함께 알아보실까요?
먼 옛날부터 우리와 친근했던 미소의 나라, 태국!
비행기로 5시간 30분. 너무 멀지도, 또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야말로 태국에 대한 제 인상이었습니다. 포스코 수출팀에 근무하면서 어깨너머로 지켜봐 온 회사의 전략시장이지만, 이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는데요.
태국과의 첫 인연은 2010년 지역 전문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회사가 내려준 미션에 따라 태국어를 배우고, 현지법인 인턴십을 거치는 동안 틈틈이 태국 곳곳을여행하며 그곳의 사회, 경제, 문화를 배워 본사에 보고 했는데요.그렇게 태국에서 1년을 보내는 동안 자연스럽게아름다운 자연과 낙천적이며친절한 사람들에게 매료되었습니다.복귀 후에도 현지법인 근무를 지원하여, 지금은 방콕에 위치한 포스코의 태국 대표법인 POSCO-SouthAsia의 영업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의 태국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과 태국은의외로 가까운 나라들인데요. 6.25 참전은 물론, 제2대 아유타야 왕조에서는 조선 초기인 14세기 말 이미 우리나라에 외교사절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또 야사(野史)에 따르면임진왜란 당시, 태국의 광개토대왕이라 불리는나레쑤언대왕이 명나라 황제에게 명군과 함께 조선에 파병 갈 것을 제안했다고 하는데요.우연인지 같은 시기에 쓰여진 지방 선비의 기록을 보면,섬라국(태국)에서 온 용병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태국은어쩌면 먼 옛날부터 피를 나눈 한국의 우방이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태국은 우리나라의 5배, 한반도의 2.4배에 해당하는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입니다.77개의 ‘짱왓’, 즉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을 가지고 있고, 이들 짱왓들은 다시 중부, 북부, 남부, 동북부 4개 권역으로 묶어서 구분하고 있는데요.각 권역은 자연환경이 전혀 다르고,주류 민족 또한 달라서 지방마다 고유의 언어와 종교,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지방을 여행할 때면 다른 나라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태국’ 하면 생각나는 것,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보통 ‘미소의 나라’,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 화려한 ‘방콕의 야경’ 정도를 꼽는데요. 모두 ‘관광’과 관련된 이미지이죠? 지난해 만해도 태국을찾은 관광객이 3천만 명이 넘었는데요.수려한 자연경관과 잘 갖춰진 인프라, 저렴한 물가까지 세 박자를 모두 갖춘 덕에 이곳에는 60조원 규모의 거대한 관광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관광지에 둘러싸여 근무한다고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하지만 아쉽게도, 실상은 조금 다르답니다. 태국의 정치, 경제중심지는 역시 수도인 끄룽텝을 중심으로 이뤄진중부지역인데요. 포스코그룹 투자법인은 물론, 주요 산업시설의대부분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상 다른 지방을 돌아볼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죠.
이는 태국의 고도성장기에 주류 계층이었던타이족과 태국계 화교들이 그들의 근거지인 중부지방에 산업 자원을 집중투자했기 때문인데요.결과적으로 주변지역이저개발 상태로 방치되었습니다.덕분에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여행지는 북부, 남부, 동북부 전역에 산재해 있고, 중부지역에는 산업공단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계획을 세워두지 않으면 태국의 여행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죠!
이러한 관광대국, 태국의 주재원들이 ‘방콕 탈출’을 꿈꿀 때 가장 먼저 검색해보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치앙마이를 포함한 ‘북부지방’ 입니다. 산악지대가 많아 서늘한 날씨에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태국의 북부지방! 18세기 말 태국에 합병되기 전까지는 독립왕국 ‘란나’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태국의 중남부 지방과는 차별화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부로 떠나는 여행객들은 보통 유명한 관광명소인 치앙마이나 치앙라이를 찾는데요.이지역들은 이미거대한 ‘관광단지’가 되어버린지 오래라 ‘날 것 그대로의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게 매력이 되지 않을 것 같네요.
한때 메헝썬의 작은 시골마을 ‘빠이’가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거리로 입소문을 타서 유명세를 누렸는데요.안타깝게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으며 빠르게 퇴락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태국 본연의 매력을 간직한 숨은 진주들이 남아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그 중에서도 오늘은 ‘난(Nan)’과 ‘프레(Phrae)’지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매혹적인 자연을 간직한 슬로시티, 난(Nan)
짱왓 난은 라오스와의 국경지대 계곡 사이에 위치한 분지로, 해발 2천 미터 수준의 산악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구 2만여 명의 작은 도시 ‘므앙 난’은 최근 관광지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1931년 태국에 완전히 흡수될 때까지 변방의 작은 독립왕국이었고, 이후에는정치 불안때문에공산 게릴라 활동이 와해된 80년대 이후에야 외지 사람들이 왕래하기 시작한 은둔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저가항공편으로 방콕에서 1시간 반이면 도착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방콕에서 10시간가량 차를 타고 가야 도착할 수 있었는데요.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이 일군 ‘슬로시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난(Nan)의 시내는 정말 아담해서도보나 자전거로 20~30분이면 시내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숙박시설에서 빌려주니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작은 시내에 키 작은 상업 건물과 50여 개의 각기 다른 사원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난에서 사원을 찾으신다면, 단연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왓푸민’을추천드리고 싶네요. 이 곳엔 타이루족(북부 소수민족 중하나) 화가가 그린 내부 벽화가 유명합니다. 상단에는 부처의 일생이, 하단에는 타이루족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그려진 파스텔톤의 벽화는 섬세한 인물 묘사로 보는 이를 매료시킵니다.그 중에서도 2가지 벽화가 특히 유명한데요.난의 상징이 된 연인, 뿌만과 야만이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과 난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당대의 대표 미인, ‘와이’의 초상화입니다.
태국의 대중교통은 수도 끄룽텝을 벗어나면서 이용이 어려워지는데요. 특히 이런 외지의 작은 마을에서 숨겨진 명소를 찾아가고 싶다면, 차나 오토바이를 빌려야 합니다. 공항에서 차를 렌트했다면, 일단 주위 국립공원 산길을 달려볼 것을 추천해요.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꼬불꼬불 산길을 달리다 보면, 어디서든 카메라만 꺼내들면 ‘작품’을 담아 갈 수 있으니까요.
시내에서 1시간 반 거리인 람남난국립공원에서 정상을 향해 달리다 보면 ‘더이싸머다오’라는, 로맨틱한 이름의 산에 이릅니다. 더이싸머다오는 ‘별과 같은 높이의 산’이라는 뜻인데, 완만한 푸른 들판을 올라 정상에 이르는 순간 깎아지른듯한 절벽으로 이어져 마치 ‘하늘을 향한 스키 점프대’ 위에 선 듯한 느낌이에요. 정상 부근에는 수많은 텐트가 촘촘히들어차있는데, 겨울이면 광활한 운해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려고 태국각지에서 캠핑족들이 찾아온다고 해요. 낮에 전망대를 찾은 이들은 발아래를 굽어 흐르는 메콩강 너머 ‘라오스’의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태국인들에게는 이미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어서 시내에서는 영어가 통하고 외곽에 근사한 리조트도 들어서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아직 순박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하루하루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끄룽텝의 번잡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해진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에요.
귀신의 숲을 찾아서, 프레(Phrae)
난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하나뿐인 길, 101번 국도를 타고2시간가량 내려오면 또 다른 북부의 소도시, 프레에 도착합니다. 프레는 난처럼 도시 자체가 예쁘고 아기자기하지는 않다 보니 난을 찾는 관광객들이 인근의 ‘패므앙피’ 산림공원만 찍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예로부터 질 좋은 목재의 산지로 유명했기 때문에, 시내 곳곳에 티크 원목으로 지은 오래된 목조건물들이 고즈넉한 멋을 풍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를 몰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어디에서든 노을 지는 들녘의 평화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답니다.
프레의 자랑, ‘패므앙피산림공원’에 가면 관목으로 둘러싸인 숲 속에 약 3만 년 전 일어난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기묘한 모습의 바위산과 기둥을 볼 수있습니다. ‘패므앙피’는 북부 방언으로 ‘귀신의 숲’이라는 뜻인데, 여기에 얽힌 옛날이야기가 있어요.
“옛날, 한 여인이 물을 뜨러 가다가 숲 속에 놓여있는 보물상자를 발견했어요. 물지게에 보물을 담아 돌아가던 여인은 누군가 자꾸만 뒤에서 옷가지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고, 무서워진 여인은 보물을 내려놓고서야 도망쳐 나올 수 있었죠. 두고 온 보물이 아까웠던 여인은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그 숲을 찾았는데, 그들이 발견한 건 보물상자가 아니라 시체가 든 관이었어요.”
실제로 이 숲에서 으스스 한 기운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관광객들이 많아선지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는데요. 다만 한가지 기묘한 일이 있었어요. 가족들에게 보여주려고 스마트폰으로도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공원을 나오면서 사진을 열어보니 멋진 풍경이 담겨 있어야 할 사진들이 모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기괴한 그림으로 바뀌어 있었던 거죠.
섬뜩한 기분에 자세히 살펴보니 스마트폰 플래시가 ‘강제 발광’으로 설정되어있었어요. 셔터를 누르면 플래시가 발광하면서 초점을 다시 잡기 때문에 시차가 생기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촬영 후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는 순간사진이 찍혀 버린 거죠. 참 싱겁죠?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 휴대전화를 구매한 뒤 늘 플래시를 ‘꺼짐’으로 놓고 썼어요. 한 번도 켜본 적이 없었고 그날도 ‘꺼짐’ 상태로 많은 사진을 찍었죠. 그런데 왜 하필 이 ‘귀신의 숲’에 들어와서는 갑자기 ‘강제 발광’으로 설정이 바뀌었을까요…?
여느 북부 도시처럼 프레에도 수많은 사원이 있습니다. 만약,사원들을 모두 돌아볼 시간이 없다면 ‘왓프라탓쑤톤몽콘키리’에 들르시라고 권하고 싶은데요. 태국의 사원에서는 볼 수 없는 고대 양식의 우보쏫(대웅전)과 란나 양식의 티크 건물 등 다양한 북부 양식의 건축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거든요. 수 십 년째 건설 중인 이 사원은 지금도 시주를 모아 계속 확장해나가고 있답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태국북부의 소도시 2곳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 밖에도 태국북부에는 메헝썬, 람빵, 파야오, 치앙칸(동북부) 등 숨은 보석들이 참 많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닿는 대로 태국의 소도시들을 찾아 그 매력을 직접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Hello, 포스코 블로그가 소개해 드린 태국의 숨은 명소 2편, 어떠셨나요?
우리가 알 수 없었던 태국 천혜의 관광명소들을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