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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실어 온 운송혁명

철이 실어 온 운송혁명

2016/07/19

 

 

만약 무역이 없었다면,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마도 지금보다는 훨씬 소박하되, 제한적인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 했을 텐데요.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든 운송과 무역을 혁명적으로 발전시킨 존재가 바로 철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인류의 경제와 문화, 생활상을 뒤바꾼 컨테이너선 및 철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

l 글  국제전략자원연구원(IISR) 원장, 김동환 박사

 

인간은 직립보행을 시작한 이후에도 수 백 만년이 지날 때까지, 육체적 한계로 인해 딱히 무역이라고 할 만한 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평균 18킬로그램의 짐을 지고 한 시간에 5킬로미터, 하루 동안 30킬로미터 남짓 이동 할 수밖에 없어 경제적 행동 반경이 매우 짧았던 탓인데요.

 

기원전 3,500년경이 되어서야 말이 최초로 인간에 의해 순화개량되었고, 500여 년이 지난 기원전 3,000년경부터는 소말리아와 아라비아 남부 사막지대에서 최초로 야생 낙타가 가축화되었습니다. 잘 길들여진 가축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도 오랜 시간 이동이 가능해, 부족간, 문명간 상업활동을 가능하게 했고, 더 나아가 중동, 인도, 중국 등지에 무역로가 생기기 시작했죠.

 

잘 길들여진 힘 좋은 가축과 인간이 발명한 바퀴가 만나면서부터는 더 엄청난 일들이 가능해졌는데요.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짐의 규모가 1톤을 넘어가며 본격적인 교역이 가능해지자, 국제 무역 상인이라는 직업이 등장했고 국제 무역과 문명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차 이후에는 최대 1,500톤의 화물을 싣고 한 시간에 10킬로미터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카라크선이 국제 무역 판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고, 이후 쾌속범선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선박들이 국가간 무역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목재로 된 선체의 한계로 건조할 수 있는 배의 규모가 제한적이었고 이로 인해 적재량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죠.

 

 

1956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인류 무역에 대전환기를 가져온 최초의 컨테이너선 ‘아이디얼 엑스(Ideal X)’가 등장합니다. 컨테이너선은 반세기에 걸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해상운송 방식에 가장 큰 혁신을 가져온 선박으로, 오늘날까지 전세계 주요 정기 항로에서 활약햐며 국제 해상운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아이디얼 엑스 첫 항해(뉴저지 뉴웍항 ~ 텍사스 휴스톤) 실적은 컨테이너 58개에 불과했는데요. 그로부터 60년 후인 다가올 2017년에는 무려 2만개 이상의 컨테이너 박스(20,000TEU)를 선적할 수 있는 초대형(길이 400m, 너비 58m로 축구장 4개 정도 크기) 컨테이너선이 운항 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죠?

 

적재 규모는 19세기 목재선에 비해 무려 1,400배 이상, 첫 컨테이너선과 비교하면 60년 만에 300배 가까이 향상됐습니다. 이처럼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적재량이 증가하게 된 이유는 선박의 재질에 철이 사용되었기 때문인데요. 정확히는 순철(iron)과 탄소의 합금인 강(鋼, steel)이 사용됐기 때문인데, 보통 철재라고 하면 실제로 탄소 함유량 0.0218%~2.11%의 강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 세계를 누비는 컨테이너선은 따뜻한 지중해부터 빙하가 떠다니는 극지를 아우르는 극단적 환경 변화에도 손상되지 않는 우직한 성질이 필수입니다. 이같은 해상 운송 환경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물질로는 철만 한 것이 없죠. 나아가 철은 매장량이 풍부하고 저렴하게 생산되며 전성(展性)과 연성(延性)이 좋아 필요한 모양으로 성형하기도 쉽습니다. 뿐만 아니라 합금하기도 쉽기 때문에 다른 금속을 섞어 철에 원하는 특성을 부여할 수도 있어 더욱 편리합니다.

 

철이 아니고서는 목재는 물론, 지구상 어떤 물질로도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에 달하는 선박을 지을 수 없었을 텐데요. 즉, 철이란 금속 덕분에 인간은 해상 운송의 판도를 혁신적으로 바꾸며, 현대의 국제 무역 규모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죠.

 

맨 몸으로 무거운 물건을 지고 먼 거리를 이동하지 못했던 인류는, 철과 합금을 사용하여 건조한 21세기형 컨테이너선으로 200,000톤 이상의 화물을 싣고 한 시간에 40킬로미터, 하루에 960킬로미터를 이동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운송혁명에 철이 가져다 준 파급력 만큼 대단한 물질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이번 스틸캐스트 시간에는 

철이 운송과 무역에 미친 지대한 영향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알면 알수록 특별하게 느껴지는 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다음 스틸캐스트 시간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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