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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준비된 포스코 회장, 최정우를 말하다

2018/07/27
준비된 포스코 회장, 최정우를 말하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취임식이 27일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다. 경남 고성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소 몰며 공부하던 어린 소년이 1983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포스코 9대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시골 소년에서 평범한 직장인을 거쳐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스코 회장에 오르기까지 그의 철강 인생을 포스코 뉴스룸에서 정리해 봤다.

넉넉지 않았던 어린 시절

경남 고성 구만면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정우 회장은 구만초등학교를 거쳐 회화중학교를 나왔다. 당시 구만면에는 중학교가 없어서 좀 더 큰 면 소재지인 회화면으로 매일 6km씩 걸어서 등교했다. 가난한 농가 형편에 배불리 먹어본 기억이 없는 작은 체구의 아이였지만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에도 수석 입학을 할 정도로 다부진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는 부산으로 다녔다. 부모님께서 매달 보내주시는 쌀 한 말로 큰 집에 신세를 지며 수학했고,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다들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인 데다 농사밖에 모르시던 부모님 밑에서 학업에 매진하기는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가 끝나면 소 풀 먹이러 산으로 들로 다녀야 했고 소가 풀을 뜯는 동안 짬짬이 책을 보거나 밤에 초롱불을 켜두고 공부했다. 힘들게 자라온 어린 시절 기억은 지금까지 남아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단돈 천 원이라도 주고 가야 마음이 편했다.

포스코와의 인연

최정우 회장은 고성군 회화면 회화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당시 경남 고성 출신이었던 故 김학렬 경제 부총리가 고향에 특별 방문해 수석 입학생에게 상을 주게 되는데,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내려와 자신을 격려해주고 간 사람으로 어린 소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김학렬 부총리는 여름방학이 되면 고성 본인 집에서 고성군 중고등학교의 전교 1등 아이들을 초대해 합숙훈련을 시켰다. 김학렬 부총리와 가족들이 같이 식사도 하고, 같이 놀고, 공부도 했다. 그 단체의 이름이 화랑도를 본떠서 ‘뉴화랑’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포항제철소 건립 자금 마련에 크게 기여했던 인물이다. 어린 소년은 훗날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김학렬 부총리의 포항제철소 착공식 사진 기록을 마주하고는 포스코와의 인연을 우연이 아닌 필연처럼 느끼게 되었다.

회장을 꿈꾸던 신입사원

신입사원 시절 최정우 회장은 75명의 동기 중 동기회 회장을 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그리고 동기들을 대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회사 전체를 이끄는 회장이 되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회장 후보 확정 소식을 들은 입사 동기들이 입을 모아 “회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놀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통의 신입사원으로 시작했지만 회장이라는 특별한 꿈을 키웠고 정말로 회장이 된 것. 최정우 회장 본인도 허황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주 입에 올림으로써 자기 암시를 했고 그 꿈을 향해 묵묵히 한 발 한 발 걸어 왔던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36년 경력의 철강업 전문가

최정우 회장은 회계, 원가관리, 심사분석부터 감사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현장 구석구석에 대해 누구보다 밝은 눈을 가졌다. 공정 간 물류는 어떻게 관리되고, 공정 간 가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수율은 어떠한지 등의 현장 프로세스를 손바닥 보듯 해야 원가든 심사든 감사든 주어진 업무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경험이 36년간 고스란히 쌓여 ‘철강업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여기에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켐텍에 이르는 그룹사 근무 경험은 철강 이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철강 그 이상의(Steel & Beyond)’ 100년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에 딱 맞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강한 리더, 건강한 리더십

90년대 초반 주말도 없이 일에만 파묻혀 지내다 보니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한 적이 있었다. 고지혈증이 찾아와 간경화로 발전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런 몸 상태로 일이나 계속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다. 그 길로 매일 아침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뛰었고 지금도 건강관리라면 누구보다 철저하다.

등산, 자전거 등 건강한 취미 생활도 하나둘 만들었고,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건강관리를 혼자만 하지 않는다. 임원들이나 그룹장, 팀장들과 주말 등산을 함께한다. 올 초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옮겨간 후 “리더가 건강해야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직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계획을 짜놓고, 매월 1회 전 임원 및 그룹장들과 등산을 해왔다. 리더가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일 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쳤기에 직원들의 건강 관리에 발 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디서든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참되게. 최정우 회장의 36년 철강 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조직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을 다하면 내가 있는 위치가 진리,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최정우 회장이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준점으로 삼아 온 좌우명이자, 신조다. 어느 회사든 비슷하지만, 과거에는 모기업에서 계열사로 이동할 때는 낙담하고 계열사에 있다가 퇴사할 것으로 생각하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은 처음 계열사 포스코건설로 발령이 났을 때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해서 건설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경영전략실장으로 부임했는데, 모든 임원과 친분을 쌓기 위해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참석했다. 본인이 마음을 열어야 다른 임원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건설화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것이다.

2년 후 기회가 되어 포스코에 돌아왔고 4년 뒤에 포스코대우로 발령이 났을 때도 같은 마음으로 포스코대우화되기 위해 팀장이상 부장들과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일에 대한 이런 굳건한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최정우 회장은 조직 변동이나 그룹사 이동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조직에 동화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고 공부했다.

CEO 후보 면접 대상자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정의롭고 성실하게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그의 리더십이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높은 신뢰를 끌어낸 것이다. 많은 사람이 신입사원이나 과장 등의 시절에 선호하는 조직이 있고, 그 자리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가려고 노력하는데 그러기보다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정우 회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장인의 자세이며, 후배들에게도 그런 리더가 되기를 주문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 주요 경력사항

  • 1983년 포항종합제철 입사
  • 2006년 포스코 재무실장
  • 2008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상무
  • 2010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상무
  • 2012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전무
  •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
  • 2016년 포스코 CFO 부사장
  • 2017년 포스코 CFO 대표이사 사장
  • 2018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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