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가 초일류 포스코를 만들어 냅니다. 포스코 생산기술직 직원들은 최고의 기술을 발휘해 최상의 품질과 성과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포스코의 미래를 창조하고 있는 ‘제철청년단 5기’ 사총사의 뜨거운 스토리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포항 압연설비1부 선재정비섹션 2선재기계파트에서 공장 내 설비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예방정비, 자재준비 업무를 담당하는 정태훈입니다. 입사 최종합격 메일을 받고 뛸 듯이 기뻐했던 2019년 3월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입사 7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랬듯이 저도 진로와 직업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포스코에서 일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담임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선린대학교 제철산업과에 입학했습니다. 인문계에서 공과계열인 제철산업과로 지원한 탓에 기초지식이 없어 대학교 수업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강의시간에는 교수님의 말씀 한 마디까지 모두 노트에 적었고 집에서 다시 복습하면서 차츰 수업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꿈을 쫓아 열심히 공부하며 대학시절을 보내고, 마침내 포스코 입사 합격 메일을 받은 날, 소식을 듣고 기뻐하시던 부모님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입사 첫날, 2선재공장 현장에 들어섰을 때도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내가 이 모든 설비가 사고 없이 작동되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일까요? 대학생 시절이나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교육을 받던 때에 몇 번이나 가봤던 현장이건만, 그날은 유독 설비도 더 거대해 보이고 소음도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선재공장이 합리화에 들어갔고, 운 좋게도 노후 설비 철거부터 토목공사, 새 설비 설치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보고 배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당시 인턴사원이었지만 선배님들이 테스트에 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철야작업도 경험하면서 소속감을 키울 수 있었는데요.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안전을 지키며 일하는 선배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며, ‘나도 저런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제 열공노트는 처음 보는 설비 구성품과 테스트 방법에 대한 필기로 꽉 채워졌지요. 지금도 가끔 당시에 빼곡히 적었던 노트를 펼쳐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선재정비섹션 2선재기계파트는 2선재 공장 내 모든 설비를 일상점검하고 예방정비, 자재준비를 철저히 해 설비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설비를 위한 주치의라고 할 수 있죠. 저의 하루는 설비가 이상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보통 아침에 출근하면, 야간에 설비 특이사항이 없었는지 운전실과 정보를 공유하고 회의에 참석해 금일 중요한 작업 사항이나 특이사항을 체크합니다. 그 후 정비업무를 도와주시는 포스코PR테크 필수전담팀과 만나 TBM(Tool Box Meeting)으로 위험포인트나 안전대책을 점검함 뒤 담당설비를 직접 돌며 적외선 온도계, 육안, 청각을 통한 일상 점검에 들어갑니다.
점검 시간 외에는 예비품 재고 현황조사 등 행정업무와 함께 설비 도면 등을 찾아보며 설비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업무역량을 키웁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설비를 둘러보며 점검을 할 때, 반드시 챙기는 것이 바로 ‘안전모와 무전기’입니다. 안전모는 설비 구조물에 부딪쳐도 다치지 않도록 도와주고, 무전기는 동료들과 소통으로 업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하게끔 도움을 주는 수호천사죠. 제가 이 두 가지 물건과 가깝게 지낼수록, 제철소 설비는 건강해진답니다.
때론 갑작스러운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가 타이어 파손이나 엔진 이상 등으로 운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제철소 설비도 과부하나 부품 마모, 파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갑자기 가동이 멈출 때가 있죠. 이때 제철소에서 설비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리할 수 있는 이는 마이머신 담당자나 정비직원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근 후에도 돌발 상황을 대비해 휴대폰을 늘 가까이 둡니다.
언젠가는 여자친구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연락을 받은 적도 있고, 배달음식을 막 받아 한입 먹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 적도 있습니다. 동료들에게 “친구 안부전화에도 깜짝 놀란다”라며 우스갯소리로 하소연을 한 적도 있지만, 연락이 올 때면 저도 모르게 현장으로 달려가곤 합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대응을 해야 한다는 동료의식과 담당설비에 대한 애정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제가 바로 우리 회사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비 업무는 완벽하게 숙달하려면 장시간에 걸쳐 반복 학습이 필요합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설비에 문제가 생기거나 교환 수리 작업 시, 해당 설비의 구성을 모르니 좀처럼 작업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고 느껴진 적이 있었습니다. 설비의 도면을 자주 들여다 봐도, 실제 구성품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모르니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청음봉을 끼고 최대한 현장에 가서 설비를 직접 보고 들어보며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나중에는 청음봉만으로도 작은 이상 징후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솜씨가 늘었습니다.
또 돌발 및 수리 작업 시 설비를 분해하면 사진을 많이 찍어두고 도면과 일일이 비교해 공부했습니다. 나중에는 설비를 보면 도면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였으니까요. 모르는 게 생기면 기억해두었다가 선배님들을 붙잡고 꼬치꼬치 물어봤습니다. 감사하게도 선배님들은 직접 저를 현장에 데려가 설명해 주시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의 곁에는 언제나 든든하게 제 버팀목이 돼 주는 선후배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입사 초기 담당 설비가 배정됐을 땐 “내가 책임지고 설비를 꾸려나가야 하는데, 정말 문제없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연륜 있는 선배님들께 자주 커피 한 잔을 청하며 고민 상담을 했는데, 선배님들은 한결같이 똑같은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선배님들의 이런 말 한마디는 불안해하는 저를 안심시켜주는 안정제였습니다. 내 뒤에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같은 선배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아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고,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평정심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이끌어 주는 분들과 따뜻한 커피를 한 잔 하며 들었던 조언과 격려가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김선동 파트장님과 함께 일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파트장님은 회사에 다니시면서도 기술대학에 진학해 역량을 키우고 쉬는 날에도 자전거 전국 일주와 100대 명산을 정복한, 말 그대로 슈퍼맨이시거든요. 저도 파트장님처럼 꾸준히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실력을 쌓으면, 어떤 상황에도 노련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겠죠?
일을 하다 보면 혼자 처리하기엔 어려운 이들이 많이 생기는데요. 그럴 때는 주변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어 업무를 분담하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면 처음엔 막막했던 작업도 곧 수월하게 풀립니다. 또 나만 해결할 수 있는 난관을 만났을 때도, 동료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용기를 얻어 문제를 넘어설 해결책을 얻은 적이 많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동료와의 협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동료를 도우려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지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저도 언제나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어려움을 넘어설 용기와 힘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선배님들께서 제게 전해주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설 속 비장의 무기처럼 전해지는 ‘비법노트’인데요. 설비에 대한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기록한 인수인계서이자 정비의 진수만을 담은 정비의 정석입니다.
물려받은 비법 파일을 펴보면, 중요한 부분에는 형광펜 표시가 돼있고, 도면을 보기 쉽게 정리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노트를 펼 때마다 선배님들이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했을지 실감하게 됩니다. 저도 선배님들처럼 흔들리지 않는 정비 역량을 갖출 때까지 노력해서 기계설비 분야의 전문가, 살아있는 정비 비법노트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고자 설비 구조와 작업 방법, 안전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현물, 도면 확인을 해서 작업자분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드려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요즘은 퇴근 후 설비보전기사와 산업안전기사 등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도 중요하기에 암벽등반 등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 꿈은 설비의 맥을 짚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날까지 꾸준히 노력해서, 설비와 동료들의 안전을 모두 지키는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