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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청년단 시즌4] 5편. 포항 STS압연부 1냉연공장 권순규 “목표는 결함제로! 제철소의 핵심 공정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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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청년단 시즌4] 5편. 포항 STS압연부 1냉연공장 권순규 “목표는 결함제로! 제철소의 핵심 공정을 지킨다!”

2024/07/30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부동의 1위. 수십년간 글로벌 톱티어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온 포스코 경쟁력의 원천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있다. 특히 최고의 기술로 최상의 품질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 생산기술직 직원들의 열정은 포스코의 가장 큰 자산이다. 초일류 기업을 향한 포스코의 비상에 날개를 달아 줄 제철청년단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포항제철소 STS압연부 1냉연공장 정정파트에서 코일을 압연하는 공정인 조질압연(SPM)을 담당하는 권순규입니다. 2015년 포스코에 입사해 벌써 9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제철소 핵심 공정에서 ‘결함제로’를 목표로 기술 혁신의 토대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현재 그리고 제가 그려갈 미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포스코에 들어오기 전에는 창원의 한 방산업체에서 미사일 부품 제조 업무를 맡아 7년간 근무했습니다. 우연히 포스코에 합격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근무환경과 비전에 대해 자세히 듣고 본격적으로 포스코 입사 준비를 시작했죠. 다시 신입사원으로 돌아가 일을 배우고, 낯선 동료들을 사귀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부담도 있었지만, 항상 저를 지지해 주는 아내와 가족들 덕분에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포스코 입사에 성공했습니다. 가족들이 제가 포스코에 근무한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합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포스코에서 첫 근무를 했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꽤 오래 직장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새 일터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고, 생소한 업무에 도전한다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선배와 동료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현장에서 사용하는 치공구 등이 익숙해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언제나 저만의 목표를 세우고 제 업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며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소 STS 1냉연공장은 1989년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초도 출하한 이후 국내 유일 스테인리스 열연 코일 공급처로서 34년간 한국 스테인리스 시장을 주도해왔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맡은 SPM(Skin Pass Mill, 조질압연)은 코일을 압연하는 공정으로서, 스트립 형상 제어, 표면 품질 관리 등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 표면 광택과 연신율(압연 후 늘어나는 정도)을 확보합니다. 저는 고객이 원하는 여러 조건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워크롤, 클리닝 설비, 집진 장치 등 여러 설비를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코일을 압연하는 워크롤을 교체하는 등 압연하는 스테인리스 종류나 두께 등 제품 특성에 맞도록 작업 조건을 바꿉니다. 또, SPM은 최종공정으로서 코일 안에 제품을 보호하고자 넣는 종이류인 ‘간지’가 접히거나 찢어져서 결함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살피는 등 제품의 표면 품질을 살피고 코일의 형상과 권취 상태를 관리합니다. 압연 작업을 하다 보면 이물질이 들어가 워크롤에 남아 제품에 결함이 생기는 일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를 이물 압입, 롤 대미지(damage) 라고 말하는데요. 이처럼 SPM 공정은 작업 중에 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공정으로 집중과 빠른 대처 능력이 필수입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선후배, 동료들은 한마음으로 ‘이물 압입 제로’라는 목표를 세우고, 정확한 작업 과정과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사람들은 이제 일상에서 스테인리스 제품들을 수없이 많이 접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 수준 또한 높아졌습니다. ‘요구 조건을 맞춰 고객 만족을 선사한다’는 한 줄의 설명만으로도 SPM이 얼마나 핵심적이고 중요한 공정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 역시 스스로가 꼭 필요한 제철소의 인재라는 자부심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가슴에 품고 일합니다.

제조업체에서 7년 동안 근무하다가 이직했을 때는 새로운 환경과 설비를 관리한다는 것이 무척 낯설어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신입사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법한 이런 어려움은 선배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쉽게 극복했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세심하게 OJT를 해주신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설비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동안 현장에서 익혔던 지식들을 응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셨음에도 늘 공부하고 노력하는 선배님들과 동료들을 본받아 잠재위험 발굴, 개선 제안, 품질 향상에 힘쓰면서 몇 가지 성과도 낼 수 있었습니다.

SPM에 사용하는 이물 제거 장치인 닥터 나이프(doctor knife)로 포스코 특허 출원도 했고, TL3 인증과 포스튜브 제작으로 업무 능력도 키웠습니다. 틈나는 대로 현장에서 ‘내가 개선할 수 있는 작은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보고 제안을 하나씩 작성해 최근 안전 제안 5등급을 등록하고 산업안전기사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닥터 나이프(롤 표면 이물질 제거장치 및 그 나이프 교환방법) 포스코’ 특허 출원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인데요. 기존 닥터 나이프는 2인 1조로 설비 교체 작업을 해야만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조립상태가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작업자 혼자서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보완했습니다. 제 발명의 핵심은 작업자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굴곡 현상 없이 설비를 조립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줄무늬나 변색을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장 업무와 병행하느라 수정 과정이 지난했지만, 등록 후에 그만큼 더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꼈습니다.

포스코인으로서 다시 태어나게 된 또 다른 결정적인 계기도 있었습니다. 바로 2022년 9월 5일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범람 피해를 입어 복구작업을 할 때입니다. STS압연부는 냉천과 가까워 피해가 큰 편이었고, 복구 과정에서 모든 설비를 정비하고 청소해야 했는데요. 이 시기에 설비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현장 이해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또 동료들과 한 마음으로 복구 작업을 하면서 내가 포스코의 일원이라는 주인의식도 가지게 됐습니다. 지금도 일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면 절박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언제나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초심을 찾자!”라는 저만의 좌우명을 외치곤 합니다.


‘중고 신입’으로 회사에 입사해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다가와 ‘자신감 요정’들처럼 용기를 불어넣어주셨습니다. 처음 안전 제안에 나섰을 때 이야기입니다. 저는 현장 안전 교육을 받으면서 저(抵)고소 작업으로 사망한 사례를 몇 가지 배웠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제가 일하는 현장에도 그런 위험 요소가 없나 유심히 살펴보게 됐는데요. 그러던 중 ‘AGV 대차 떨어짐 잠재 위험’을 발굴했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왕 하는 것이니,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고 다짐했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개선 방향을 잡았고, 김진환 파트장님이 도움을 주셔서 안전팀을 꾸려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간도 촉박한데다 설계 도면 없이 말로 전달하다 보니 안전시설물팀과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습니다.

자신감은 한없이 사라지고 걱정은 늘어나던 그 시점에서 힘이 돼 주셨던 분이 바로 김진환 파트장님이었습니다. 파트장님은 여러 가지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여러 번 고비를 넘고 수정 작업을 거쳐 안전시설물 설치를 마쳤을 때,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기쁨과 함께 김진환 파트장님께 가슴 깊이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언제나 후배들을 위해 망설임 없이 도움을 주시고 용기와 자신감도 불어넣어주시는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제안이나 특허 등록에 성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것도 역시 선배님들 덕분입니다. 자격증은 없었지만, 남들보다 실력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만하며 현실에 안주한 적도 있었는데요. 함께 근무하는 선배님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모습을 보고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열정적인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근속만 늘어가고 자격증은 고등학교 시절 취득한 5개가 전부인 제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죠. 그 후로 롤 모델인 선배님들의 모습을 본 받아 산업안전기사 자격 취득에 도전했는데요. 공부해야 할 내용이 어려운 데다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도 지쳤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며 제가 놓치고 있던 안전 기준과 상식을 새롭게 익히는 순간에는 고단함도 다 잊을 만큼 뿌듯했습니다. 인생의 모델이 돼 주는 성실한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제 손에 쥐어지지 않았겠죠? 앞으로는 다른 자격증에도 도전해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려 합니다.

지칠 때마다 저는 가까운 곳에서 올바른 삶의 자세를 몸소 보여주는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냉천 범람 피해 복구 때 직원들과 소통하며 단합의 길로 이끌어주신 남중원 공장장님, 40여 명을 통솔하며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몸소 알려주신 김진환 파트장님이 바로 제 롤 모델입니다.

또, “너도 충분히 할 수 있다!”라며 늘 용기를 불어넣어주시는 현장의 능력자 박승준 대리님,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언제나 함께 고민해 주시는 STS압연정비섹션 이동현 대리님은 제 멘토입니다. 저도 이처럼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배, 도움을 청하고 싶은 멘토 같은 선배가 되고자 합니다.

퇴근하고 저를 반겨주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 역시 제 인생의 동력입니다. 사랑스러운 세 아이를 데리고 아내와 여행을 가거나 오토캠핑을 하며 힐링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데요. 저는 ‘가족이 행복해야 일터도 행복해진다’고 생각해 가족들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첫째와 둘째를 데리고 제주도에 여행 다녀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행기 탑승부터 사진 촬영,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채로운 체험활동까지, 여행을 만끽했는데요. 신이 난 아이들과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도 가끔 ‘다음에는 꼭 막내도 데리고 제주도에 다시 가자’고 종알종알 말을 걸어온답니다. 앞으로도 사랑하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소소한 추억을 남기며 행복한 인생을 가꾸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세 아들 로힘, 로하, 로후야…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고, 아빠가 항상 응원할게!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아내 효주야~우리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한 가정이 되길 노력하고 존경받는 부모가 되자! 사랑해”


올해 현장에 2003년생 신입사원이 입사해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새 저도 30대 중반이 됐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했지요. 곧 퇴직하실 선배님들께서 모두 나가시면 저와 남은 동료들이 포스코를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특허와 제안 등으로 많은 경험을 쌓고, 현재도 밴딩 머신 수리 작업자의 잠재위험을 줄이는 개선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언제나 초심을 가지고 계속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면 근속만 채우는 부끄러운 사람이 아니라,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도전적이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선배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많은 경험을 쌓고 근속이 10년, 20년 차가 됐을 때, 후배 사원들에게 당당하게 중요한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도, 내일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능숙하고 원숙하지만 무뎌지지 않는’ 도전적인 사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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