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은 철강에 버금가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이차전지소재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품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산업의 주역인 포스코케미칼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음극재 26만톤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여 에너지소재 분야 23조원의 매출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20%를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기술과 설비 모두가 전무한 상황에서 K-배터리 주역으로 성장한 포스코케미칼! 그 중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인 ‘음극재’와 ‘양극재’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문가를 통해서 들어보았다.
l 이차전지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이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됩니다.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수명, 충전속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이 되는 소재입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소스로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하고, 음극재는 충전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데,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l 포스코케미칼의 음극재, 양극재 사업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음극재 사업은 2010년 LS엠트론으로부터 음극재 사업조직인 카보닉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국내 음극재 생산이 전무했지만 포스코그룹의 소재사업 경험, 특유의 사업 추진력, 제철 부산물에서 나오는 흑연 원료인 코크스를 잘 활용한다면 음극재에도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양극재 사업은 2012년 포스코ESM이 출범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사업 출발 당시에는 휘닉스소재와 합자회사로 출발하게 되었고, 2016년 포스코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1세대 전기자동차에 양극재로 사용되는 LMO 양극재를 상용화하면서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후 하이니켈 양극재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중점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l 음극재, 양극재 모두 시장 진입이 늦었는데, 후발주자임에도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슷한 시기에 음극재 사업을 시작한 경쟁사들은 출력에 중점을 둔 소프트카본과 하드카본 계열의 제품을 중점적으로 개발했습니다. 반면,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에 초점을 두고 저장 용량에 강점이 있는 흑연계 음극재 연구에 집중했고, 시간이 지나며 전기차의 주행거리 성능에 적합한 흑연계 음극재가 메인스트림으로 성장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선택이 적중한 것 이지요. 덕분에 국내 유일의 흑연계 음극재 생산회사로 기반을 다지며 10년만에 국내 1위, 세계시장 11%를 점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사업 초기부터 니켈 함량이 80%가 넘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도전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개화시기에 맞춰 관련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게 된 것인데, 특히 양극재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 여력입니다. 양극재가 양산설비에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됩니다.
올해 초 유상증자로 목표 1조원 대비 27% 많은 1조 2700억원을 마련하였는데요. 이는 최대 주주인 포스코가 일찌감치 주주 배정분 100% 참여를 발표하며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성장 비전을 제시했고, 투자자들이 이 점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이었습니다.
l 앞으로의 연구방향이나 중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포스코케미칼은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소재의 장점은 리튬이온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고용량(이론적으로 흑연의 10배)이어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음극재 극판을 얇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어 배터리 출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기술적인 난제는 충방전에 따른 부피 팽창(기존 소재 대비 약 10배)이 커서 장기적인 사용에 한계가 있고 전해액과의 반응성에 따라 배터리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현재 배터리 업체는 흑연계를 중심으로 실리콘을 일부 첨가(3~5%)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배터리 용량 증대를 위해 실리콘계 함량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회사도 그룹 차원에서 설립한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차세대 제품인 실리콘 음극재의 성능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양산을 위한 투자에도 나설 계획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리튬메탈 음극재의 선행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방향은 하이니켈 NCM 및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의 고용량화, 장수명화, 고안전화입니다. 고용량, 장수명, 고안전은 서로 상충되는 성질이 있어서 하나의 제품으로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시장 및 고객 각각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다품종을 동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점 연구 방향은 공정기술 및 엔지니어링 등 양산기술입니다. 자동차를 비롯한 전지의 대형화 및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지금까지의 제조기술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그래서 포스코케미칼은 생산능력을 크게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 공정 및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의 양극재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한 니켈과 코발트 원료 공급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권을 보유한 호주 BRM사의 지분을 인수하여, 음극재 원료 공급안정성 또한 강화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l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나요?
첫째로, 포스코그룹의 자원개발, 해외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는 다른 소재사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입니다. 향후 이차전지 소재사업에서 안정적인 원료 조달 능력이 중요한데, 이런 사업 경험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배터리가 사용되는 최종 제품에는 대부분 철강 소재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이차전지소재 원료 수급, 소재 개발뿐만 아니라, 최종 제품에 필요한 철강 소재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종합 소재기업으로서 자부할 만 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그룹 내 훌륭한 연구 인력과 인프라가 있다는 것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설립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비롯한 그룹 내 연구 인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기관과 협업이 가능해 제조 시뮬레이션을 정확하게 할 수 있고, 덕분에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입니다.
셋째로, 그룹내 건설, ICT, 제조기술 역량 등을 결집해 생산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습니다. 배터리는 품질 안정성과 원가절감이 핵심 요소인 만큼, 오랜 기간 그룹 내 축적해온 생산공정 구축과 관리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