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사내 직원을 육성해 인공지능 전문가로… 현업 니즈 반영한 자동화 프로그램 직접 개발
l 시장가 1억 가치 프로그램, 2개월 만에 투자비 없이 개발 및 가동 성공
“원료 가격을 인공지능이 대신 수집해줄 수 없나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획득과 개발에만 1억 원 이상 소요, 매년 유지 보수에 3천만 원 이상이 들어가는 직원들의 ‘희망사항’을 포스코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놀랍게도 실제 프로그램 개발에 소요된 시간은 테스트 기간을 포함해 겨우 두 달, 별도의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미 구축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 이제 개발 시간은 한 달 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추가 투자비도 없다. 직원들의 희망사항이 이토록 간단히 현실화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포스코의 사내 ‘인공지능 전문가’에 있다.
포스코는 2017년부터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과정을 시작하고, 전문가 25명을 배출했다. 올해 새롭게 배출된 22명을 포함하면, 그룹사 통틀어 47명의 전문가가 사내에서 활동 중이다. 회사는 ‘스마트포스코’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 과제 수행자 중 역량이 있는 직원들을 선발해 인공지능 심화 지식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수료생들은 전사 곳곳에서 직원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업에 적용한다.
지난해 1기 전문가들이 배출된 후,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보기획실 인공지능 전문가 이수장 씨는 원료실 김동우 씨와 함께 철광석 시황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지난 7월 착수했다. 매일 반복되는 단순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휴먼 에러를 방지함과 동시에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프로그램은 9월에 개발 완료되어 현재 원료실에서 가동되고 있다. 기존에는 웹사이트 로그인, 정보 추출 등 7개 단계에 달하던 업무 프로세스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모두 자동화되고, 직원은 마지막 ‘확인’ 단계만 거치면 된다. 최소 30분이 걸리던 일을 1~2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것이다.현재까지 1기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수행한 과제는 25건 이상이며, 이들은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모두 다양한 부서에서 직원들이 먼저 요청해온 과제들이다. 포스코 현업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회사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설계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사내 인공지능 전문가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이수장 씨는 “인공지능 전문가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작년보다 각 부서의 인공지능 이해도가 더 성숙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인재창조원과 포스텍은 지난 7월 6일, 22명의 신규 인공지능 전문가 2기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료생들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17주간 Off-job 집합교육에 참여해 인공지능 관련 핵심 이론과 최신 기술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이제 현업으로 복귀해 인공지능 과제를 수행한다. 이번 교육을 수료한 엔지니어링솔루션실의 김석 씨는 “인공지능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매우 뜻깊었다. 앞으로 그룹 내 인공지능 전문가로서 회사의 스마트솔루션 추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포스코 인재창조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그룹사 일반직원 약 1,800명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42차수에 거쳐 ‘인공지능 기초교육’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소수 정예 인공지능 전문가를 통해 회사 스마트솔루션의 기반을 확립하고, 전 직원의 인공지능 마인드 셋 함양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