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스코센터에는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포스코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포스코 미술관에서 노동식 작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이라는 전시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포스코 블로그지기가 직접 전시회장을 다녀왔습니다~ 올 해 유독 크나큰 존재감을 과시했던(!) ‘모기’와 함께한 색다른 전시,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
익숙한 존재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신선한 전시
노동식 작가는 ‘솜’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분으로, 그간 솜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정겹게 풀어내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는데요. 이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전시에서는 ‘솜’이라는 고정적 재료에서 탈피해 철, 금속 등 각종 오브제를 등장시켜 섬세함과 아기자기함을 더해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전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보는 것만으로도 간지럽기 짝이 없는 ‘모기’들을 전시회장에서 잔뜩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전시장 한 가운데 위치한 3미터 크기의 거대한 모기향, 그리고 수백 마리의 모기를 따라 지난 여름날의 흔적을 쫓다 보면 어느덧 노동식 작가의 작품 속으로 빠져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시 정보는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길! 🙂
포스코 미술관 기획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전시회 안내
- 타이틀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 전시회 일시 : 2013년 11월 13일 ~ 12월 10일
- 장소 : 포스코 미술관
- 개관 시간 :월-금 10:00~19:00, 토 11:00~16: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 관람료 : 무료
모기들로 가득했던 포스코 미술관
포스코 미술관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기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모기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모기장, 모기향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 궁금하신 분들 위해 지금부터 작품을 살짝 보여드릴게요!
입구에서 만난 모기, 생각보다 많이 징그러운 모습은 아니였는데요. 철로 표현된 모기의 다리가 정말 튼튼해 보였습니다 ^ ^;;;
모기를 물리치기 위한 대형 모기향인데요. 모기향을 피우면 올라오는 연기까지 솜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 꽤 사용한 모기향 인 듯 하얗게 부셔져 떨어져있는 모습을 표현한 리얼한 작품이었는데요. ‘맞아, 맞아. 이렇게 모기향이 부셔지곤 하지!’ 하며 모기향을 피우던 여름밤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
작품명도 상당히 재미있죠? 모기 앞에서 방심은 금물! 하지만 결국 모기에 물려 볼록 부어오른 엄지 손가락의 모기 물린 자국이 눈에 띕니다.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물파스가 필요한 순간을 잘 표현한 듯 하죠? 😀
전시장에 있던 수많은 모기들은 모두 노동식 작가가 일일이 손으로 작업한 것인데요. 많은 모기의 수에 놀라기도 했지만, 모기를 표현한 섬세함에 감탄하며 전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직접 포스코 미술관으로 오셔서, 모기들과 함께 한 여름의 추억을 떠올려 보시길! 🙂
lt;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노동식 작가와의 유쾌한 인터뷰!
전시를 둘러본 뒤, 노동식 작가를 직접 만나뵐 수 있었는데요. 작품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 부터 전시 관람 팁까지 유쾌했던 인터뷰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
포스코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포스코 미술관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포스코가 운영하는 곳인 만큼 작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이미지가 있는데요. 때문에 이 곳에서 전시를 하게 된 것이 저로서는 고마운 일입니다. 다른 많은 작가들도 이 곳에서 전시를 열고 싶어하고요. 부디 전시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모기를 모티브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셨는데, ‘모기’라는 소재에 숨겨진 의미가 있는 건가요?
저는 예전부터 안개, 구름처럼 연기와 같은 형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모기향이었습니다. 제 작업실 뒷 쪽에 마침 모기가 많아 실제로 작업할 때도 모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이 때문에 꾸준히 모기, 모기향을 주제로 전시를 해보고 싶다 생각했었고, 마침 포스코 미술관 내 공간도 작품 전시를 위해 딱 좋은 규모라고 생각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이번 전시의 제목이 비슷한데, 어떤 연관성이나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특별히 소설과 연관성은 없고, 그냥 제목만 차용한 수준이예요. 모기하면 가려움이 떠오르는데, 더 고민을 하다보니 ‘가벼움’을 ‘가려움’으로 바꿔도 재밌겠다 싶었거든요. 특히 여기 계신 포스코 미술관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한 제목인데, 모두 좋다고 하셔서 선정이 됐고요.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익숙한 제목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
그 동안 솜을 재료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드셨다고 들었는데, 이번 전시에서 솜 외에 철이나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솜을 주제로 작업을 한지 12년, 13년 정도 되었는데요. 결국 제가 생각하는 다양한 것을 표현하려면 솜만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아직도 솜으로 보여드릴 게 많긴하지만, 꼭 솜만 사용하고 싶진 않아요. 철도 들어갈 수 있고 플라스틱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만 써야지’ 하고 정해놓고 작품을 구상하는 건 아니니까요. ^^
이번 전시에서 모기 다리 등에 철을 많이 사용하셨는데, 철로 작업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이 있으신가요?
무엇보다도 철은 단단하게 유지가 잘 되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같은 재료는 작업하다 보면 쉽게 부러지는데 철은 형태가 오래 보존되어서 좋죠. 철만한 재료는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거나, 작품을 볼 때 주목해서 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 전시를 통해 특별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기 보다는 관람객들이 편하게 미술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포스코 미술관은 일반인분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아, 이런 작품도 있구나’ 정도로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모기에 물려 가려웠던 경험, 모기향을 피운 경험, 모기장에 걸린 모기를 본 경험들이 작품이 될 수 있고 재미있게 표현될 수 있구나’ 정도만 느껴주시면 됩니다!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 방향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는 지금까지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시를 준비해왔는데요. 앞으로도 보는 사람이 다가가기 쉬운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음 개인전에서는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머리 속에 상상만 하던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노동식 작가의 솔직한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그의 유쾌하고 상상력 넘치는 작품 정신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
오늘 소개해드린 포스코 미술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전시 이야기를 듣고, 지금 당장 미술관으로 가고 싶은 분들이 많으실 듯 한데요 😀 이번 주말엔 포스코 미술관에서 노동식 작가와 함께 특별한 문화생활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