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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교수가 말하는 탄소저감과 철강의 미래 ① 우리가 꿈꾸는 미래 탄소저감사회

포항제철소 종합준공 50주년 특집 칼럼

이준호 교수가 말하는 탄소저감과 철강의 미래 ① 우리가 꿈꾸는 미래 탄소저감사회

이준호 교수 2023/06/28

[포항제철소 종합준공 50주년 특집 칼럼] 이준호 교수가 말하는 탄소저감과 철강의 미래 ① 우리가 꿈꾸는 미래 탄소저감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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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기술 개발을 통한
저탄소 스틸 생산 등 탄소저감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나섰다.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준호 교수와 함께
다가오는 탄소저감 시대에서의 철강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 지구의 날 제정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이 제정한 날로, 현재 전세계 190여개국에서 약 10억 명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행사다. 지구의 날은 1970년 미국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처음 주창한 것으로, 원래는 대학생들에게 대기와 수질 오염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려는 교육 캠페인으로 기획됐다. 하버드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가 주도해 각 대학에서의 행사를 준비했는데, 날짜를 4월 22일로 정한 것은 봄방학과 기말고사의 중간인 시기에 개최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당시 레이첼 칼슨의 《침묵의 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환경에 대한 인식이 고취되고 있었고, 캘리포니아 지역의 원유 유출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행사 개최 소식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참여했고, 전국적 규모의 행사로 확장됐다.

지구본을 손에 들고 있는 지구의날 형상 이미지

첫 번째 지구의 날 행사에는 당시 미국 인구의 10%인 2000만 명이 참여했고, 환경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자 미국 정부는 환경보호청(EPA)을 설립하고, 환경에 관련된 법령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부터는 세계적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구의 날 행사를 열고 동참하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는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온실가스 감축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지구의 날 기념 행사 모습

▲포항제철소 지구의 날 기념 행사 모습.

 

기후변화,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오랫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실제로 기후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베네치아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나 몽블랑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와 상관 없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심지어 파키스탄 국토의 삼 분의 일이 홍수로 피해를 겪어도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2022년 8월 8일,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서울 일대가 물바다가 되자 비로소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특히 입시의 중심지인 대치동 학원가 일대가 침수된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우리가 무엇인가 할 필요가 있다고 깨닫게 만들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물에 잠긴 포항제철소 모습.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물에 잠긴 포항제철소 모습.

9월 6일에는 태풍 힌남노가 남부지역을 강타하면서 포항제철소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침수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2조가 넘는 피해는 물론 지역 내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시민들의 관심은 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2022년 구글코리아 검색어 1위에 최고의 드라마 히트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치고 ‘기후변화’가 뽑혔다. 3위도 ‘초단기 강수 예측’이니 시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요즘처럼 높은 적도 없었던 것 같다. 1970년, 많은 시민이 참여한 지구의 날 행사로 미국사회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2022년,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게 된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를 이루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탄소저감 사회로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작금의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먼저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변화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서 뒤처지는 순간, 국제사회에서 단번에 낙오자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2년까지 판매되는 승용차와 소형트럭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을 발표했다. 2022년 미국의 전기차 판매 비율이 5.8%에 불과한 것을 보면 매우 도전적인 수치이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에 피해가 될 수 있음에도 이러한 정책을 과감하게 제시한 것은 그만큼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분석 결과가 매우 심각함을 의미한다. 게다가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면서 해외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2026년 탄소국경세 도입을 합의했는데, 이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클 산업은 철강산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U탄소국경조정제도 대상품목 대EU 수출 현황, 2021년 수출액 기준, 철, 철강 43억 달러, 알루미늄 5억 달러, 비료 480만 달러, 시멘트 140만 달러,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기후변화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국제적 힘의 불균형 속에서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유엔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약 80억의 인구는 2086년 104억 명이 될 때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구 성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대한민국의 인구는 감소할지라도 전 세계적으로는 약 20억 명 이상의 인구 증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사회 건설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 중립의 도시 건설,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 수소기반의 미래형 에너지원이 이러한 미래 탄소저감사회에 대한 방안이다. 기존의 도시를 탄소저감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만큼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도 탄소저감사회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 이러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바로 ‘철강’이다. 탄소저감의 길에서 가장 타격을 입고 있는 철강산업이 미래 탄소저감도시 건설에서도 역시 가장 필요한 소재라는 게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편부터는 미래 탄소저감시대에서의 철강의 역할을 하나씩 알아보겠다.

 

이준호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취득 후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철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표 저자로 기획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 서적인 <첨단X유산>과 국내 우주 기술 연구자들이 함께 펴낸 <2030화성오디세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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