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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대리의 또 다른 미션 “영일만 지킴이”

이예은 대리의 또 다른 미션 “영일만 지킴이”

2020/07/17

바다와 포스코. 둘은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포스코의 제철소는 포항과 광양의 너른 바다를 품고 있고, 철강 부산물로 만든 인공어초 ‘트리톤’은 바다 숲을 조성해 바다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 몸소 바다에 뛰어들어 수중 환경 정화활동을 펼치는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여기, 바다에 100번 이상 뛰어든 포스코 다이버가 있다. 포스코 뉴스룸이 바다와 진~한 사랑에 빠진 2015년도 입사자 포항제철소 선재부 이예은 대리(31세)를 만나봤다.

포항제철소 선재부 이예은 대리가 수중 정화 활동을 위해 바다로 뛰어내리는 모습

▲ 포항제철소 선재부 이예은 대리가 수중 정화 활동을 위해 바다로 뛰어내리는 모습

2018년은 이예은 대리에게 잊을 수 없는 해다. 포스코 입사 동기로 인연을 맺은 남편과 결혼한 해이자, 남편과 함께 포항 바닷속을 처음 마주한 해이기 때문이다. 대학시절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이예은 대리는 2015년 포스코 입사 이후 ‘행복 지킴이 멘토링 봉사단’, ‘벽화 그리기 봉사단’ ‘제빵 봉사단’ 등 다양한 사내 봉사단에서 활동했다. 결혼 이후엔 남편과 함께 클린오션봉사단의 문을 두드렸다.

클린오션봉사단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예은 대리는 “클린오션봉사단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바닷속에서 정화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껴졌어요”라고 대답했다. 잠수복을 입고, 물안경을 쓰고, 공기 통을 매고 캄캄한 바닷속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볼 수도 알 수도 없는 바닷속 쓰레기를 앞장서서 치운다는 사실은 이예은 대리의 가슴을 뛰게 했다.

뛰는 가슴을 안고 당장에라도 바다에 들어가 쓰레기를 줍고 싶었지만, 안전한 봉사활동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클린오션봉사단 가입을 위해서는 스쿠버다이빙 전문 자격증이 필수였던 것. 이예은 대리는 남편과 함께 약 두 달간 다이빙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해 당당히 봉사단에 합류했다.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은 2009년 창단해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포스코 대표 재능 봉사단이자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다이버 전문 봉사단이다. 포항, 광양, 서울에서 근무하는 포스코 직원 및 가족 280여 명이 각각 영일만 해역, 광양만 해역에서 육상 · 수중 정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10년간 총 570회 다이빙을 통해 수중 쓰레기 1,710톤을 수거했다.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이예은 대리는 매주 토요일 영일만 해역으로 향한다. 바닷속에서 이예은 대리를 반기는 건 알록달록한 열대어와 화려한 해초가 아닌 대표적 해적 생물*인 불가사리와 각종 생활 쓰레기, 폐타이어 등이다. 고단한 한 주 끝에 꿀맛 같은 늦잠을 잘 수 있는 토요일 아침, 그를 바다로 계속 이끌어 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해적 생물(害敵生物): 수산 생물의 생육과 번식을 해롭게 하거나,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생물. 불가사리와 성게는 해조류와 전복 등을 먹기 때문에 대표적 해적 생물로 불린다.

이예은 대리는 “바닷속에는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과 폐기물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쓰레기는 물속에서 썩지도 않고 치우는 사람도 없어 고스란히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어요. 작은 손길이지만 제가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울 때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살리고, 어촌계를 살리고, 나아가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덧 100번 넘게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네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주변 여성 봉사단원 중 100회 이상 다이빙을 한 건 본인이 처음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이예은 대리는 클린오션봉사단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울릉도 연합 봉사 활동을 꼽았다. 2018년 울릉도를 처음 찾았을 때엔 조류 등의 위험 요소로 육상에서만 봉사활동을 하고 떠나 아쉬움이 컸다고. 1년 후 다시 찾은 울릉도에선 그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중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익숙해진 영일만 해역 외에 처음 들어가는 바다라 긴장도 되었지만 포항과는 또 다른 푸른 바다를 보며 이예은 대리는 수중 정화 봉사활동의 뿌듯함을 다시금 느꼈다. 그는 “최근 울릉도 해역에선 인공어초 트리톤을 활용한 바다숲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다음에 울릉도에 방문하면 바닷속이 얼마나 변해 있을 지 궁금하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이쯤 되니 바다와 진한 사랑에 빠진 이예은 대리에게 한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포항제철소 선재부 엔지니어로서 매일같이 현장과 사무실을 바삐 오갈 텐데 매주 반복되는 봉사활동이 업무에 부침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 것. 하지만, 이예은 대리는 “봉사활동과 업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예은 대리는 2019년 하반기 포항제철소 Smart 기술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열정 있는 엔지니어다. Smart Factory 추진 흐름에 발맞춰 그는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분석 기술을 현장 조업에 적용해 소재의 형상을 실시간으로 측정, 분석, 자동 전단하는 제어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봉사활동은 업무 외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오히려 봉사활동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에요. 고요한 바닷속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변 사람과 주어진 환경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거든요.” 이예은 대리가 업무와 봉사활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는 봉사활동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또 한 가지 이유로 ‘타 부서 사람들과의 소통’을 언급했다. 사내 봉사활동은 여러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레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사내에 든든한 인맥도 생기고, 타 부서와 협업하는 업무도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어 회사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예은 대리가 사이판에서 펀 다이빙 중 만난 거북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예은 대리가 사이판에서 펀 다이빙 중 만난 거북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항 앞바다에서 바다거북을 만날 그날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예은 대리.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고 싶다는 그의 다짐은 바다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앞장서는 포스코의 마음, 돌아오는 토요일에도 포항, 광양, 바닷속에서 쓰레기를 주워 올릴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원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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