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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ILT PosMAC 저류조 만드는 제철산업 다녀왔습니다

이얼 탐방기 4

INNOVILT PosMAC 저류조 만드는 제철산업 다녀왔습니다

2020/07/31

포스코 뉴스룸 에디터가 포스코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를 찾아가 보고 듣고 쓰는 이얼(이노빌트 얼라이언스) 탐방기! 네 번째로 찾아간 곳은 PosMAC 저류조 제작 업체 ㈜제철산업이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뚫고 경상남도 진주로 향했다. 제철산업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크기의 저류조 본체가 공장 마당에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놓여있었다. 부식에 강한 PosMAC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빗속에서도 위용이 넘쳤다. 카리스마 넘치는 첫인상에 PosMAC 저류조와 생산 업체 제철산업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곧바로 사무실로 올라가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이사와 배승열 이사, 포스코 강건재마케팅실 조유래 대리와 마주 앉았다.

I 세계 유일 PosMAC 저류조 생산 기업, ㈜제철산업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이사가 PosMAC 저류조를 소개하고 있다.

▲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이사가 PosMAC 저류조를 소개하고 있다.

1999년 설립한 제철산업은 파형강관 전문 생산 업체다. 설립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보다 발전된 형태의 파형강관을 제작,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력하는 제품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PosMAC 저류조’다. PosMAC은 포스코의 고내식 합금 도금 강판이다. 마그네슘, 아연, 알루미늄 세 가지 원소를 합금화한 도금이 입혀지는데, 아연 도금 강판 대비 5~10배 이상 부식에 강하다. 현재 PosMAC 저류조를 포함해 제철산업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PosMAC 강판을 원자재로 한다.

제철산업은 창업 이후로 포스코 강판 외에 다른 재료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품질을 신뢰하기 때문이죠. PosMAC이 개발되기 이전엔 포스코가 생산하는 아연 도금 강판을 썼고, PosMAC이라는 더욱 좋은 소재가 개발되면서 PosMAC으로 원자재를 100% 바꿨습니다”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가 말했다.

PosMAC 저류조는 포스코, 제철산업, RIST가 공동 연구 개발한 친환경 빗물 저류 시스템이다. PosMAC을 소재로 해 내식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빗물을 저장해야 하는 시설로 제격인 소재다. PosMAC 저류조는 두 종류로 사용되는데 하나는 빗물 이용 시설(이수, 利水), 또 다른 하나는 우수 유출 저감 시설(치수, 治水)이다.

빗물을 모아서 깨끗하게 정류해 다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빗물 이용 시설을, 요즘 같은 장마 시즌에 홍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인위적으로 시설에 가두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수 유출 저감 시설을 설치하게 된다. 공장이나 아파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저수지가 우수 유출 저감 시설의 예다. 그러나 저수지는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쓰레기가 쌓이고, 모기 등 해충의 유충이 서식하기 마련. 그러나 우수 유출 저감 시설을 저류조 형태로 제작해 지하에 매설하게 되면 주변 환경이 깨끗해지고, 상부는 주차장이나 녹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수(利水): 물을 잘 이용함.
*치수(治水): 수리 시설을 잘하여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막음. 또는 그런 일.

빗물이용시설: 건축물 지붕 등에 내린 빗물을 모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처리시설, 집수시설, 처리시설, 저류시설, 배수시설로 구성. 우수 유출 저감 시설: 홍수시 빗물의 범람을 억제하기 위해 빗물을 지하에 가두는 시설. 저류시설, 배수시설로 구성.

제철산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PosMAC 저류조를 생산하는 회사. 서권덕 대표는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 파형강관을 사용한 저류조 사례를 현장과 문헌을 통해 확인해 보았지만 대부분 아연 도금 강판을 재료로 하지 PosMAC으로 만든 저류조는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제철산업이 세계 유일 PosMAC 저류조 생산 회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포스코와의 깊은 유대와 기술 개발에 대한 제철산업의 열정이 동시에 작용했다. 제철산업에게 저류조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게 포스코다. 2001년 포스코 기술개발실이 제철산업의 문을 두드렸다. 국내 실정에 맞는 저류조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안이었다. 제철산업, 포스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머리를 맞대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소재도 아연 도금 강판에서 PosMAC으로 변경하고 여러 시행착오와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그렇게 PosMAC 저류조의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자그마치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배승열 이사가 그날을 추억하며 운을 뗐다. “2011년 서울에 PosMAC 저류조 시제품 500톤(저류조 용량)을 묻던 날이 기억납니다. 이게 PosMAC 저류조의 시발점이 되어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함께 구조, 이론 점검을 한 뒤 시행착오를 하나씩 고쳐 나가며 지금의 완제품이 탄생했습니다.”

서권덕 대표가 말을 이었다. “이처럼 저류조에 관해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력은 타 기업에서 모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철산업은 저류조 관련 특허를 10건 이상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빛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I 시공성, 경제성, 친환경성 모두 잡은 PosMAC 저류조

빗물 이용 시설은 보통 총 용량이 500톤 이하인 반면, 우수 유출 저감 시설은 최소 1,000톤 이상의 대규모 시설이다. 제철산업은 주로 빗물 이용 시설용 저류조와 3,000톤 이하의 우수 유출 저감 시설용 저류조를 제작한다.

왼쪽부터 PosMAC 저류조, 플라스틱 저류조, 콘크리트 저류조

국내에서 흔히 쓰이는 저류조 공법은 콘크리트 저류조와 플라스틱 저류조다. 서권덕 대표는 “PosMAC 저류조가 두 공법에 비해 시공성, 경제성, 친환경성이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챙겨왔다.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 저류조 공법 대비 PosMAC 저류조의 강점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첫째는 시공성이다. 1,000톤 용량의 저류조를 시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플라스틱 저류조는 15일, 콘크리트 저류조는 40일의 설치 기간이 필요하다. PosMAC 저류조는 단 6일이면 시공이 끝난다.

둘째는 경제성이다. PosMAC 저류조는 시공 기간이 짧아 타 공법 대비 공사 비용이 약 30% 정도 저렴하다. 또한 PosMAC 저류조는 유지 보수가 편리하고, 추가적인 방수 공사가 불필요해 더욱 경제적이다. 플라스틱 저류조의 경우 내부 구조가 복잡해 유지 관리가 불편하고, 파손 등 문제 발생 시 부분적인 보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콘크리트 저류조는 연결 틈새로 누수 발생이 빈번해 주기적인 방수 공사가 필요하다.

셋째는 친환경성이다. PosMAC 저류조의 원재료인 철은 99%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저류조와 콘크리트 저류조는 폐기 시 전부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서권덕 대표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저류조에 도리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콘크리트나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건 어불성설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제철산업의 PosMAC 저류조는 차별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아 한국토지주택공사 선정 ‘2019년 LH 우수 신기술’로 선정됐다.

I PosMAC 강판이 이노빌트 저류조로 변신하기까지

우수 신기술 상까지 받은 PosMAC 저류조. 과연 어떻게 만드는 걸까? PosMAC 저류조는 크게 8단계의 제작 공정을 거친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PosMAC 강판은 코일 센터에서 절단, 가공돼 스켈프(코일을 폭 방향으로 한 번 더 절단한 강판) 형태로 제철산업 공장에 입고된다. 코일 형태의 스켈프는 언코일러(Uncoiler)로 풀어준 뒤 압력을 가해 파형을 새긴다. 파형으로 성형된 PosMAC 강판을 천천히 회전시켜 원통 형태의 저류조를 만든 뒤 고객이 요구한 사이즈에 맞춰 절단한다. 이후 저류조 끝부분에 격판 또는 마감판을 용접하고, 각종 부자재도 제작한다. 완성된 저류조와 부자재는 최종 검사 후 출하해 현장에서 조립, 설치한다. PosMAC 저류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래 영상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PosMAC 저류조는 기후변화로 인해 잦아진 가뭄과 홍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가뭄에는 모아두었던 빗물을 이용해 화장실 용수, 조경 용수, 비상 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집중 호우 등으로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배출하기도 한다.

I PosMAC 저류조, 안정성은 어떨까?

현장에서 조립, 설치하는 PosMAC 저류조, 물이 샐 위험은 없을까? 저류조 결합 시 나사와 볼트를 사용한다는데, 용접하는 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권덕 대표가 대답했다. “볼트와 너트 결합 부위에 수밀재(물에 반응이 없는 고무)를 쓰기 때문에 물이 샐 염려가 없습니다. 관련한 연구와 검증에 따르면 수밀재를 활용한 볼트, 너트 결합부의 수명은 100년에 달합니다.”

안정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자연스레 수질 이야기가 나왔다. 제철산업은 포스코, RIST와 함께 2018년 함안 농촌진흥청 산하 시설원예연구소에서 ‘PosMAC 저류조를 활용한 수경재배 시험’을 했다. 해당 시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PosMAC 저류조에 저장된 빗물이 지하수와 수돗물보다 수질이 좋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장균이나 중금속도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서권덕 대표는 “빗물이 오염되려면 햇빛과 온도의 영향이 큰데, 저류조는 지하에 매설하기 때문에 햇빛과의 접촉이 차단되고 온도의 변화도 크지 않아 오염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멜론 A와 멜론 B의 비교 사진. 저류조를 통한 빗물을 농업 용수로 재배한 멜론 A가 지하수로 재배한 멜론 B보다 발육상태가 더 좋다.

▲ 출처: 농촌진흥원 시설원예연구소 ‘파형강관을 이용한 빗물 저류조’ 시험 보고서(’18.12.4). 발육상태가 더 좋은 멜론A는 저류조를 통한 빗물을 농업용수로 재배했고, 멜론B는 지하수로 재배했다.

I PosMAC 저류조, 유사 제품에 주의하세요!

앞서 언급했듯 제철산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PosMAC 저류조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런데 요즘 PosMAC 저류조를 모방한 유사 제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사 제품은 PosMAC 강판보다 내식성이 떨어지는 알루미늄 도금 강판이나 아연 도금 강판을 사용하고, 강판과 강판이 맞물리는 부분에 수밀재 삽입이 아닌 도금 층에 손상을 주는 용접 접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재 자체의 내구성은 물론이고 제작 방식 역시 안정성을 떨어트린다.

유사 제품에 이토록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경쟁 제품이기 때문? 아니다. 서권덕 대표는 ‘오해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알루미늄 도금 강판이나 아연 도금 강판으로 파형강관 형태의 저류조를 제작하면 시간이 흘러 눈에 띄게 산화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다. ‘파형강관 저류조는 전부 녹이 슨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시장에 깔리기 시작하면, 내식성이 뛰어난 PosMAC 저류조도 고스란히 그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에 제철산업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도 ‘유사제품 주의’ 문구를 넣어 PosMAC 저류조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PosMAC 저류조는 겉으로 봐선 여느 파형강관 저류조와 비슷해 보이지만, 소재도 다르고 10개 이상의 특허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원자재부터 구성, 기능, 설치 방식까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제품입니다.” 서권덕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포스코 조유래 대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유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PosMAC 저류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포스코가 보증하는 이노빌트 제품이라는 겁니다. 제철산업이 생산하는 PosMAC 저류조의 검사 증명서를 보시면 이노빌트 문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 포스코와 ㈜제철산업의 시너지는 계속된다

제철산업 사무실 건물 외벽에 붙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현판의 모습

▲ 제철산업 사무실 건물 외벽에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현판이 붙어있다.

포스코와 제철산업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다. PosMAC 저류조가 이노빌트 제품으로 선정되자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있다고. 서권덕 대표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통해 제품 품질을 포스코에서 보증해 주니 고객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직원들도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영업에 나서게 된다”며 웃음 지었다.

포스코 조유래 대리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작년에 PosMAC 누적 판매량이 100만 톤을 넘었습니다. PosMAC이 개발 이후 단기간에 이렇게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제철산업과 같이 여러 업체에서 PosMAC을 믿고 써 주셨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건설 시장에선 보통 기존에 쓰던 소재를 선호하지 수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새로운 소재를 선뜻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철산업은 PosMAC이 출시된 처음부터 믿고 사용해 주었습니다. 제철산업과 같은 사례가 하나둘씩 모여 누적 판매량 100만 톤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승열 이사도 미담을 더했다. 고객사의 불만 사항을 포스코의 도움으로 해결한 일화였다. “PosMAC은 과도한 열을 받으면 광택을 잃는 특성이 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고객이 이를 보고 재고를 가지고 온 게 아니냐는 불만 사항을 제기했습니다. 이때 포스코가 제공해 준 소재 관련 자료를 보여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던 기억이 납니다. 포스코라는 공신력 있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이다 보니 신뢰도 면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마쳤다.

포스코 조유래 대리, 제철산업 배승열 이사,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가 PosMAC 저류조를 살펴보고 있다.

▲ (왼쪽부터) 포스코 조유래 대리, ㈜제철산업 배승열 이사, ㈜제철산업 서권덕 대표가 PosMAC 저류조를 살펴보고 있다.

제철산업과 포스코는 현재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하천을 따라 설치해 하천이 마르거나 범람하는 걸 방지하는 ‘천변형 저류조’ 시범 사례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으며, PosMAC 저류조를 개량한 ‘지하 공동구’ 연구 개발에도 함께 힘쓰고 있다. 포스코와 제철산업의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스토리를 듣고 나니 사자성어 ‘일거양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둘의 협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PosMAC 시장도, 저류조 시장도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포스코의 친환경 스틸로 만든 저류조를 쓰면 우리 사회의 물 부족 문제 해결과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되니 어쩌면 ‘일거삼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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