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뉴스룸 에디터가 포스코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를 찾아가 보고 듣고 쓰는 이얼(이노빌트 얼라이언스) 탐방기! 청암이앤씨, 동양에스텍에 이어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고성능 가드레일, 교량용 강재방호책을 만드는 다스코(주)다.
첫 번째 사고 현장에 설치된 알루미늄 가드레일은 어느 정도 충격을 견디는지 알 수 없는 미등급 제품으로, 3톤 중량의 승합차를 막지 못하고 난간 아래로 떨어져 나갔다. 반면, 두 번째 사고 현장에 설치된 가드레일은 SB*4등급 스틸 가드레일로, 14톤-65km/h 트럭까지 방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16톤 중량의 버스도 거뜬히 견뎌냈다. *SB(Safety Barrier): 가드레일 성능을 나타내는 등급. 강도 성능을 기준으로 1~7등급으로 구분하며, 숫자가 클수록 강도가 높다. 심각한 사고가 예상되는 위험 구간에는 보통 높은 단계(SB4, SB5, SB5-B) 가드레일이 적용된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스틸 가드레일을 만드는 기업이 오늘 이얼 탐방기에서 만나볼 주인공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다스코’로 함께 떠나보자!
l 우리나라 도로안전의 기반을 다진 기업 ‘다스코’
1996년 설립된 다스코는 도로안전시설물을 비롯한 건설자재를 제작, 가공하는 전문기업이다. 도로나 교량에 설치하는 가드레일이 주력 생산품. 현재 전남 화순과 당진, 부산, 서울 등 총 4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국내 도로안전시설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다스코는 우리나라 최초로 가드레일 충돌시험을 실시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내에 도로안전시설물 충돌 시험 기준이 마련된 건 2001년. 다스코 한상원 회장은 “1998년만 해도 80~100km로 달리는 차량이 충돌하면 가드레일이 깨지는 경우가 허다했고, 차량이 가드레일을 타고 넘어가는 승월현상도 빈번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일찌감치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다스코는 포스코와 함께 개발한 고규격 가드레일을 들고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공인시험기관인 TTI(Texas A&M Transportation Institute)에서 실물차량충돌시험을 진행,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우리나라에 도로안전시설물 충돌 시험 기준이 생긴 지 이제 겨우 20년이란 사실도 놀랍지만, 그 시절 사비를 들여 미국으로 건너가 테스트를 받아온 다스코의 패기도 실로 놀라운 대목이다. 그 제품이 바로 다스코의 성장을 이끈 건설신기술 제101호, 고규격 가드레일!
※ 1997년 다스코가 미국 TTI에서 진행한 실제 실물차량충돌시험 모습
다스코의 고규격 가드레일은 전량 포스코의 고성능 열연 강재인 SS275/315, STK275으로 만든다. 국가 안전 시설물에 값싼 수입 자재를 쓸 수 없다는 한상원 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같은 재질이라도 포스코 강재를 쓰면 더 많은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친 포스코 강재와 밀 시트(Mill Sheet, 품질검사증명서)조차 확인 안 되는 값싼 수입 철강, 둘 중 누가 더 안전한지를 굳이 논할 필요가 있을까요?” 한상원 회장이 가드레일을 가리키며 자신 있게 말했다.
l 시작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포스코 패밀리”
포스코와 다스코, 이름도 비슷한 두 회사가 철강 소재만 주고받는 사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1993년 철제 가드레일 개발을 시작으로 23년째 협업을 이어온 관계라고. 출발점도 닮았다. 포스코가 철로 나라에 보국한다는 사명감에서 시작했듯, 다스코 역시 우리나라 도로 안전 인프라의 초석을 놓으며 남다른 나라 사랑으로 성장했다.
다스코의 주력 제품에는 철강 소재가 필수적이다. 포스코가 다스코 초창기 시절부터 연구개발에 적극 함께한 이유다. 다스코 김용옥 관리부문장은 자연스럽게 “우리는 포스코 패밀리”라고 말한다. “저희 제품 개발의 시작 단계부터 소재 연구는 물론, 충돌시험까지 포스코가 함께 합니다. 구조물 해석이나 자재에 대한 자문, 검증이 필요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고요. 연구·개발한 제품이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해결하기도 해요. 사실 포스코 연구원들과는 거의 매일 통화하면서 일하고 있죠.” 포스코 권호진 차장도 설명을 보탰다. “다스코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콘셉트를 제안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다스코의 아이디어와 포스코의 솔루션이 만나 시너지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도 함께 쌓이는 것 같습니다.”
신뢰로 다져진 협업은 또 다른 결실로 이어졌다. 2001년, 교량에 최적화된 방호책(난간) ‘교량용 강재방호책(POS-Barrier, Steel Barriers for Bridge)’ 공동 개발에 성공한 것.
※ 잠깐! 가드레일? 강재방호책? 뭐가 다른 걸까
· 가드레일(Guard Rail, 도로용 방호울타리): 도로 주행 차량이 차도 밖으로 이탈하거나 대향차로를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안전시설물. 차량이 충돌할 때 다소의 변형이 수반되면서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연성 방호울타리다. 도로 끝에 설치되는 노측용 가드레일과 도로 중앙에 설치되는 중앙분리대가 있다.
· 교량용 강재방호책(Steel Barriers for Bridge, 교량 난간): 교량 위 차량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량에 설치하는 안전시설물. 최대 변형량 기준이 30cm로 강도 성능이 높은 안전시설물이다.
사고 시 추락 위험이 큰 교량에 설치하는 방호책은 그 품질 기준이 일반 도로용 가드레일보다 더욱 엄격하다. 대형 차량 추락을 방지하고 소형 차량 탑승자의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어떤 소재로 만드는가’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교량용 방호책 대부분에 콘크리트나 알루미늄이 적용됐다. 그런데 두 소재 모두 단점이 있었으니. 콘크리트는 자체 강성이 차체보다 커서 충돌로 인한 충격이 고스란히 차량과 운전자에 전달됐고, 알루미늄은 재료 자체에 연성이 있어 충격은 흡수했지만, 강성이 떨어져 이탈이나 추락 방지에 미흡했다. 이때 필요한 건? 그렇다! 적당한 강성과 연성을 모두 지닌 스틸~ 양사는 철강재의 성질을 이용해 콘크리트와 알루미늄 방호책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했다.
기존 소재 대비 탑승자 보호, 차량 유도 성능, 조망권 확보, 시공성 등 다방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이 교량용 강재방호책은 건설신기술 제294호에 이름을 올렸고, 국내 최초로 영종대교에 설치되며 유럽·일본산 일색이던 교량용 강재방호책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이후 인천대교, 광안대교, 영동대교, 천호대교, 이순신대교 등 굵직한 교량에는 모두 이 교량용 강재방호책이 설치됐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대교라면 대부분 다스코의 강재방호책이 쓰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국내에서 인증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 쿠웨이트 코즈웨이 브릿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트로 등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했다. 특히 코즈웨이 브릿지는 다스코가 포스코의 기술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수주한 최초의 프로젝트다. 쿠즈웨이 교량 난간은 무려 207km로 세계 최대 길이다.
l 이노빌트 교량용 강재방호책, 이렇게 만듭니다!
다 똑같아 보이는 방호책에 이렇게 엄청난 소재와 설계 기술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는가. 여기에 놀라운 사실 하나 더. 지금까지 다스코가 제작한 제품이 설치된 교량에서는 단 한 건의 사망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이쯤 되니 국내·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다스코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졌다. 확인을 위해 안전모를 챙겨 쓰고 제작이 한창인 공장으로 들어가 봤다.
다스코의 교량용 강재방호책은 크게 5단계를 거쳐 제작된다. 우선 포스코 직거래를 통해 확보한 고품질 열연 코일이 가공사를 거쳐 스켈프(코일을 폭 방향으로 한 번 더 절단한 강판) 형태로 다스코 공장에 입고된다. 코일 형태의 스켈프는 언코일러(Uncoiler)에 투입해 평평하게 풀어준다. 이때 말려 있던 원자재가 수평을 이루도록 펴주는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소재 평탄화 작업이 끝나면 볼트 체결을 위한 구멍을 뚫고, 포밍 롤에 통과 시켜 형상을 만든다. 모양도 크기도 다양한 수십 개의 포밍 롤은 용도에 맞게 소재를 구부린다. 형상 가공이 끝나면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품을 절단한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현장으로 가기 전, 도금공장으로 출하된다. 도금공장에서는 용융아연도금이 이뤄지는데, 현장에 설치됐을 때 녹이 슬거나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이다. 이렇게 완성된 교량용 강재방호책은 각종 교량에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는 안전 지킴이로 활약한다.
l 다스코, 신재생 에너지로 “제2의 도약” 박차
내로라하는 국내외 장대 교량들이 다스코만 찾는 이유,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다. “랜드마크 성격을 갖는 장대 교량은 길이에 따라 방호책을 별도로 설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순신대교가 대표적인데요. 당시 고객사는 풍하중(風荷重) 탓에 연석 높이를 국내 기준인 25cm보다 훨씬 낮은 5cm로 제작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교량용 강재방호책이 국내에 전무했던 상황에서 당사는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 제품으로 시공을 완료했습니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 사항을 모두 반영하여 적합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 덕분에 고객사 분들께서 믿고 맡겨 주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향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다스코는 도로안전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건축물, 신재생 에너지(태양광) 분야 강건재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부 주도 새만금 수상 태양광 프로젝트 참여를 앞두고 있고, 이를 위한 자동화 설비 시설 구축도 마쳤다. 포스코의 고내식강 포스맥(PosMAC) 채용으로 품질 경쟁력도 확보한 상황. 양사가 만들어낼 시너지가 또다시 기대되는 이유다. 다스코의 더 많은 사업 분야를 확인하고 싶다면 다스코 홈페이지를 클릭클릭!
최근 교량용 강재방호책에 이어, 포스맥을 적용한 고성능 가드레일이 2차 이노빌트 제품으로 선정되면서 총 2개의 이노빌트 제품을 갖게 된 다스코. 남민균 팀장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덕분에 ‘크게 설명할 일이 없어졌다’며 웃어 보였다. 홍보와 영업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포스코 인증 기업’ 한 마디면 된다고. 그는 “현재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수입산 저가 열연 코일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시설물인 만큼 포스코와 함께 검증된 제품과 기술로 지금까지의 신뢰를 이어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포스코와 다스코, 이들의 관계를 알면 알수록 ‘둘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노력으로 만들어낸 오늘의 성과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로 더욱더 확장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