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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틸챌린지 세계 대회 우승자가 말하는 비결은 “정교한 계산”

올해 스틸챌린지 세계 대회 우승자가 말하는 비결은 “정교한 계산”

2019/05/07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틸챌린지(제강공정경진대회)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부 김용태 과장이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스틸챌린지는 세계철강협회가 전 세계 철강 엔지니어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철강제조 시뮬레이션 경진대회로 200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최저 비용으로 철강을 제조하는 것이 목표다.

스틸챌린지 세계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주·유럽·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중국에서 지역 우승을 거둬야 한다. 지역대회는 온라인으로 24시간 동안 펼쳐진다. 김용태 과장은 지난해 11월 약 1,900명이 참가한 지역대회에서 아시아 지역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챔피언 후보에 올라 스페인까지 날아간 그는, 5명의 경쟁자들과 2시간 동안의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고 돌아왔다. 스틸챌린지 세계대회를 준비하기까지 그에게 어떤 노력과 각오가 있었는지, 그리고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 오른쪽)이 스틸챌린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제철소 제강부 김용태 과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 “계산만 정확하면 우승할 것이란 확신 있었다”

Q 스틸챌린지 세계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대회 참가 계기는?
A 스틸챌린지 세계대회는 철강 엔지니어라면 한 번씩 꿈꾸는 경쟁 무대다. 회사의 이름을 걸고 출전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포스코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참여했다.

Q 스틸챌린지 세계대회를 위해 사전에 어떤 노력과 준비를 했나?
A 2010년 포스코 제강부로 입사한 후, 선배들에게 스틸챌린지 노하우를 배웠었다. 이미 포스코에는 스틸챌린지 유경험자가 많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 입사한 해에 스틸유니버시티 코리아챌린지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업무에 집중하느라 세계대회 참여는 미뤄뒀었다. 직접 참여는 못했지만 후배들이라도 우승하기를 바라며 몇 년간 후배들과 스터디하면서 스틸챌린지를 준비했다.

스틸챌린지를 진행중인 김용태 과장과 각국의 도전자들

Q 이번 대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가 주어졌나? 그 결과물은 어떻게 완성했나?
A 이번 대회 주제는 ‘제강공정의 전로 및 2차정련’이었다. 합금철이 다량 투입되는 빌렛(Billet)을 제조하는 것이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저가의 합금철을 최대 사용하고, 가공비를 낮추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결과적으로 시뮬레이션 동작 하나하나에 대한 통계 분석을 통해 결과 예측 모델을 만들었고, 그 모델을 활용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최저가를 도출했다.

Q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A 정교한 계산. 계산만 정확하다면 우승을 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또한 예측 모델과 실습을 통해 모델 완성도를 높여갔다. 실제 대회가 진행될 때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상숫값만 넣어 최적의 값을 도출할 수 있었다.

 l “시작 10분 만에 1등 진입, 전략은 영업 비밀”

Q 같은 대회에 참가한 세계 곳곳의 참가자들은 어떤 특징이 있었나?
A 브라질, 네덜란드, 중국에서 참여했으며 전공은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산업공학 등 다양했다. 스틸챌린지 단체복을 별도로 제작해 온 참가자들을 보면서 대회에 대한 열정과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심사 결과를 듣고 있는 김용태 과장과 각 국의 도전자들

Q 이번 경진대회의 심사 결과는 어땠나?
A 최근 2회 연속 중국 HBIS 그룹에서 세계 우승을 했고, 다들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는 추세였다. 대회는 2시간 동안 진행하면서 종료 15분 전까지는 실적이 공유된다. 나는 시작 10분 만에 1등으로 진입했고, 다른 사람은 30분쯤 실적을 냈다. 대회 종료 후 2등과 점수 차이가 크게 나면서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회사의 보안상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웃음).

Q 대회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함께 공유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세계대회 결과는 2시간 안에 결정되기 때문에 대회 전날부터 긴장과 걱정의 연속이었다. 대회 시작 전 같은 기간 세계철강협회 정기이사회에 참석하신 최정우 회장님을 뵐 수 있었는데, 회장님께서 ‘인물 좋네’하고 격려해주시며 긴장을 풀어주셨다. 평소에는 잘 못 듣는 말이다(웃음). 기분이 좋아져서인지 컨디션이 200%로 상승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Q 실제 업무와 이번 대회와의 연관성은 무엇인가?
A 현재 제강부에서 온도 예측 모델 개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제강조업에서 품질을 향상하고 원가를 하향하기 위해서는 온도 관리가 중요한 만큼 현업에서의 업무는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포항제철소 빅데이터 경진대회 수상 경험도 있다. 이러한 경험과 경력을 스틸챌린지에 접목해 시뮬레이션 결괏값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worldsteel ASSOCIATION이라고 뜬 스크린 앞에서 심사위원들이 도전자들과 면담을 주고받고 있다.

 l “우승 DNA, 제강부 전체의 합심에서 나오죠”

Q 올해로 입사 10년 차다. 그동안 포스코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
A 제강은 크게 예비처리, 전로, 이차정련 프로세스로 나눌 수 있다. 입사 초기에는 단일 공정에서 효율화 업무를 담당했고, 입사 10년차가 되니 모든 프로세스를 다 경험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각 공정의 경험을 활용해 제강공정 최적화를 통해 Total Merit를 극대화 하는 업무를 진행중이다. 예를 들어 용강 ‘온도 상향은 전로에서, 미세 성분제어는 이차정련에서’ 등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Q 현재 같은 부서에 역대 스틸챌린지 우승자가 있다고?
A 포항 제강부에 세계대회 챔피언이 2명, 지역대회 챔피언이 3명 있다. 최초의 세계대회 우승은 2006년에 박진홍, 김성진 리더가 이뤘다. 당시에는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었다고 한다. 2014년 대회가 개인전으로 변경된 후 세계챔피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배들의 우승 노하우를 이어받아 나를 포함한 후배들이 우승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17년 지역챔피언 연호 대리, '15년 지역챔피언 김승록 대리, '15년 지역챔피언 손원철 대리, '18년 세계챔피언 김용태 과장, '06년 세계챔피언 김성진 리더, '06년 세계챔피언 박진홍 리더.

▲ (왼쪽부터) ’17년 지역챔피언 연호 대리, ’15년 지역챔피언 김승록 대리, ’15년 지역챔피언 손원철 대리, ’18년 세계챔피언 김용태 과장, ’06년 세계챔피언 김성진 리더, ’06년 세계챔피언 박진홍 리더.

Q 이전 수상자에게 특별히 얻은 조언이나 노하우가 있었는지?
A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박진홍 리더를 통해 스틸챌린지를 처음 접했다. 이후 후배들과 몇 년간 스터디를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참여자격을 얻게 될 때까지 대회에 참가하는 후배들과 실습을 같이 하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스틸챌린지 준비는 몇 달 만에 뚝딱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세계대회는 포스코 입사 후 몇 년간의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었기에 도전이 가능했다.

Q 한 부서에서 스틸챌린지 우승자가 다수 탄생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A 제강부 부장님 및 리더들의 지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대회 준비를 위해 자체 팀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고 스터디를 코칭했다. 밤늦게까지 연습하는 날이면 식사나 다과를 지원해주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또한 스틸챌린지는 제강부 전 인원이 관심을 갖는 주요 이벤트라 더욱 동기 부여가 되었다.

스틸챌린지 우승 트로피 사진.

Q 다음 스틸챌린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스틸챌린지의 시뮬레이션 학습은 대회 시작 두 달 전부터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뮬레이션에 대한 이해를 하고 다양한 문제를 계산해보는 것. 그다음 여러 차례 실습하면서 계산할 때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내고, 편차 없애는 법을 습득하면 좋을 것 같다.

Q 이번 수상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A 실제 조업은 스틸챌린지보다 편차가 커서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지속적인 조업이해 및 분석을 통해 모델을 만들고  제강 조업 자동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화 조업을 통해 편차를 감소시키고, 품질 향상 및 원가절감을 통해 회사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회사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그의 당찬 포부가 눈길을 끈다. 김용태 과장의 뒤를 이을 세계 챔피언을 포스코가 또 한 번 배출할 수 있을지, 다음 스틸챌린지 대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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