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대표 사업 분야의 동향을 전문가가 직접 알기 쉽게 알려드립니다. 1편은 ‘이차전지소재’에 대한 이슈를 포스코경영연구원 서상현 수석연구원과 함께 짚어봅니다. 최근 전 세계가 이차전지소재용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도 이차전지소재 관련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는데요. 아프리카 핵심광물 현황과 확보 방안을 알아봅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소재 핵심광물은 ‘리튬’과 ‘코발트’입니다. 리튬은 이차전지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광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합니다. 배터리 출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코발트는 고용량 이차전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생산지역이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을 비롯한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코발트는 이차전지소재 핵심광물 중 톤 당 가격이 가장 비쌉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코발트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대표적입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주행 거리가 짧은 대신 가격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코발트 가격의 30분의 1 수준인 망간을 활용한 배터리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차전지와 함께 재생에너지, 수소 기술과 관련한 핵심광물의 확보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에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2년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전환 대비를 위한 6대 핵심광물로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백금족을 지정했습니다.
특히 백금족은 자동차, 화학, 전기·전자 산업 외에도 연료전지 및 전해조 방식의 수소 생산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금속입니다.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탄소중립 달성의 한 축으로 확대 추진되면서 향후 연료전지용 백금족 금속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밖에 풍력 터빈의 영구자석에 필요한 희토류는 204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풍력 등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전기차, 수소차, 플라잉카, 드론택시 등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에도 필수적인 원자재입니다.
포스코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습니다.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으로 구성되고, 음극재는 흑연이 필수 원료입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핵심광물의 80% 이상, 음극재의 경우 90% 이상을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산 핵심광물에 대한 미국, 유럽 등의 제재가 강화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호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아르헨티나와 호주에서는 리튬을, 인도네시아에서는 니켈, 아프리카에서는 흑연을 확보해 소재화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1/3의 광물을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광물 지역입니다. 특히 핵심광물 중 코발트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 백금족의 경우에는 80%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됩니다.
최근에는 짐바브웨와 나미비아, 모로코 등에서 리튬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남미와 호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리튬 개발이 아프리카에서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모잠비크에서는 연간 20만 톤 이상의 천연흑연을 생산하고 있고, 천연흑연 매장이 풍부한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에서도 개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찍부터 아프리카 핵심광물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 코발트의 약 70%를 중국 기업들이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리튬 확보를 위해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과 미국은 중국의 아프리카 핵심광물 독점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광물부국들에 자금 및 기술 등을 지원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2022년에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을 만들어 유럽과 일본, 한국 등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핵심광물 계약은 아직 미미한 실정입니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 및 제련 부문으로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포스코그룹이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에 천연흑연 확보를 위한 지분을 투자했으며, LG화학도 모로코에서 중국의 화유그룹과 리튬 양산을 위한 공장 설립에 나섰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천연흑연 확보를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와 ‘흑연 공급망 구축 업무 협약’ 체결했고, 포스코홀딩스는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보유 중인 블랙록마이닝의 지분 15%를 인수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소재 핵심광물 수입은 중국 비중이 높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의 고조,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 등에 따른 공급망의 리스크 대비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관련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광물이 풍부한 국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에서의 천연흑연 확보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1996년 크롬 확보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업체와 생산 합작 법인을 만들어 진출한 경험이 있고, 2006년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아프리카 광물 투자가 주춤해졌고, 최근에야 이차전지소재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에 천연흑연 확보를 위한 지분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현재도 흑연 이외의 핵심광물에 대한 투자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아프리카의 높은 정치적 리스크와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초기 자본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지원과 미국의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등을 바탕으로 유럽, 일본 기업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향후 아프리카 핵심광물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