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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 정말로 가능할까?

아이언맨 슈트, 정말로 가능할까?

공경철 교수 2018/04/11

아이언맨 슈트, 정말로 가능할까? 철, 그 이상의 미래 비전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1991년 어느 날, 큰 자동차 사고가 났다. 사고를 당한 이용로 씨(사고 당시 27세)는 오랜 수술 끝에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그의 다리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보디빌더로 활동할 만큼 건강한 사람이었지만, 한순간의 사고는 그를 평생 휠체어에 앉게 만들었다. 1998년 다른 어느 날, 이번에는 검은색 자동차가 횡단보도 신호를 보지 못하고 길에 서 있던 김병욱 씨(사고 당시 25세)를 들이받았다. 국가대표가 꿈이었던 젊은 테니스 선수는 그렇게 휠체어 신세가 되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김병욱 씨는 걸어서 계단을 오르고 징검다리를 건너며 사이보그 올림픽(사이배슬론, Cybathlon)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용로 씨는 평창 패럴림픽의 성화 봉송 제1 주자로 당당히 걸어서 패럴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둘 다 웨어러블(신체착용형) 로봇 덕분이다.

김병욱 씨의 사이보그 올림픽 참여 사진

△ 2016 사이배슬론에서 워크온슈트를 착용한 김병욱 씨의 모습 (사진 제공 : 공경철 교수)

웨어러블 로봇은 이미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워크온슈트처럼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뿐만 아니라, 노약자의 일상생활 동작을 보조하기 위한 로봇, 근로자의 작업을 보조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웨어러블 로봇도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용광로 내화물을 쌓는 작업에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하여 연간 129억 원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현주소는?” 2016년 3월 26일자 동아일보) 포스코는 웨어러블 로봇 도입으로 기존 126일이 걸리던 작업 기간을 72일로 43% 감축해 121억 원의 생산비용을 줄였으며, 총 6,048명을 투입해야 했던 인력을 2,160명으로 줄여 8억 원을 절감했다. 이외에도 소방관의 방재작업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게임용 웨어러블 로봇 등 수많은 로봇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 아직 좀 낯설게 느껴진다면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을 떠올려 보자.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가 호출하면 아이언맨 슈트가 직접 날아와 몸에 결합된다. 아이언맨 슈트는 영화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점점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마블코믹스의 새로운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Avengers : Infinity War)’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번에는 얼마나 달라진 아이언맨 슈트가 등장할지에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크다.

Avengers Infinity War 포스코

△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 공식 포스터 (사진 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렇게 영화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던 웨어러블 로봇이 우리 실생활에 급속도로 들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기모터, 배터리, 프로세서 등 웨어러블 로봇을 구성하는 기초부품 기술들이 최근 혁신적으로 발전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재료의 발전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의 몸에 입혀지는 기계장치이기 때문에, 로봇이 무거우면 그만큼 사람에게 짐이 된다. 따라서 웨어러블 로봇은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웨어러블 로봇을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거나 완전히 가볍고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로봇은 외부로부터 받는 충격을 견디고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하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인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강해야 한다. 실제로 길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환경에서도 우리 몸은 상당한 충격에 노출되어 있다. 일례로 짐을 하나도 들지 않은 상태로 길을 걷는다고 해도 지면으로부터 몸에 전달되는 충격은 5mmX10mm 정도의 알루미늄 막대를 쉽게 휘어버릴 정도다. 무거운 짐을 들거나 외부 충격이 빈번한 실제 생활환경, 작업환경 등을 모두 고려하면 웨어러블 로봇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를 갖는 재질로 만들어야만 한다.

로봇의 손 이미지

결국 웨어러블 로봇의 성공은 얼마나 가벼우면서도 강한 소재를 적용하는가와 직결되어 있다. 이런 면에서 포스코에서 최근 개발한 ‘기가스틸’과 같은 초고강도강은 많은 웨어러블 로봇 개발자들을 설레게 한다. 실제 적용 가능 여부를 떠나, 강도만 놓고 보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 그 어떤 신소재라도  철을 따라오기는 어렵다. 강도뿐만이 아니다. 기가스틸은 높은 강도가 특징이지만 동시에 잘 구부러지는 특성이 있어 가공성이 뛰어나다. 개개인의 체형이나 용도에 맞는 웨어러블 로봇 제작 개발자들이 탐낼 만한 소재다. 거기에 가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라고 하니, 실제 로봇 적용을 고려해 봄직하지 않은가. (기가스틸의 5가지 특장점 한눈에 보기)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달라지는 것은 로봇들이 즐비한 공장만이 아니다. 사람의 삶을 더 건강하고 유익하게 하는데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과거 안 좋은 시력도 장애로 간주되는 시대가 있었던 것처럼, 노환이나 질병, 사고로 인한 보행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그저 약간의 불편함으로 인식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앞서 있다. 여기에 포스코의 첨단 철강제품이 더해지면 우리나라도 미래 웨어러블 로봇 시장 석권의 꿈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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