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스페이스워크(Space Walk) 너의 정체가 무엇이냐!>에서 포항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스페이스워크에 대해 알아보았다. 작품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이 구불구불하고 높은 조형물을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오늘은 스페이스 워크의 소재부터 시공까지 그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한다.
대체 누가 무엇으로 만든 구조물인고?
스페이스워크는 트랙 총길이 333미터, 가로 60미터, 세로 57미터, 높이 25미터로 멀리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할 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트랙의 길이 333미터는 포스코, 포항시, 포항시민의 상생, 협력, 미래를 상징하는 숫자이며, 포항의 상징 3S인 철(Steel), 빛(Science), 바다(Sea)를 의미하기도 한다.
2019년 4월 1일부터 2021년 11월 17일까지 약 2년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제작된 스페이스워크는 포스코의 역량과 기술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조형물 제작 비용을 부담하는데 그치지 않고 포스코 내에 전담 팀을 구성하여 기획부터 제작, 설치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였는데, 감리는 포스코A&C가, 제작•설치는 포스코건설이 담당했다.
스페이스 워크에 사용된 포스코 강재, 나야 나! “329J3L, SM355A”
스페이스워크는 그 무게가 317톤(콘크리트와 조명을 제외한 무게)으로 100% 포스코 강재로 제작되었고, 설치 환경 및 각종 자연재해를 고려하여 예술적 요소에 엔지니어링 요소를 융합해 안전하고 튼튼한 구조물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튼튼한 구조물의 첫 단추는 바로 소재!
작품이 설치되는 곳이 해안가인만큼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방지할 수 있으며, 강풍과 지진에도 안전한 다양한 재료를 검토, 연구한 끝에 스테인리스 329J3L이라는 재료를 조형물에 적용하였다. 스테인리스 329는 포스코에서 생산한 매우 고가의 스테인리스 강종으로, 해안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STS 304, 316에 비해 염분에 월등히 강하다.
조형물의 구조체을 만드는데 쓰여진 강관은 포스코 고장력강 SM355A 제품인데, 해안가에 설치되는 조형물의 특수성을 고려해, 용용아연도금 위에 메탈불소수지 도장으로 마감하여 가혹한 해안가 환경에서도 부식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설계의 첫 단추, 안전!
스페이스워크 설계의 핵심은 ‘안전’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이 25미터를 자랑하는 높은 구조물인 만큼 구조물을 떠받치는 기초 콘크리트 설계가 중요했다. 25개의 기둥을 떠받치는 기초 콘크리트를 지중보*로 서로 연결한 것은 물론 개당 85톤을 지지하는 마이크로 파일* 114개를 추가로 시공했다.
*지중보: 기둥의 이동이나 회정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중(땅속)에 기초와 기초를 연결한 보.
*마이크로 파일: 구조물기초, 기초보강 등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직경 300mm 이하의 말뚝으로, 고강도 강재로 보강되어 있음.
스페이스워크는 설계 풍속 67m/s로 제작되어 최대순간풍속 80m/s 가량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다.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태풍인 매미의 최대순간풍속이 60m/s인 것을 감안하면, 거센 바닷바람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설계상 대비된 것이다.
또한, 지진 하중에 있어서도 내진 1등급으로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 원전 지진하중과 동일한 하중으로 원전만큼이나 지진에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계단 하중은 500kg/m²로 옥상 집회장이나 체육관 스탠드에 적용되는 하중과 동일하며, 1m²에 성인이 최대 7명 이상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이다. 실제로 1m² 에는 성인 4명도 올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 구조적으로는 전체 트랙 위에 1,500명 이상 올라갈 수 있게 설계되었으나 안전을 고려하여 250명 초과 시 자동차단장치가 작동하여 출입이 통제된다.
난간 하중은 5kN/m²으로 성인 10명 이상이 동시에 강하게 밀어야 하는 힘으로 앞서 말한 것과 같이 1m² 에는 성인 4명 이상 올라가기 어려워 사실상 아무리 강하게 밀어도 난간이 붕괴될 일은 없도록 설계됐다.
0.5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한 시공
직선 형태가 아니라 3차원으로 휘어지고 뒤틀려 있는 비정형 형태의 대형 구조물을 오차 없이 안전하게 설치한다는 것은 굉장히 고난도의 작업이었는데. 포스코그룹은 최고 길이 30미터에 해당하는 25개 강철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333미터의 초대형 조형물을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의 오차를 겨우 0.5cm 이하로 시공을 완료하는 기술력을 보여줬다.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과 설치 과정에서는 MEP(mechanical, electrical and plumbing/기계, 전기 및 배관) 레이아웃 솔루션, GPS 및 3D 스캐닝 검측, 초음파 비파괴검사 등 주로 비정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과 장비를 동원했으며, 포스코의 전문 인력이 참여해 만전을 기했다.
스페이스 워크는 마치 육교와 같은 거대 구조물이지만 동시에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구조물 파트 하나하나를 조각품 다루듯 수작업으로 마무리해야만 했다. 작품의 계단도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디자인에 신경을 쓰며 제작했고 맑은 날 햇빛을 받으면 아름답게 빛나도록 수작업으로 가공했다.
오늘은 스페이스워크의 소재와 설계 그리고 시공까지 그 탄생기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로 탄생한 스페이스워크는 이제 체험형 공공미술 작품으로서 시민의 품에 안겨졌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스페이스 워크는 포스코와 포항시의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만큼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길 기원하며, 종풍 예정인 포항1고로의 박물관 추진까지 완성되면 포스코의 홍보관인 Park1538과 함께 새로운 포항의 관광콘텐츠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공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페이스워크가 포항 시민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다 줄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