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L Talk에서는 STEEL(철강)은 물론 Science, Technology, Energy, Environment and Life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겨울엔 스케이트를 타러 가는 친구들도 많죠? 얼음 위에 그냥 서있는 것도 어려운데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이리저리 피하며 빠르게 스케이팅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기도, 신기하기도 한데요. 사실 이 스케이트에도 여러가지 원리가 숨어 있어서 알고 나면 여러분이 스케이트 실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룸에서는 겨울이면 빠질 수 없는 빙상 스포츠, 스케이트의 원리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l 동계 스포츠 효자종목 스케이트, 석기시대에 시작했다고?
스케이트 날이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스케이트의 역사에 대해 살짝 알려드릴게요. 기원전 3000~5000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고, 석기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확실한 것은 최초의 스케이트 날은 동물의 뼈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처음엔 사슴, 순록, 소 등의 다리뼈나 갈비뼈 등으로 스케이트 날을 만들었다고 해요. 음… 뼈를 갈아서 날을 만들고 스케이트를 탔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참 대단해요. 그쵸?
이후 사람들은 동물의 뼈 대신 나무로 스케이트 날을 만들었어요. 조금 둔탁하지만 동물의 뼈보다는 한결 스케이팅 속도가 빨라졌을 것 같아요. 그리고 1572년 스코틀랜드에서 처음으로 철로 만든 스케이트 날이 등장했어요. 얼음판 위를 부드럽고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됐죠. 그리고 마침내 1865년 캐나다의 존 포브스라는 사람이 강철로 스케이트 날을 만들었다고 해요. 이후 쉽게 부식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보급되면서 오늘날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스케이트 날이 대중화가 되었답니다.
참고로 포스코에서는 지난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아이스하키 팀을 후원했어요. 포스코만의 기술이 적용된 마그네슘합금강과 고망간강 등을 통해 경량썰매를 만들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었어요.
l 스틸이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이유는?
겨울철엔 눈이 와서 바닥이 얼면 걷기도 힘들만큼 길이 미끄럽죠.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하는 데요. 바로 ‘수막 이론’과 ‘표면녹음 이론’입니다.
물은 0℃에서 얼고 100℃에서 끓죠. 이런 수치에는 ‘1기압일 때’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만약 기압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요? 기압이 높으면 물은 더 낮은 온도에서 얼고, 온도가 더 높아져야 끓게 됩니다. 반대로 기압이 내려가면 물은 더 높은 온도에서 얼고, 온도가 더 낮아도 끓게 되죠.
우리가 빙판길 위에 서 있으면 우리 몸무게가 두 발로 쏠리기 때문에 빙판, 즉 얼음에 가해지는 압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압력이 올라가면 어는 점이 내려가는데요. 신발에 닿은 얼음 표면이 압력에 의해 어는 점이 내려가기 때문에, 가령 영하 5℃라도 표면 얼음이 녹아서 둘 사이에 마찰을 줄여줘 미끄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요.
하지만, 최근에 가장 힘을 얻고 있는 이론은 ‘표면녹음’인데요. 얼음 표면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은 수막(水膜)이 원래부터 항상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과학자들이 X선 촬영기법 등을 동원해 확인한 결과, 얼음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물 층이 관찰되었어요. 박테리아의 평균크기보다 더 미세한 수준의 물 층이 얼음 표면에 있어 스케이트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해요. 이 수막이 얇을수록 동계스포츠에서 활주성이 좋아지고, 흔히 ‘빙질(氷質)이 마음에 든다’는 표현은 여기서 비롯된다고 해요.
l 스케이트 날, 다 똑 같은 게 아니라고요?
먼저 전통적으로 한국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용 스케이트 날은 가운데가 양 끝보다 5~6㎜ 볼록한 곡선 구조로 설계된답니다. 그 이유는 코너링 위주로 진행되는 쇼트트랙 경기의 특성상 날을 둥글게 깎아 얼음판에 닫는 면적을 최소화하면서 곡선주로에서 스피드 손실을 최소화하여 안정적이고 빠르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랍니다.
스피드 스케이트용 스케이트는 날을 평평하게 함으로써 얼음판에 닿는 날의 면적을 고르게 하여 얼음판을 차는 힘을 강하게 합니다. 또한 스케이트 날 뒷부분이 신발과 분리되는 클랩(Clap)장치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발로 얼음판을 딛는 순간 날이 최대한 표면에 붙어있게 하여 미는 힘을 더 전달할 수 있어 가속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요.
피겨 스케이트용 스케이트 날은 앞 부분이 둥글고 뒷부분은 평평하게 만들어 빨리 회전하고 정지하는 데 유리하도록 설계되었어요. 곡선 이동이 많은 피겨 스케이트의 특성상 날의 길이는 쇼트트랙과 스피트 스케이팅용보다는 짧게 만들어지죠. 날 앞부분에는 톱니가 달려있어 점프와 스핀 동작 시 선수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스하키용 날은 피겨와 비슷한 구조를 보이는데요. 속도를 위해 피겨용보다는 약간 길게 설계되고 퍽을 맞았을 때 날이 부러지지 않도록 두껍게 만들어진답니다.
오늘은 겨울철 인기 스포츠 스케이트의 원리에 대해 알아봤어요. 스케이트 종목이 더욱 인기를 얻고 중요해진 만큼 스케이트의 생명인 스케이트 날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에요.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스케이트를 재미있게 타고 친구들과 스케이트 날의 과학 원리도 함께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