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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서울의 풍경, 을지로 철공소 골목을 걷다

숨겨진 서울의 풍경, 을지로 철공소 골목을 걷다

2016/11/23

 

 

서울시 중구 을지로 뒷골목에 수십 년 동안 묵묵히 철을 만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때 없는 게 없어 ‘이곳에선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세운상가 근처 을지로 골목들에는 조명 상가, 재봉틀 거리, 각종 부품 상가들이 밀집해있는데요. 그중에서도 60년대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철공 단지는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터줏대감입니다.

 

이번 스틸캐스트 시간을 통해 Hello, 포스코 블로그지기가 그곳을 직접 걸어봤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을지로 철공소 골목으로 가는 여정은 지하철 을지로3가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6번 출구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면 벌써부터 각종 철물점과 철공소들이 간간이 보이는데요. 큰 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나오는 왼쪽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을지로 철공소 골목의 또 다른 이름인 ‘입정동’에 다다르게 됩니다.

 

 

을지로는 한국전쟁 이후 도시 재건과 집 수리에 필요한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쇄나 철공소 및 자재상 수천 개가 모여 형성되었는데요. 조선시대부터 관아가 자리하고 있어 한옥으로 가득 찼던 이곳이, 5~60년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작은 공장촌으로 변모하게 된 것입니다. 입정동은 을지로에서도 3가와 4가 사이 한 블록 정도를 차지한 철공 단지를 말합니다.

 

 

 

큰 길가에 있어 시대의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하게 된 동네 외곽과 달리, 골목 안에 들어서면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지게 됩니다. 마치 60~70년대에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 옛 방식의 오래된 간판과 가게 외관들 때문인데요. 시대극에서나 보던 손으로 직접 쓴 간판을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을지로 산업화 과정이나 가까운 역사에 관해서는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이곳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의 설명을 듣는 편이 더 도움이 됩니다. 을지로가 위치한 중구청은 을지로 일대를 특화거리로 지정해 전문 해설사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 ‘을지유람’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누구나 최소 4인의 참가자를 만들어 전화로 신청하면 되고 비용도 무료랍니다.

신청을 완료하면 오후 3시 을지로3가역 3번 출구 지하광장에서 만나 2km의 거리를 약 90분 동안 여행하며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요. 8월 혹서기, 12월~2월 혹한기, 추석 연휴는 휴무이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용은 불가하다고 하니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참고 부탁드려요! (예약 문의 02-3396-5085)

 

 

역사가 오랜 만큼, 을지로 철공소 골목은 철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산업 부흥기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철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기술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죠. 철을 소재로 작품 활동하는 미술가들에게 이곳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또 작업에 도움을 얻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아예 이곳에 작업실을 차리는 예술가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걷다 보니 아주 신기한 철 물체를 다듬고 있는 기술자를 한 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볼 수 있듯 엄청난 크기의 철 구(球)는 바로 ‘국기봉’이라고 합니다. 교외나 시청 앞에 있는 높은 국기 게양대에 사용되기 때문에 저렇게 사이즈가 큰 것인데요. 이처럼 입정동에서는 신기한 풍경을 곧잘 만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알곤 용접’으로 국기봉의 접합부를 다듬고 있는 모습인데요. 알곤 용접이란 알곤이라는 불활성가스 활용해 스테인리스 등의 비철금속을 접합하는 철 가공 방식이라고 하네요.

 

 

사진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곳곳에는 불꽃을 튀기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기술자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분들 덕분에 서울의 도시 풍경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공기가 정체되어 있는 철공소 골목에 머물면 아무래도 목이 칼칼해질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을지로 3가에 위치한 평양냉면 맛집, ‘을지면옥’을 찾아가 봤습니다. 을지면옥은 tvN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해 호평을 받았을 만큼, 평양냉면의 정수를 선보이는 곳으로 꼽히곤 한답니다.

 

평양에서 내려와 의정부 ‘평양면옥’을 차린 창업주의 딸이 1985년 개점한 을지면옥은 ‘실향민이 뽑은 고향의 맛과 가장 비슷한 냉면집’이기도 한데요. 군더더기 없이 맑고 깔끔한 국물, 쫄깃하되 질기지 않아 가위가 필요 없는 면발, 구수한 끝 맛까지 일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답니다. 특히 시원한 국물이 답답한 목을 뻥 뚫어주어 가슴까지 시원한 기분인데요. 왜 을지면옥이 철공소 골목 인근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짐작하게 한답니다.

 


 

Hello, 포스코 블로그지기와 함께 둘러보신 

을지로 철공소 골목 어떠셨나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철처럼,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계신 철공소 기술자 분들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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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중구 입정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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