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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이끄는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소재가 이끄는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 사이드미러에 Automatic Driving System이라고 적혀있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의 역사가 140년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혁신의 상징인 자동차도 개선될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의 자동차 기술은 에너지 효율 면에서는 연료가 지닌 에너지의 4%가량만이 실제 자동차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며, 활용 면에서는 연간 1천만 원가량의 가치를 지닌 자산임에도 대부분 시간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급속하게 발전하는 IT 기술과 융합되어 기존 한계점을 뛰어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흔히 C∙A∙E∙S로 약칭하는데, 각각 연결(Connected) ∙ 자율주행(Autonomous) ∙ 전동화(Electrified) ∙ 공유(Shared)를 의미한다. 오늘은 그중 전동화 부분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다.

l 가벼운 차가 멀리 간다

전동화(Electrification)는 자동차의 구동을 담당하는 내연기관 시스템(엔진∙변속기∙연료통)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이 자리를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에너지를 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기술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현재 수준으로는 부피가 크고 무거워 많은 양을 차에 싣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전기차의 치명적 단점이 생기는데, 한 번 충전에 많은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워진다. 몇 킬로미터라도 주행거리를 확보하게 되면 상품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량화가 필수적이다. 아직 보조금 효과가 있는 전기차는 과감하게 고가의 탄소섬유 복합재나 알루미늄 소재를 다량 사용하여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결국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경제적 소재인 철강재가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외부 충격에 의한 화재 위험에 취약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특성상, 충돌 안전에 대비해 기가파스칼급 강도를 지닌 초고장력강판의 사용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가스틸을 포함해 폭넓은 적용 분야의 자동차강판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는 마그네슘 판재 사업을 통해 철강 소재와의 경량화 시너지 또한 기대하고 있다.

기가스틸 테스트 이미지. 알루미늄보다 3배 더 강항 [기가스틸] ※ 알루미늄(AI 5083 H32 2.0t)과 기가스틸(CR 1180 TRIP 2.0t)의 강도를 동일 조건에서 자체 비교 실험한 영상을 재구성한 것임.

l 에너지를 담는 저장고, 배터리

전기차가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는 현재의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만큼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핵심은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면서 동시에 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같은 부피나 무게에 더욱 많은 전기에너지를 저장, 즉 높은 에너지밀도를 보유해야 한다.

2세대 전기차로 분류되는 GM의 쉐보레 볼트나 테슬라 모델3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 번 주유해 600~700Km를 달리면서 보조금 제외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동급의 내연기관차에 비교해서는 갈 길이 멀다.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화합물로 이루어진 양극재에 의해서 많은 부분 결정되는데, 이들 원료를 혼합하는 비율에 따라 결과적으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영향을 받는다. 배터리의 가격 또한 이들 원료의 사용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최근까지 리튬과 코발트는 수급 불안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상승한 바 있어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요즘 배터리 생산업계는 NCM811(니켈:코발트:망간의 비율이 8:1:1인 리튬이온배터리) 등 차세대 양극재를 통해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코발트 사용을 줄이고 안정적 수급을 기대할 수 있는 니켈 사용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포스코ESM은 PG-NCM(포스코ESM의 NCM811 기술)을 통해 미래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탄소 소재 가공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핵심소재인 음극재를 생산 중이다.

l 누가 전기차를 움직이는가?

전기차 배터리가 에너지를 저장한다면 구동 모터는 실질적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엔진의 역할을 한다. 전기모터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내연기관 대비 저속구간에서도 높은 출력을 보인다. 넓은 속도 구간에 걸쳐 고른 출력 분포를 지니고 있어 변속장치도 불필요해 자동차 구동부 설계에 유리하다. 배터리와 유사하게 전기모터 또한 경제성과 출력밀도 향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모터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디스프로슘, 네오디뮴과 같은 자성 물질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들 원료는 고가인 데다가 구하기도 어려워 함량을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모터기술은 지속해서 발전해 과거 대비 크기가 줄면서 힘도 좋아졌는데, 이는 모터의 핵심부품인 모터 코어가 소형화된 덕분이다.

모터 코어는 전기강판이라 불리는 철강소재를 여러 층 겹쳐 만든다. 그 두께가 얇을수록, 체결방식을 개선함에 따라 모터의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포스코는 0.15mm의 얇은 두께로 생산 가능한 고급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기술을 지니고 있으며, 자기접착(Self-bonding)기술을 통해 기존의 용접으로 쌓던 방식보다 높은 효율의 모터 코어 부품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l 모빌리티의 미래

오늘날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자동차를 꼭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대중교통이 편리해지고 공유경제의 발달로 인해 필요할 때마다 자동차, 자전거 등 모빌리티 수단을 손쉽게 빌려 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롤랜드버거에서는 현재 자동차 이동 수요의 74% 정도를 소화하고 있는 개인보유 차량의 비중이 향후 46%까지 줄고 그만큼 로봇 택시/셔틀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전동화로 인해 단순화 됨과 동시에 공유경제 시대에 걸맞은 최적 탑승인원 설계로 인해 1, 2인승 포드 혹은 8인승 내외의 셔틀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걸맞은 부품과 소재 공급을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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