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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원이 움직이는 길에도 포스코가 있다

You Know What? 3

세계의 자원이 움직이는 길에도 포스코가 있다

2020/03/30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을 묘사할 때 쉽게 하는 말이다. 그렇게 천연자원이 부족한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 대신 사람과 기술의 힘을 길렀다. 여전히 우리 땅에서 기름이 펑펑 솟아나진 않지만 지금 세계 곳곳의 자원을 탐사하고, 생산하고, 운반하는 일에는 대한민국의 힘이 쓰인다.

You Know What? 1편2편에 이어 3편에서는 세계 자원의 길을 만드는 포스코 스틸을 소개한다.

l 인도 국영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포스코가 ‘메인 소재 공급사’

인도는 세계 3위의 에너지 수입 국가다. 특히 원유는 인도 수입의 제1품목. 수입되는 에너지 자원들은 해상운송을 거쳐 항만의 터미널로 들여오고, 이를 내륙으로 수송하는 것은 주로 관로(管路), 즉 파이프라인이 담당한다.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은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인데, ‘기회의 땅’답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로만 연간 60만 톤 이상의 철강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 정부는 무역 장벽을 계속 높이고 있고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발주처들은 강관사로 하여금 일정 비율의 철강 소재를 로컬재로 사용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때문에 남은 물량을 가지고 수입재끼리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작년에는 인도국영석유공사 IOCL(Indian Oil Corp. Ltd)이 2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1차로 동부 지역의 Barauni부터 Haldia를 잇는 프로젝트, 2차로 남부 Ennore부터 Tuticorin을 잇는 프로젝트가 연달아 터졌다. 수입되는 원유와 가스를 내륙으로 운송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것. 총 강재 소요량 20만 톤 이상, 강종 역시 API강재* X65, X70으로 이른바 ‘고급강종’이었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입찰에 열을 올렸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중 70%의 철강재는 대한민국의 포항과 광양에서 만들어졌다. 포스코가 수입재로는 유일하게 메인 공급사 자리를 꿰찬 것이다.

*API강재란? 미국석유학회 API(American Petroleum Institute) 규격에 맞는 강재. 파이프라인용 API재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을 운반하는 파이프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강재를 말하며, API 규격으로 단일화되어 전세계적으로 통용된다. 열연과 후판으로 생산되며, 소재의 항복강도에 따라 강종은 API-X65, X70, X80 등으로 구분된다. 강관사들은 API강재를 공급받아 가공(강재를 돌돌 말아 용접하는 조관 공정 등)을 거쳐 파이프를 생산한다.
인도 IOCL이 운영하는 파이프라인 지도. 작년에 IOCL이 발주한 프로젝트는 총 2건으로, 1차는 동부 지역의 Barauni~Haldia를 잇는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 구축이며 2차는 남부 지역의 Ennore~Tiruvallur~Bengaluru~Puducherry~Nagapattinam~Madurai~Tuticorin를 연결하는 1244km 길이의 가스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 IOCL이 운영하는 파이프라인 지도. 작년에 IOCL이 발주한 프로젝트는 총 2건으로, 1차는 동부 지역의 Barauni~Haldia를 잇는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 구축이며 2차는 남부 지역의 Ennore~Tiruvallur~Bengaluru~Puducherry~Nagapattinam~Madurai~Tuticorin를 연결하는 1244km 길이의 가스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이미지출처=IOCL 홈페이지)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추수할 게 없다”…인도 강관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빛 발했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철강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발주처뿐 아니라 파이프를 실제 제작하는 강관사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영업을 펼쳐야 한다. 지난해 IOCL의 프로젝트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강관사인 Welspun과 Jindal SAW(이하 J.SAW) 등 총 5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모두에게 강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작업이 필요했다. 하나, 우선 대형고객사로부터 품질에 대한 인정을 받아라. 그래야 나머지 강관사들과 협상에서도 유리할 수 있으니. 둘, 납기 안에 5개 강관사들 모두에 강재를 동시 공급할 수 있도록 강종 스펙을 일원화시켜라. 포스코는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가장 큰 도움이 된 부분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강관사들이 포스코에 ‘낯선 상대’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작년 프로젝트가 시작될 당시, 포스코는 이미 Welspun, J.SAW과 각각 16년, 22년간의 오랜 거래 히스토리가 있었고 거래 누적량 역시 Welspun과는 200만 톤, J.SAW과는 180만 톤을 달성한 사이였다. 긴 시간 인도의 강관사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공고한 신뢰관계를 이어온 것. 특히 인도 모디 정부 출범 후 에너지 시장 확대가 예견되자, 대형 강관사들을 대상으로 밀착 마케팅을 이어왔다. 덕분에 그들은 포스코 스틸의 품질에 대한 의심이 없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인도 로컬재보다 실수율이 월등히 좋다는 평가였다.

포스코는 일찍이 인도의 대형 강관사 Welspun, J.SAW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신뢰관계를 구축해왔다.

▲ 포스코는 일찍이 인도의 대형 강관사 Welspun, J.SAW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신뢰관계를 구축해왔다.

대형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나머지 강관사들에도 적극적인 영업을 펼쳤다. 동시에 품질설계그룹을 중심으로 5개 강관사가 제시한 각기 다른 강종 스펙들을 단일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마케팅, 품질설계, 연구소, 현장의 직원들이 다 함께 인도로 건너가 IOCL 본사와 강관사들의 문을 차례로 두드렸다. 이미 몇 년 간 인도 강관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솔루션마케팅을 펼쳐왔기에, 그 방문이 그들에게 ‘단발적인’ 일로 여겨지지도 않았다. 포스코의 총공세에 발주처와 강관사들은 강종 스펙 단일화에도 협조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강관사의 메인 강재 공급사로 낙점받고, 작년 5월부터 9월까지 성공적으로 강재 공급을 완료했다. 특히 공급 전량이 API-X65, X70으로 포스코 월드톱프리미엄(World Top Premium) 제품이라 의미가 더 크다. 올해 역시 인도에서 IOCL에 의한 대형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예고된 바, 포스코는 인도 에너지강재 시장에서 또 한 번 활약해보겠다는 계획이다.

l 차세대 천연가스, 미국 ‘셰일가스’도 포스코 타고 움직인다

에너지 자원을 이야기할 때, 셰일가스(shale gas)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자원은 아주 작은 입자로 구성된 땅속 깊숙한 퇴적암, 즉 셰일(Shale)층에 매장되어 있어 셰일가스라 부른다. 일찍이 1800년대에 발견되고도 기술적 한계로 채굴되지 못했다가, 2000년대에 들어 수압파쇄 및 수평시추 기술이 상용화되자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미국에서 줄줄이 셰일가스전이 개발되었고 이는 미국을 전 세계 ‘제1 산유국’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신규 파이프라인 설치도 활발해졌다. 2018년에는 미국 최대의 유전지대인 Permain Basin의 셰일가스를 운송하기 위해 Texas Waha에서 Agua Dulce까지 약 700km 구간을 잇는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프로젝트 명은 Gulf Coast Express(이하 GCX)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2019년 가동되는 파이프라인 중 최대 규모다.

2018년 발주된 Gulf Coast Express Pipeline는 미국 Texas 서부 Waha에서 텍사스 Gulf Coast의 Agua Dulce까지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Kinder Morgan 및 Altus Midstream, DCP Midstream과 Targa Resources의 계열사가 합작투자했으며, 운영은 Kinder Morgan이 한다. 2019년 9월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 2018년 발주된 Gulf Coast Express Pipeline는 미국 Texas 서부 Waha에서 텍사스 Gulf Coast의 Agua Dulce까지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Kinder Morgan 및 Altus Midstream, DCP Midstream과 Targa Resources의 계열사가 합작투자했으며, 운영은 Kinder Morgan이 한다. 2019년 9월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강재량이 30만 톤에 육박하다 보니,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JFE 등 다수의 글로벌 철강사가 경쟁을 치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거센 무역 보호 조치로 인해 철강재를 전량 미국 로컬재로 사용하는 것이 논의될 만큼 수입재의 진입장벽은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 철강재의 경우 당시 높은 관세로 인해 사실상 미국으로의 직수출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 프로젝트 전체 물량 3분의 1에 해당하는 강재를 포스코가 공급에 성공했다.

높은 무역 장벽? 솔루션 마케팅으로 넘었다

프로젝트의 발주처는 북미 최대의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Kinder Morgan, 참여하는 강관사는 인도 Welspun의 미국공장과 터키의 BMB(Borusan Mannesmann Boru) 두 곳이었다. Welspun은 자신들의 파이프 전량을 미국 로컬 철강재로 제작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포스코는 터키 BMB를 전략적으로 파고들었다.

다행히 BMB는 공급안정성과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수입재를 사용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파이프는 강재를 가져다가 다시 한번 가공해 만들기 때문에, 철강사와 강관사의 파트너십이 제품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는 터키에 있는 BMB 공장을 찾아 적극적인 솔루션 마케팅을 펼쳤다. 혹시 모를 품질 리스크를 없애고자 BMB의 설비를 함께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솔루션을 제공했다. 생산 과정 중에는 2개월간 프로젝트의 검사관이 강재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제철소 현장에서 입회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강재 공급 후 애프터서비스에 대해서도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약속했다. 결국 BMB는 당초 고려했던 물량보다 더 많은 양을 포스코에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강종은 전량 API-X70으로, 포스코의 월드톱프리미엄 제품이었다.

Gulf Coast Express 파이프라인의 설치 모습

▲ Gulf Coast Express 파이프라인의 설치 모습 (이미지출처)

포스코 강재는 2018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에 걸쳐 공급 완료되었고, 이 강재로 만들어진 파이프라인은 2019년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GCX 파이프라인은 하루에 약 20억 입방피트(ft3, Cubic feet)의 천연가스를 운송하며, 일부는 멕시코만에 위치한 LNG 액화기지(Liquefaction Plant)를 통해 LNG로, 일부는 천연가스 형태로 멕시코 등으로 수출된다. Kinder Morgan은 이번 GCX 프로젝트 외에도 Permian Highway 파이프라인을 건설 중이며, 추가적인 프로젝트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에서 API강재를 담당하는 열연선재마케팅실은 올해도 역시 전 세계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면밀히 주시하며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사람이든 자원이든,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길을 터야 하는 법. 세계의 자원이 흐르는 길에 포스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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