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낯설지만 미국에서는 매년 9월 3일을 스카이스크래퍼의 날(Skyscraper Day)로 지정해 기념한다. 이 재미난 기념일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스카이스크래퍼, 즉 고층 건물이 건설되기까지 들어간 많은 사람의 노력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을 기념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바로 고층 빌딩 전망대에 올라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만약 해당 건물에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있다면 풍경을 즐기면서 로맨틱한 식사 시간을 갖는 것으로도 기념할 수 있다.
고층 빌딩 건설을 위해선 다양한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소재 면에서는 철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높고 거대한 만큼 안전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포스코 뉴스룸에서 세계 각국의 고층 건물로 여행을 떠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l 최초의 스카이스크래퍼는 겨우 10층?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카이스크래퍼라는 용어는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빌딩 붐이 일었던 1880년대 후반에 생겼다. 최초의 스카이스크래퍼는 시카고에 있는 10층 규모의 주택 보험 빌딩이었다. 이 건물은 금속 프레임을 사용한 최초의 고층 건물로, 현재 지어진 모든 고층 건물의 전조가 됐다.
요즘에는 스카이스크래퍼로 분류되기 위해선 최소 40층이거나 높이가 약 150m(492피트) 이상이어야 한다. 이 같은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바람과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강한 뼈대, 금속 프레임이 꼭 필요하다.
특히나 지진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어 현대 건축물에 있어 내진용 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포스코는 이미 우수한 기술력으로 건축용 내진 강재를 개발해 생산, 판매 중이다.
l 지구를 내려다보는 두바이 버즈 칼리파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위치한 버즈 칼리파다. 2004년 9월 21일에 착공해 빌딩 부의 최상층인 160층을 마무리하기까지 38개월이 걸렸다. 160층까지의 높이는 630m이며, 그 이상은 첨탑으로 구성돼 있다. 2009년 10월에 최종 완공되어 이듬해 1월 4일에 개장했다. 공사비가 무려 15억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가 특수 장갑을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외벽을 타던 건물이 바로 버즈 칼리파다. 이 영화를 통해서 부르즈 할리파는 영화 팬은 물론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l 잠들지 않는 도시 맨해튼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욕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뉴욕 맨해튼 5번가 34에서 밤이 되면 다양한 색의 투광 조명이 건물 꼭대기를 환히 밝히며, 낮보다 더 휘황찬란한 모습을 뽐낸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미국에서 가장 독특하고 유명한 건물 중 하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29년에 착공해 1931년에 완성한 철골 콘크리트의 고층 빌딩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설 당시 뉴욕에선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을 세우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이 빌딩이 완공되기 전까지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크라이슬러 빌딩이었다. 그 이후 40년 이상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자리를 지켜온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미국의 국보이기도 하다.
102층 건물에 높이는 381m로 에펠탑보다 81m가 더 높다. 1950년경 67.7m의 텔레비전 안테나가 설치돼 현재 총 높이는 448.7m로 알려져 있다. 86층에 위치한 전망대는 개관하자마자 관람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유리 없이 사방이 뚫려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야경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에 꼽히기도 했다.
l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떨지 않아도 되는 이유?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로 기록된 롯데월드타워(555m)는 높이만큼 탁월한 차세대 기술력이 돋보인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망대(117~118층)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고, 바닥이 유리 소재로 된 전망대로는 가장 높다. 한 발짝만 떼면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 때문에 전망대에서 다리를 후들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TV쇼를 통해 여러 차례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롯데월드타워에는 국내외 최첨단 건설 기술이 총동원되었는데, 포스코의 기술력도 한몫했다. 국내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건축 시 포스코의 120mm 극후물재와 고강도 강재 HSA800 등이 사용됐다. 극후물재는 주로 두께 100mm 이상의 철판을 말하는데, 그동안 국내에서 상용화 되었던 후판의 최대 두께는 80mm 정도였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에는 120mm의 고성능 극후물재가 필요했다. 이에 포스코는 120mm의 후판을 특별 제작해 총 41,000t을 공급했다.
포스코의 월드 프리미어 제품인 HSA800은 건축용 고성능 강재로 초고층 건축물에 적합한 800MPa급이다. 쉽게 말하면 HSA800의 1mm² 만 가지고도 80kg 무게의 성인 한 명을 거뜬히 지탱할 수 있다.
l 건물이 높아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철의 역할
메가시티를 구성하는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철강재는 건물과 사용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소재다. 초고층 건물은 지진, 태풍 같은 자연재해나 화재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위험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600Mpa(메가파스칼) 이상의 특수내진용 철근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화재에 대비해 최종 마감을 철강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안전을 위해서는 ‘철’이 꼭 필요하다.
롯데월드타워에 사용된 포스코 제품인 HSA 강재 역시 태풍과 지진에 강하다. 기존 건축구조용 일반 강재보다 약 1.7배 강하고, 중량은 약 30% 가벼워 초고층 건물에 적격이다. HSA 강재는 초고강도 건축용 강재인 데다 지진에 의해 건물이 받는 진동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내진용 강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상 최고의 높이 경쟁은 세계 각지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소개한 두바이 버즈 칼리파는 1년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타워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타이틀을 내줘야 한다. 2019년 완공될 예정인 제다타워의 높이는 1000m가 조금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는 두바이 크릭 타워가 완공될 예정인데, 무려 1300m의 높이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년 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금속 프레임이 창조하는 인류 최초의 1km대 건축물이 완공되면 새로운 스카이스크래퍼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초고층 빌딩 건축 시 금속 프레임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초고층 건물은 한정된 도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메가 트렌드인 메가시티를 구성하는 거대한 설치작품으로의 의미도 지닌다.
초고층 건물이 완성되기까지 들어간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며 도시 전경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근사한 음식과 차가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