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이 밝았습니다. 반가운 새해를 알리는 신호로써 제야의 종소리를 빼놓을 수 없을텐데요. 매년 1월 1일이 되는 순간 33번의 아름다운 울림으로 벅찬 새해를 여는 철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스틸캐스트에서는 제야의 종, 즉 보신각 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함께 보실까요?
먼저 보신각 종에 대한 가장 큰 궁금증부터 해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보신각 종은 왜 33번이나 울리는지 알고 계시나요? 이는 불교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불교의 수호신이 이끄는 하늘 세상인 도리천(33천)에 닿고자 하는 소망이 담긴 것으로, 인간의 번뇌가 없는 극락세상처럼 한 해 동안 무사와 평안할 것을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설도 있습니다. 시간의 개념이 약했던 조선시대에는 하루의 마감을 알리기 위해 매일 밤 10시경 보신각 종을 28번 쳤으며, 동이 터오는 새벽 3~5시 사이에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며 33번 종을 쳤다는데요. 이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다 제야의 종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타종 풍습은 조선 후기로 갈수록 점점 약화되다가 1908년에는 아예 포(砲)를 쏘는 것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보신각은 조선 태조 5년(1396년) 처음 지어졌으며 그때 당시에는 ‘종루’라고 불렸는데요. 이후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소실되고 종도 파괴되는 등 부침을 겪다가 1895년 고종황제에 의해 드디어 ‘보신각(普信閣)’이라는 지금의 명칭을 얻게 됩니다.
참, ‘제야(除夜)’는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날 밤을 뜻한 답니다.
하루의 시작과 마감을 알리며 타종을 하는 전통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것이지만, 새해 첫날을 맞아 종을 울리는 행사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생겨났습니다. 1929년 1월 1일 당시 경성방송국에서 남산에 있는 일본 절 ‘본원사’에 있던 종을 스튜디오로 옮겨와 라디오를 통해 10초 간격으로 종소리를 내보낸 것이 기원입니다. 그 후 해방이 올 때까지, 새해가 될 때마다 라디오에서는 종소리가 생중계로 울려 퍼지게 됩니다.
우리 민족에 의해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행사가 제대로 처음 열린 것은 1953년으로, 전쟁 중 파괴된 보신각을 재건하고 12월 31일 자정을 기해 높이 3.18m, 지름 2.28m, 무게 19.66톤의 동종을 타종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1985년 새로운 종으로 교체될 때까지 매년 제야의 종 행사에 사용되었던 종이 바로 옛 보신각 동종(舊普信閣銅鍾)인데요. 조선시대에 만든 종으로 추후 대한민국 보물 2호로 지정되었으며,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입니다.
현재의 보신각 종은 1985년 해방 40년을 기념해 만든 것으로, ‘에밀레종’이라고도 불리는 ‘성덕대왕 신종’을 본뜬 종인데요.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도 소개해드린 바 있는 범종 제작 장인 원광식 주철장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극적인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아온 보신각 종. 그 존재가 새삼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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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틸캐스트!
다음 시간에는 더욱 유익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